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아야만 하는 사람에게 여유가 필요한 게 맞을까
당장에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거나 이루어야 하는 상황들이 많지만 그 많은 일들을 해내려면 나부터 몸 상태가 준비되어야 한다. 사람 마음이란 게, 기회만 있었으면 하는 절실할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서 적응에 안주하니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
그렇게 멀리 내다봐야 하는 것도 살아남아야만 하기 때문에 한순간도 절실하지 않은 적은 없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덜 절실해진 것 같다. 그래서 내 몸에 생긴 이상도, 마음도 어쩌면 내 욕심으로 생긴 결함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어차피 나는 학위를 따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과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이렇게 정신 얼빠진 상태로 살다가는 도태될 것 같다.
나는 과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가 생각하다가 가족들의 전화를 받다 보면 결혼하라는 내용에 스트레스를 이만저만 받는다. 물론 내가 스트레스받는 건 가족들이 나를 압박 주는 것도 아니고, 잔소리를 듣는 게 싫은 것도 아니다. 일과 연애를 동시에 할 능력이 안 되는 자신에게 화가 나는 거다.
두 가지를 수행할 수 없는 내 몸과 성격이 문제이다. 다른 유학생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잘 만나고 지내는데,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냐고 질문받을 때면 시간 없다는 이유를 댄다. 그렇게 들어오는 소개들을 걷어차고 나면, 빛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에 비해 쌓아 놓은 것 없는 내 모래성 같은 능력이 아쉬움만 남을 뿐이다.
그런데 사실은 막상 껀덕지가 없다. 집 학교 집 학교 누구 하나 만날 사람 없이 집에만 박혀 폐관 수련. 운명이라고 느낄만한 인연은 알게끔 다가온다는데 애초에 사람 하나하나를 다 손절해 버리니 그런 게 있을 수가 있나. 그리고 업무 관련 하나라도 실수하기라도 하면 1~3일은 그 일 때문에 그런 것도 못하는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나 있는데, 만약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 그게 썩 서로 유익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전 여자친구에게 상처를 준 것도 있는 것 같다. 물론 뭐 내가 운명을 믿는 것도 아니다.
언젠가는 만나겠지 사람들 만날 인연은 다 따로 있다고 하지만, 나는 지금은 그것보다 내 일부터 신경 써야 한다. 후에 돌아보면 지금 이 순간이 올바르다고 생각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