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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방울 Oct 26. 2024

여든 철수의 사랑 노래(2)

철수가 영희에게

아버지의 사랑이야기가 나의 브런치 100번째 글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제 브런치 속에 소중하게 채울 수 있어서, 아부지 덕분에 여기까지 이를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쓰라렸던 젊은 날의 사랑은 그날의 아름다움으로 간직한 채, 살아오시면서 겪어내셔야 했던 고통의 시간도 녹여내시고 여든의 당신은 저에게 그림처럼 아름답고 멋지십니다. 지금 당신의 말처럼 '나만큼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오라고 해, 난 영희만 있으면 돼.' 하는 아버지의 농담 같은 말속에 진심이 늘 담겨있었음을 당신의 글들을 통해 알게 됩니다. 이 글들의 주인공은 당신이니 제 글은 이만 짧게 마치고 당신의 보물 같은 글들을 이곳에 조심스레 담아봅니다.


사랑합니다, 아부지!

사랑(1)

정열에 불타던 그 밤도 태양이 빛나던 그날도 우리는 즐거웠지. 폭풍파도 잠자고 잠잠한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먼 훗날도 영원히 행복을 꿈꾸었지. 영혼토록 함께 순향하면서 신호등은 피할 수 없는 인생살이. 높고 낮음은 인생의 숙명이 아닌가. 인간이기에 사람이기에 길이 있고 답이 있지 않은가. 우리가 택한 이 길은 끝까지 가야 할 책무요, 약속이요, 사는 진리요. 우리 둘이서 해결하고 둘이서 책임집시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 것입니다.


사랑(2)

- 내 여자에게


내 인생 고달픔을 아무에게 말 못 하고 형극에 가시밭길 운명에 순응하며 애잔하고 슬픈 순애보사랑 빛이 없는 무거운 소설 밤마다 수없이 쓰고 지웠지. 이제 놓으리라, 모두 비우리라. 구름에 달 가듯이 자연을 벗 삼아 원망 없이 후회하며 한 생을 희생한 고마운 그 사람에 보답하고 사랑하며 사랑받고 살리라. 내 삶이 다할 때까지 사랑하리라.


2016년 5월 어버이날에, 철수 씀.


사랑(3)

- 후회 : 한 해를 보내면서


"짜샤, 걱정 마. 오뎅장사 해서라도 너 하나 자신 있어."

내 평생에 자신만만 용기백배 책임지는 가장이 되었소. 당신은 전생에 어머니만 했나요. 때론 너무 미워 국 쏟고 밥상 던졌지. 그래도 다시 끓여 먹여주고 비벼서 먹여주고 당신의 정성, 그때는 당신이 너무너무 미우면서 좋았소. 나 당신 만날 땐 비쩍 마르크. 당신을 만나 후 지금은 통통 복어배. 천심으로 정성모아 나를 거둔 당신은 전생에 진정 어머니였소. '고마워요. 사랑해요.' 이 한마디가 남자의 자존심 때문에 '잘했어, 수고했어,  고마워, 사랑해.' 그렇게도 힘이 들어 한마디 못 하고 지나온 세월. 나는 정말 바보였나 봐. 속 깊은 사랑 심정을 받아주오.


2005년. 심우 철수 씀


사랑(4)

좋아합니다, 사랑했어요. 당신 위해 살았습니다. 장군 대접받았어요. 왕 대접도 받았어요. 주지는 못하면서 주인대접받고 살았습니다. 기다릴래요, 극락문에서 당신이 올 때까지. 당신이 가는 데로 따라갈래요. 당신의 영혼이 머무는 곳에 내 영혼도 함께 있게 해 줘요. 당신은 선녀 되어, 이 몸은 신선되어 그대를 보필하겠소.


2008년 7월 13일 아침. 사랑하는 마음으로 영희 영감, 철수 씀.


사랑(5)

부제 : 여보 당신, 사랑해요! 철수 작사, 노래


미안해요, 여보 당신. 사랑해요, 여보 당신.

당신 인생 책임진다, 그 약속 지킬 거야.

누구나 젊음 한 때 있는 그 사연.

내게만 있는 듯 원망을 마요.

아직은 능력 있다, 힘 남아 있다.

나를 믿고 따라와요, 나를 믿어요.

당신 인생 책임진다. 그 약속 지킬 거야.


부족하다 원망 마라 속 깊은 남자다.

진실은 보배라고 내 영혼에 맹세하고

당신 인생 책임진다 첫 만남에 약속했지

가시밭 험한 길 겁 없이 달려왔다

아직은 용기 있다. 힘 남아 있다.

이제는 미련도 후회도 없다.

당신 인생 책임 진다. 그 약속 지킬 거야.

남아일언 중천금 가는 날까지.


2008년 8월 집사람 회갑년에 강원도 고성에서 심우 철수 작사


사랑(6)

여보, 너무나 한스럽고 미안하오. 무능한 장부 잘못 만나 형극의 길목에서 잔인하게 외로움과 고독으로 밤세우게 하고 젊음을 과시하며 당신에게 못다 한 사랑. 후회를 많이 해요. '과거'란 두 글자 지우고 싶은 죄지은 잘못 정말 용서가 아니 돼요.


여보, 이젠 정말 잘하리라. 당신이 있었기에 가정과 가족이 보호되고 형제간 우애와 남편의 내조, 삼 남매 곱게 길러 오밀조밀 사랑하고. 여보, 건강하고 오래오래 사랑합시다.


이젠 당신과 나뿐이요. 여보, 내 진실 담아 참사랑을 이제부터 시작할게요. 마음 좋은 그 사람 그냥 좋은 그 사람. 많다 적다 말도 없고 높다 낮다 원망없이 맑고 고운 정성으로 오는 세월 내일 담아 높고 넓게 베푼 사랑.

마냥 좋은 그 사람 티 없이 맑은 순성 아름다운 내 사랑 내고 좋은 그 사람, 꿈속에서도 그 사람.

세월은 가지 않고 그저 돌아갈 뿐입니다. 이제야 깨달아 당신에게 씁니다. 사나이, 먼 훗날 묘지에 가더라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


2021년 아침, 심우 철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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