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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l 20. 2021

질문을 거꾸로 들여다 보기

채용 페이지에는 언제나 그 회사에 대해 그럴듯한 말이 적혀 있다. 회사 홈페이지에 가도 좋은 말로 범벅이 되어 있고, 대표 인터뷰 기사를 보면 훌륭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 들어가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많이 있다. 조직문화 관련해서 문제가 드러난 조직들도 채용 페이지에는 다른 회사와 비슷한 말들이 적혀 있다. 그러다 보니, 어떤 회사에 갈지 고민 중인 사람에게는 채용 페이지에 있는 말만 믿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래서, 블라인드 같은 곳에서 회사에 대한 평판을 검색해 보기도 하고, 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인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보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한 가지 더 생각하면 좋을 것이 바로 면접 과정이다. 특히, 면접관들이 던지는 질문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면접관들이 던지는 질문이야말로, 그 회사가 원하는 것을 더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전날에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휴가를 취소하고 출근해야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회사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님과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대표에게 맞춰가야 할 가능성이 높은 조직이다. 물론, 꼭 그렇지는 않다. 순수한 호기심이나, 혹은 역으로 생각의 유연함을 보고 싶어서 질문을 던지는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그 회사에서 실제로 겪게 될 상황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지 알고 싶어서 질문을 던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역량도 마찬가지다. 논리적인 사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지 살펴보는 질문이나 과정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문제 해결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문제 해결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질문이나 과정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반대로 질문이나 과정에서 평가되고 있지 않은 역량은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채용 페이지에 좋은 말을 쓰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실제 채용 과정에서는 회사가 꼭 확인하고 싶은 것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어떤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만 고민하지 말고, 어떤 질문이 그 회사의 어떤 면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한번 깊이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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