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마음
계속해서 잠에 이루지 못하는 건 정신적인 문제가 크다. 잠을 한 번에 못 자게 된 게 벌써 3년이 가까이 되었다. 술을 마셔도, 지치도록 운동한 후에도 잠을 청할 때가 되면 그날의 하루를 되돌아보고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 머릿속이 복잡해져 잠에 들지 못한다.
공부를 시작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12시 이전에 잠을 청한건 손에 꼽을 정도이다. 항상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오늘의 나는 어떤 성과를 냈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웃긴 건 혼자 고민하면서 나는 왜 이럴까 자책과 갖은 부정적인 말들을 스스로에게 쏟아붓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내가 포기한다고? 라며 나는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불태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랬었다면 내가 이런 가시 같은 성격을 가지지는 않았을 거다. 나에게 여유가 있어야 다른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데, 나는 그런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래 가지고 친구라도 사귀겠나?라는 말을 들으면 10년이건 15년이건 알고 지낸 사람들은 내가 다 잡아먹으려 들었다.
무인도에 집어던져놔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나를 믿는데, 막상 하나 실수라도하면 세상 대역죄인처럼 스스로를 욕하고 화가 난다. 어째서 이런 성격이 형성되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름 흘러가는 대로 살아갔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이고 나는 참 까칠한 사람이었다. 이건 아직 나를 드러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내가 뾰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렇다고 내 본심을 알고 난 몇몇 사람들이 너 그럴 거 같았어 라며 짐작했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알고 난 뒤에는 좀 충격이었나 보다.
그러면서 그들 중 몇몇은 무언가 배신감을 느꼈는지 나에게 도덕성을 가져왔다. 참 이런 사람들은 레퍼토리가 똑같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 조용히 멀어진다. 그게 서로에 유익하다. 그런데 이 경우, 나는 자존심이 센 것보다는 이기적인 게 더 크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서로 자기주장이 맞다며 에너지 낭비하는 것보단 낫다. 나는 내 할 일에 쏟는 에너지도 부족하다.
높은 자존심에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도 맞는데, 그렇다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또 녹아들기 싫고. 굳이 찾아가지 않는다. 사람마다 이야기하며 본인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듯, 나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이 더 가치 있는 거라 생각하는 것 같다. 다시 생각해 보면 자존감과 자존심이 낮은지 센 건지 모르겠다. 자존감이 낮은 척을 하는 건지, 아니면 실제로는 둘 다 센데 그래서 이 두 가지가 센 사람을 멀리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 같은 부류를 만나본 적이 없으니, 언제이고 만나면 그때 알게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