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화 캐나다 국경일
우리가 한달살기를 시작한 Barrie(배리)는, 번잡한 토론토와는 달리 조용하고 안전한 동네였다. 어느 날, 둘째 조카가 말했다.
“고모, 내가 길 가다 어떤 언니한테 Hello! 했더니, 진짜 친절하게 Hello! 해줬어.”
사소한 인사에도 따뜻하게 반응해주는 이 동네 분위기에 아이는 금세 마음을 열었다.
첫째 조카는 뉴욕부터 캘리포니아까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여행 경험이 풍부하지만, 둘째와 막내 조카는 이번이 생애 첫 영어권 국가 여행이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을 것이다.
Barrie는 골프장도 많고, 푸른 숲과 호수, 바다 같은 물줄기가 어우러진 자연이 인상적인 곳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 ‘지상 낙원’은, 시차 적응 실패로 쉽게 누릴 수 없는 공간이었다. 결국 시차에 적응하는 데는 약 일주일 정도가 걸린 것 같다.
✨ TIP: 시차 적응이 힘든 어린이에게는,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어린이용 멜라토닌을 권한다.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우리가 도착한 다음 날은 마침 캐나다데이(Canada Day)였다. 캐나다의 국경일로, 1867년 7월 1일 캐나다라는 나라가 처음으로 성립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큰 국경일에 맞춰 방문하게 되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캐나다의 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다.
Barrie에는 도시 중심을 따라 펼쳐진 Kempenfelt Bay라는 큰 호수가 있다. 내가 보기엔 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듯한, 경계가 없는 넓은 수면이었다. 물도 맑고 깨끗해 아이든 어른이든 누구나 여름을 만끽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도 나오겠지만, 둘째 조카는 한달살기 끝내는 시점에 “캐나다에서 가장 행복했던 장소가 이 호수였어”라고 말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국경일을 기념하는 불꽃놀이와 함께 동네에는 축제 분위기가 가득했다.
한달살기란 결코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었지만, 어른도 아이도 각자의 속도로 적응해갔다. 지금 한 달이 끝나는 시점에 모두가 한층 더 성숙해졌으며 캐나다의 첫날의기억을 되살려 첫날의 기록을 마무리한다.
Kempenfelt Bay
캐나다국경일을 즐기는 조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