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댈루행성의 밍맹몽 #1
절친 중의 절친인 밍이, 맹이, 몽이는 블랙홀랑쿠키 하나 덕분에 우주여행을 떠나게 된다.
호기심 많은 세 친구의 왁자지껄 우주여행. 과연 그들 앞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콧구멍 속의 블랙홀랑쿠키
“5, 4, 3, 2, 1… 발사!”
밍이 맹이 몽이는 설레는 가슴을 가라앉히기도 전에 생각하기도 싫은 무시무시한 중력가속도와 싸움을 해야 했다.
“사람... 살려~, 으…. 5G가 넘었어….”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벗어나려면 떠나지 못하게 지구가 잡아당기는 힘을 견뎌야 한다. 5G라면 자기 몸무게 다섯 배로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을 견뎌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우주인 트레이닝센터에서 중력가속도 연습을 할 때는 기절해 버리기도 했지만, 이제 5G 정도쯤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실력이 되었다. 진정 우주인이 된 거지.
“휴…. 이제 좀 살겠네. 지구 이탈궤도는 벗어난 거지?”
밍이 맹이 몽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들이다. 다른 녀석들이 밍맹몽이라고 부르는 것도 한 명처럼 착 붙어 다니기 때문이다. 밍맹몽 엄마, 아빠도 모두 잘 아는 친구들이고, 한 동네에서 태어나서 한 학교를 다니면서 살았으니 거의 남매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히히, 우리가 정말 과자 덕분에 이렇게 우주여행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공중에 빙빙 떠다니는 밍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하하, 그게 왜 과자 덕분이냐? 이게 다 맹이님 덕분이지.”
그랬다. 사실은 우주식량을 만드는 과자 회사인 세븐스타에서 새로 출시한 ‘블랙홀랑쿠키’ 출시 기념으로 이벤트를 열었는데, 맹이가 당첨되었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우주국과 함께 하는 이벤트로, 1등상이 진짜 우주여행이었다.
“자~, 그럼 우주에 도착했으니 찍어 볼까?”
상품으로 탄 우주여행이지만 조건이 딱 한 가지 있다. 우주선을 타고 지구 밖으로 벗어나면 우주를 배경으로 직접 블랙홀랑쿠키를 먹어야 한다. 물론 먹는 장면을 동영상을 찍어서 지구로 보내야 한다는. 밍맹몽이 딱 좋아하는 미션이었다.
“가위, 바위, 보! 우하하, 내가 이겼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밍이와 몽이는 캠코더와 쿠키를 준비했다. 이긴 맹이는 당연히 동영상 주인공이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우주에서 최초로 블랙홀랑쿠키를 먹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맹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와우~, 이게 바로 우주 자유 유영이라고!”
몸에 묶어 두었던 벨트를 살짝 풀은 맹이는 우주선 안에서 둥둥 떠다녔다. 밍이랑 몽이는 벨트를 풀지 않았다. 캠코더를 가지고 빙빙 돌면 안 되니까. 그때였다. 밍이는 실수로 쿠키를 담아 놓은 그릇을 놓치면서 팔꿈치로 툭하고 쳐 버렸다.
“앗!”
밍이가 자기도 모르게 짧은 비명을 지르는 순간, 쿠키는 사방으로 확 흩어져 공중에 둥둥 떠다녔다. 블랙홀랑쿠키가 우주 최초로 우주 자유 유영을 하는 순간이었다.
“우와~, 이게 더 신기한데? 찍어! 찍어! 우리 이렇게 날아다니면서 먹는 걸 찍는 게 더 재밌는 것 같아!”
에이 모르겠다. 밍이와 몽이도 벨트를 풀고 자유 유영을 시작했다. 블랙홀랑도 날고, 밍맹몽도 날고. 쿠키 조각은 얼굴을 때리고 아래로 내려가다가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가 엉덩이에 닿았다. 맹이가 쿠키를 너무 세게 잡는 바람에 부서지면서 쿠키 조각이 눈처럼 사방으로 쏟아졌다. 눈이랑 좀 다른 건. 위에서 내려오지 않는다는 거. 하얗지 않고 까맣다는 거. 작은 조각 하나가 몽이 콧구멍으로 들어갔다.
‘에~, 에~, 에~, 엣취~!’
쿠키는 몽이 콧구멍에서 튀어나왔고, 동시에 몽이는 쿠키와 반대쪽으로 몸이 돌아갔다. 멋진 장면을 놓칠 리 없지. 밍이와 맹이는 신나게 우주 명장면들을 캠코더에 담았다.
“어? 그런데 너희 좀 이상한데? 얼굴이 부었어. 어제 뭐 먹고 먹고 잤냐?”
그러고 보니 말하는 밍이도 얼굴이 부어있었다.
“으이그, 니들 공부 안 했구나? 우리 몸은 뭐로 되어있다? 그렇지. 물로 되어 있다. 70%가 물이라고 하니까 인간은 물인 거지. 그런데 여기는 지구처럼 중력이 없잖아. 당연히 우리 몸속에 있은 혈액 같은 체액이 아래가 아니라 사방으로 퍼진다는 말씀. 지구보다는 머리 쪽에 수분이 쏠리니까 얼굴이 부어 보이는 것 아니겠니?”
밍이가 빈정대듯 말했다.
“하하, 그럼 우리 며칠만 지나면 키도 커지겠네?”
“맞아. 척추 사이 연골이 늘어나서 지구에 있을 때보다 키가 커진다고 했어.”
“아하~, 그래서 외계인들이 그렇게 허리가 길구나~!”
“하하하하!”
그렇게 밍맹몽의 즐거운 우주여행이 시작됐다. 블랙홀랑쿠키와 함께.
<Part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