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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토끼 Sep 30. 2024

1화 미국으로 떠나는날

사랑하는 아빠에게

아빠, 오지 않을 것 같던 날이 오고야 말았어요. 미국으로 떠나는 날이요. 오래전 첫 유학길에 올랐을 때, 아빠와 엄마가 나를 보내고 뒤돌아서서 우셨다고 하셨죠. 이제는 제가 아빠, 엄마의 보호자가 되어야 할 나이가 되었는데, 그 두 분을 두고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려니 마음이 무겁고 발이 떨어지지 않아요.

하지만 아빠는 제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의지가 강하고, 어떤 어려운 상황도 잘 이겨내시는 분이니까요. 그리고 옆에 엄마도 계시니, 마음을 놓고 떠나려고 해요. 아빠를 지켜드린다고 하면서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이것저것 잔소리를 많이 해서 죄송해요.

하지만 아빠, 저는 아빠를 믿어요. 누구보다 아빠가 잘 이겨내고 계실 거라고요. 아빠가 항상 든든한 산처럼 저를 지켜주셨듯이, 이제는 제가 아빠의 든든한 산이,  넓은 바다가되어 지켜드릴게요.

떠나기 전날, 오랜 시간 아빠와엄마와 이야기하고, 아빠의 새로운 토끼귀로 제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제 마음을 공감해주셔서 너무 행복했어요. 아빠 우리아빠 화이팅!!


 사랑하는 엄마에게

엄마! 엄마라는 두 글자만 써도 눈물이 핑 돌아요. 엄마에게 잘해드린 것도 없이 항상 받기만 하다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 커요. 상냥하고 따뜻한 딸은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엄마와 아빠를 사랑하고 있다는 건 알아주셨으면 해요.

모든 것을 엄마에게 맡기고 떠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지만, 제가 돌아가야 할 자리를 찾아서, 엄마가 늘 말씀하시던 대로 당당하고 멋진 딸이 되도록 더 열심히 살게요.

엄마, 우리 한국에서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여행도 많이 다니고 한국에서의 시간은 저에게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들이었어요. 그리고 우리엄마도 아내, 엄마가 아닌 마음여리고 힘든 여자라는것도요. 앞으로 엄마와 딸, 그리고 세상 누구보다도 좋은 친구가 되고싶어요. 저도 이제 울지 않고 씩씩하게, 아빠와 엄마의 딸답게 멋지게 살아갈게요. 엄마의 든든한 산이 되도록 할게요.

아빠, 엄마,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던 말이 있어요...

아빠! 엄마! 미안하고 그리고 많이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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