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때문이야

그'간' 힘드셨죠? (feat. ㅇㄹㅅ)

by 빛방울

"아빠, 놀자"

아이들은 오랜만에 본 아빠에게 달려든다.

"아빠, 나도!"

양팔에 매달려 누가 더 오래 버티나.

어깨 위로, 등 위로, 먼 길에서 달려온 아빠는 엉덩이를 땅에 붙일 새가 없다.


남편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나에게 구해달라는 애원의 눈길을 보낸다.

나는 모르는 척 속으로만 눈을 흘기고는.

'그게 내 평범한 하루하루의 일상이거든?

그 정도쯤은 주말에만 등장하는 아빠라면 당연히 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퇴근 후, 막히는 고속도로를 뚫고 달려와서 얼마나 피곤할까마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남편을 괴롭히는 아이들의 모습에 나는 행복해지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내가 쉴 수 있는 건 아니다. 도착한 남편을 위해 나도 퇴근 후, 뚝딱거리며 저녁을 차리고 있는 중이니까.




아이들이 어릴 때 주말부부의 삶은 가끔은 할만하다가도 가끔은 건드리면 툭 터져버릴 것 같은 버거움을 안고 살기도 했다. 겨우 꽉 여미고 터진 속들을 얼른 주어 담고는 모른 척 내 맘을 돌볼 새 없이 평일을 보내고 나면 그렇게 남편이 찾아왔다.

그땐 그나마 지금보다 젊어서 체력은 버틸 만했고 곰살맞은 작은 손으로 나를 잡아주고 일으켜 주는 아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우리는 평일에 못다 한 일을 보상이라도 받듯 무조건 밖으로 나서곤 했다. 지금은 아이들 기억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도 않은 여행지를 찾아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다녔다. 그땐 시간이 왜 그리도 아까웠는지.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힘을 주고 살았던 것 같다. 떨어져 있는 시간을 주말 동안에 꾹꾹 눌러서 채워야만 하는 냥.


구름이 무거운 날에는 집에서 내내 뒹굴거리며 놀기도 했다. 남편이 아이들과 가장 많이 했던 놀이는 '병원놀이'. 아이들은 의사가 되어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순간. 엄마 아빠는 환자가 되어 드디어 아이들과 놀아주면서도 죄책감없이 편하게 누워있을 수 있는 시간.

남편도 나도 병원놀이 할때가 젤 좋았다.


"아빠, 아빠, 일어나!"

불과 몇 분 전에,

"의사 선생님, 배가 너무 아파서 왔어요."

능청스럽게 배를 움켜쥐고 연기를 하던 사람이 그 새 코를 드르렁 거리며 잠이 들은 모양이다.


남편은 아이들 사이에 누워있다가 제일 먼저 잠들었고 아이들이 남편을 깨울 때까지 잤다. 그 당시 남편을 '신생아'라고 이름을 지어두었다. 동료들과 남편 뒷담을 하는 시간에는 내 단골메뉴가 '신생아'였다. 평일에도 일하느라 바쁘고 주말엔 왔다 갔다 먼 길을 오고 가는 사람이니 주말엔 좀 쉬고 싶겠구나 싶어 안쓰러운 맘이 들기도 했다. 한편 시간을 아까워하는 나로서는 그렇게 잠을 많이 자는 남편이 마치 큰 잘못이라도 한 듯, 나무라듯 말하기도 했었다.


최근 반백살이 넘은 남편은 여전히 베개만 머리에 닿아도 골아떨어진다. 잠을 잘 못이루는 나에겐 신기할 따름이다.

얼마 전 병원에서 간 수치가 높다고 했다고 하니 그 얘길 듣고 나서는 마음이 짠하다. 병원 다녀오는 길 그의 손에는 진한 갈색의 길쭉한 약이 가득 든 상자가 들려있었다.


이젠 아이들이 커서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줄 일도 없고 이제는 주말마다 집을 나서서 여행을 다니는 일도 별로 없다. 그런데도 나이가 들면서 삶의 무게감이 더해지는 건 사실이다. 희끗해진 머리카락, 머리숱 짙던 그의 뒤통수가 왠지 추워 보이는 나이. 나이가 들어가니 남편에게 측은지심이 절로 생긴다. 바라만 봐도 짠할 때가 있다. 이런 걸 '전우애'라고 부르는 건가.


당신, 그랬구나. 미안해. 여전히 평일에도 잘 챙겨주지 못하고 각자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때문이었구나. 너무 피곤했나 보다. 회복할 시간도 없이 당신도 그간 힘들었던 모양이구나.

그 '간' 힘들었지? 내가 당신 늦잠 잔다고 구박해서 미안해. 주말에 내내 침대에 딱 달라붙어 있는 당신에게 간에 좋은 음식 하나 해주지 못한 아내였네. 그래, 그렇다고 침대에 누워있기보다는 걷자, 우리. 간 때문에 그런 건 알겠는데 낮에도 누워있는 모습을 보면 알면서도 화가 날 때가 많다는 걸 당신은 아는지? 우리 건강 챙기면서 살자.


당신의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간 때문에 침대와 물아일체가 되었던 당신. 그런 당신에게 잔소리했던 나를 용서해. 용왕님이 토끼간이 아닌 당신 간을 찾으러 올 정도로 회복시켜 줘 볼게! 방법은 아직 잘 모르는 '간' 초보이지만, '간'첩처럼 은밀하고도 주도면밀하게 알아볼게. 지금부터 시작!


<간 건강을 위한 방법>

1. 수면과 휴식 (일찍 자는 습관)

2. 과식, 야식 하지 않기

3. 스트레스받지 않기

4. 과로하지 않기

5. 육류나 우유 많이 먹지 않기

6. 규칙적인 운동 (하루에 숨이 차는 운동 20-30분 이상)

7. 복합탄수화물 먹기 (통곡물, 콩류, 견과류)

8. 술, 약물

9. 영양제 먹지 않기

10. 찐 브로콜리, 마늘, 자몽, 껍질째 먹는 사과, 호두

(참고 방태원 원장, 이동환 원장 유튜브 채널)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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