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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방울 Oct 30. 2024

나는 행복합니다

부자 마음

"굿모닝, 아부지!"

아빠에게 보내드리는 아침 메시지에 아부지는 아침 인사 대신 시 한 편을 보내주셨다.



孔子曰,

아는 사람 되지 말고 배우는 사람 돼라 했다.

배움이 한이 되어 가난한 한 생       

빈곤한 한평생 위로하니

배운 사람 다 써먹어 서운하고  

나는 모르니 편안한 無願*

약이 되어 내  몸 안에 부처 있네      

겸손한 마음으로 뉘우치고 반성한다

간절한  소망으로 스쳐간 인연도

내일 만날 인연도 감사한 마음  

고마운 정 보내고 행복은 내 마음속에           

나는 행복하다

관세음보살

마음으로 반복하면 참으로

후회 원망 없이 행복하다   

미생들도 아는 것 낙서해 본다


2023年 12월 끝 달에    心友  철수  落書





# 늙어가는 할멈에게  


無望  바랄 것이 없고         

無願  원하는 것이 없고               

無慾   욕심이 없으니

空心  마음이 비워지고          

安身  심신이 편안하고          

三食日滿  하루삼식  만족하고

幸福今日 오늘이 행복하고  

富心歲去 마음만 부자로 살다가세           


2024년  9月  24  日     心友   철수  落書





한창 일하시단 나이엔 술도 드시고 큰 소리도 치시고, 자식들이 잘 못하면 매도 들던 당신. 아마도 그때는 욕심도 열정도 욕망도 많았기에 그러지 않으셨을까. 불 같았던 아버지는 어쩌다 가끔만 만나볼 수 있고, 지금은 자식들, 손주들 바라보며 허허 웃으시고, 편안한 미소를 지으신다. 그런 것들이 다 소용없다는 듯 당신은 욕심도 없으니 바랄 것이 없고 곁에 삼시 세끼 함께 차려주시는 아내가 있으니 만사오케이.


덩덩덕 쿵덕, 갠지갠지 갠지 갱갱 아버지의 장구자락, 꽹과리 소리에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시는 모습이 그려져서 나도 그저 평온해지기도 하지만 왠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은 왜인 걸까. 


"아부지, 내일의 일기도 부탁드려요!"


브런치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소소하게 아버지와 글로 소통하며 이야기 나누니, 제가 더 재미지고 행복하고 막 좋고 그러거든요. 


아버지, 오늘도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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