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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토끼 Aug 26. 2024

어느날 아빠의귀는 토끼귀가 되었다

제1화 아빠 내말 왜 무시해? 그렇게 돌발성난청과 첫만남이 시작되었다

나는 외국으로 돌아가기전 잠시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주말에는 부모님이랑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댁으로 내려간다. 그날도 어김없이 부모님이랑 아침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평소 직업병인 어깨와 목  도수치료를 위해 한의원으로 향했다. 지구온도가 매년 2도씩 상승한다더니 6월말부터 폭우가 쏟아붓는다.  늘 그렇듯 한주동안 있었던 일들을 아빠옆에서 조잘조잘 이상하다? 아빠는 단 한마디도 대꾸를 하시지 않는다.


" 아빠! 내말 왜 무시해" "내가 너무 시끄럽나?"

그렇게 한마디 대답도 듣지 못하고 아빠와나는 집에 도착했다.

"귀가 안들려 아무것도 들리지가 않아 꼭 물속에 잠겨있는 기분이야"

아빠가 이렇게 두려워하시는 얼굴을 처음이었다. 나에게 아빠는 든든한 산이었고 따뜻한 친구같은 존재였기에 우리아빠는 언제나 내옆에서  든든하게 함께 해주실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왼쪽귀가 1년전에 발생한 돌발성난청과이명으로 인해 정상적인 오른쪽귀를 살려야 했기때문에 제발 아닐거라 이명때문에 잠을 푹주무시지 못하는 아빠의 오래된 습관때문에 너무 피곤하셔서 그럴거야 스스로에게 가스라이팅을 하며 잠시 낮잠을 청하시게 했다.


여기서 잠깐 돌발성난청인란? 어느날 갑자기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갑자기 들리지 않게되는 이빈인후과에서 응급질환으로 분류되어있다. 치료시간도 골든타임이 있어 늦어도 2주안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청력을 잃은채 평생 살아가야 한다.


토요일 주말, 의료파업 돌발성난청은 시간싸움이라는거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도 다 아는 응급상황 부모님이 놀라시지 않게 조심스럽게 방안 화장실로 숨어들어가  119 버튼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응급상황이긴 한데 119에 응급지원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돌발성난청이 응급환자로 분류되어 있기때문에 119에도움을 요청드립니다. 아버지가 돌발성난청이 오신거 같은데 주말에 의료파업에 혹시 지금 찾아갈수있는 응급실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창원에 병원들 그리고 부산 119까지 연결해주신 119소방서 관계자분께 너무 감사드린다. 문자로 전송받은 병원리스트로 일일이 전화를 하여 받아주실수있는지 요청을 하였고 여차하면 내가근무하는 서울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어서 사설구급차와 서울응급실도 미리 알아봐두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집근처 지역종합병원응급실에서 일단 와보시라는 확답을 받고 두려워하시는 부모님을 안심시켜 병원으로 출발했다. 다시생각해봐도 정말 감사했다.


-돌발성 난청 당일 1일차-


주 증상: 돌발성 난청


증상 발생 날짜: 2024년 6월 22일 토요일 오후 1시 30분경


증상 세부 사항: 골프 연습 1시간 후 오른쪽 귀 돌발성 난청 발병, 귀에 먹먹함 시작으로 어떠한 소리도 들을 수 없었음. 환자는 1년 전 왼쪽 귀 돌발성 난청과 이명 발병.

 응급실 방문 기록  

방문 일자: 2024년 6월 22일


병원: 창원OOO병원 응급실


방문 시간: 오후 7시


방문 이유: 돌발성 난청, 환자가 판단하여 응급 상황이라고 생각함


진단: MRI, CT 촬영 후 SHL (Sudden Hearing Loss) 판단


처방 약물:          정맥 고용량 스테로이드      경구성 스테로이드      (아침식전) 에스코텐정      (아침식후) 소론도정 X12, 보나링에이정 50mg, 맥페탄정, 크레온캡슐 25000      (점심) 보나링에이정 50mg, 맥페탄정, 크레온캡슐 25000      (저녁) 보나링에이정 50mg, 맥페탄정, 크레온캡슐 25000 + 알마겔      


한의원에서 도수치료를 받는 동안, 아버지께서는 골프 연습장에서 연습을 마치고 나오신 후부터 귀에 이상함을 느끼다. 나는 혹시 경동맥이나 척추동맥 박리로 인한 문제일 수도 있다고 판단하여 MRI 촬영을 함께 요청드렸다. 응급실에서 가능한 검사와 고용량 정맥 스테로이드 주사를 주입받고, 2시간 후 우리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돌발성 난청으로 고통받는 누군가가 이 글을 읽는다면, 상급병원의 명의가 중요한 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돌발성 난청에는 골든타임이 있다. 가까운 곳에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신속하게 주입해줄 수 있는 의사와 병원이 있다면 주저 말고 방문하시길 바란다.

급한 불을 끄고 돌아보니, 아버지 걱정에 두려워하고 있는 엄마가 더 걱정되었다. 멀리 제주도에서 날씨 때문에 올 수 없었던 오빠의 간절함도 느낄 수 있었고. 아빠의 돌발성 난청 덕분에 온 가족이 오랜만에 서로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끈끈한 가족애를 확인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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