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국제학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6월, 기나긴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 부모님들은 긴 방학은 때로는 축복이자 고민이다. 국제학교의 단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방학이 너무 많다’는 것이 그중 하나다. 여름방학은 길고, 그 외에도 짧은 휴식들이 자주 있다. 공부는 언제 하냐고? 얘들아... 도대체 언제 하는 거니?
국제학교에 보내면서도 한국 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는 건 아마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특히 아이가 고학년이 될수록 그 불안감은 커진다.
요즘 나는 조카가 다니는 트레이닝센터의 대표님과 자주 소통한다. 대표님도, 나도 조카를 친자식처럼 아끼지만, 사실 조카는 ‘내 아들’도 ‘내 딸’도 아니다. 그저 사랑스러운 조카일 뿐. 그런데 요즘 아이들, 특히 사춘기를 지나며 몸과 마음이 재부팅되는 시기의 아이들을 돌보는 건... 쉽지 않다.
1월부터 서머스쿨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조카에게 “어디 가고 싶어?” 물었더니 “캐나다! 스케이트 실컷 타고 싶어요!”라고 했다. 몇 달 동안 열심히 아이스하키 캠프를 알아보고 등록까지 마쳤다. 그런데 며칠 후, 조카가 말했다.
“고모, 저 외국에서 살고 싶지 않아요.”
나는 조카가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미련 없이 취소한다. 그게 내 방식이다. 재부팅 시기라지만, 그럴수록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받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결과는?
지금 조카는 캐나다 아이스하키 캠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
하루에 마음이 열두 번도 더 바뀌는 아이… 우리 조카만 그런 건 아니죠?
나는 요즘 SNS를 교육정보 검색 도구로 자주 활용한다. 예전엔 네이버, 구글만 썼지만, 이제는 SNS 속 경험담이 더 현실적이고 생생하다. 특히 선배 학부모들의 후기나 학생들의 이야기는 큰 도움이 된다.
조카가 한 달간 캐나다 AAA 하키 캠프에 참여하게 되면서, 존스홉킨스 CTY 온라인 수업은 어려워졌고, 대신 대학 부설 온라인 과학 영재 클래스를 찾게 되었다. 등록비도 없는 100% 무료 수업, 수료 후 상위 8%는 카이스트에서 열리는 캠프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주말마다 슬쩍 들어가 들어보니, 어른인 나도 재미있고 유익했다. 파이썬, 별자리, 낙동강 생태계까지… 기대하지 않았던 수업이었지만, 이번 기회에 K-교육의 진심과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여름방학엔 해외 대학과 국내 대학의 설명회가 쏟아진다.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는 건 가능하면 다 듣고 있다. 해마다 입시 시스템은 달라지고, 학생들은 그 변화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해외 대학 입시는 단순히 수능이나 내신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중학교 때부터 쌓아온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설명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누군가는 내게 묻는다. “조카인데 너무 애쓰는 거 아니에요? 혹시 잘못되면 원망 듣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원망을 듣더라도 애쓰는 쪽이 낫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지금 어떤 결정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안되더라도 도전하세요. 후회보다는 경험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