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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토끼 Aug 27. 2024

어느 날 아빠의 귀는 토끼귀가 되었다

제2화 의사 선생님 환자는 마음으로 듣고 있어요.

밤새도록 논문과 데이터를 검색하며 정상 청력으로 회복은 불가능하지만, 낙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고,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돌발성난청은 골든타임이라는 것이 존재할만큼 응급치료에 속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다.

우리 지역에는 일요일에도 환자들을 위해 문을 여는 난청, 이명, 어지러움증 전문 이비인후과가 있었고 블로그와 병원 리뷰를 참고해 보니 평도 좋았다. 그런데 병원에 다녀온 후, 병원리뷰도 알바나 광고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왜 오셨어요?" 

"저희 아버지가 돌발성난청이 오신 거 같아서....."

"됐고 어제 창원 000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받았네 뭐 하러 왔어요?" 

"혹시나 귀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을 수 있을까 해서요"

"어제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들어갔네 또 귀에 또 맞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요?"


여기서 잠깐 왜 돌발성 난청에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나요? 

돌발성난청에 가장 중요한 치료방법 중 하나가 스테로이드치료다. 발병 후 14일 이내 시행해야 회복효과를 볼 수 있는데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에 염증성반응을 감소시키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뭐지? 환자한테 왜 왔냐고 물어보는 의사 혹시 본인병원에 먼저 온 게 아니라 화가 난 건가?  그리고 스테로이드 정맥주사를 맞았다고 해서 하루 지난 다음날 귀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안 된다는 거야?  선생님 솔직해지세요 귀에 스테로이드 주사 놓으시는 거 무서우시다고요.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정중하게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왜 호통을 치시는지 왜 환자의 말은 들어보시지도 않는지 여쭤보니 계속 본인말만 하시고 호통만 치시는 원장님.....  "원장님 그곳은 난청환자분들이 오시는 병원이에요.  그건 알고 계시죠?" 


몸이 아파서 간절한 마음으로 찾은 병원에서 들리지 않는 환자들에게 호통을 치고 보호자에게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의사를 보고 실망했다.  더 이상 이곳에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청력 검사만 요청했더니 의미 없고 측정 불가일 거라고 하셨다. 그래도 괜찮다고 부탁드려 검사만 받고 만 원을 지불하고 정중히 병원을 나서며 마음속으로 말했다.


"아빠, 아빠도 눈빛으로 마음으로 들었지? 맞아 여긴 아닌 것 같아. 우리 오늘 아빠의 토끼귀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것에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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