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혼잣말

이상과 현실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두 요소

by 폐관수련인

언제나 내가 노력하는 이유는 불가능한 현실을 극복하는 나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를 보이고, 열정만 내세워 근거 없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내 현실은 입만 산 허세꾼이다.


그럼에도 열정이 식어지지 않도록 지난 다짐들을 되새기며 그것에 의지했다.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는 내 아집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그렇게 해가 열을 넘어가니 이제는 습관으로 자리 잡혔다. 시작이 가족이었고, 과정도, 결말도 가족이어야만 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언제나 잊지 않고 매 순간을 그들에게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이런 스스로의 강박이 없으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내가 나를 조금이나마 사랑해 준다고 해서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이 달라지는 게 있을까? 숨도 못 쉴 정도로 쉬지 않고 달려가야만 따라잡을 수 있다. 여유 있는 척해보며, 차분함을 찾아보지만 속은 참 복잡하고 시끄럽다. 나는 나를 괴롭히는 방법만 쓸 수 있는 거다. 그런 와중에도 여유 있게 거뜬히 일처리 하는 남들을 보며 부러워한다.


이러한 모든 이유들에 내가 원인임을 안다. 내가 나를 미워하니 친구들과도 멀어지는 거다. 친구는 있어도 없어도 그만이지만, 그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의지해보는 게 바랐던 이상이었다. 결국엔 혼자 해 나가는 것을 좋아하고 선호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다.


나도 말이 앞 뒤가 안 맞는 건, 하나 까딱 잘못하면 자책부터 시작해서 나를 싫어하고 저주하면서도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다시 또 해보려고 한다.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인 건지 부정적인 건지 하나만 했으면 하는데, 사실 나도 내 본심을 모르겠다.


2~3년에 한두 번 내 본심을 꿰뚫고 통찰하는 사람들이 있다. 들키고 싶지도 않은 와중에 멋대로 생각해 준답시고 다가오는 사람들에게는 그때마다 이빨을 드러내었다. 평소 알고 지낸 것도 아니고, 한 두 마디 섞어본 게 다인 사람이 오지랖이다. 애초에 그런 유형들은 문제 해결에는 관심 없고, 본인 좋자고 하는 행동임을 알고 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도덕적 우월감에 빠져 있는 그들의 행동이 어지간히 역겹다.


애초에 만들지 말았어야 할 인연들이 있다. 그렇게 사람관계에 지지고 볶았으면 되었지 그래도 이겨내고 싶다고 조금이나마 나를 드러낸 결과가 스트레스이다. 이런 거리를 만들지 않았다면 면전에다가는 하지도 못할 말들은 들을 이유도 없겠다.


언젠가 마음 열고 다가갈 사람 관계의 개선보다도 우선은 나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자존감과 자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