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한하늘 Sep 21. 2021

좋은 문화와 열린 리더

어렸을 때부터 종종 들은 얘기가 있다. 학교의 문화는 학생들이 만들어 간다거나, 직장의 문화는 직원들이 만드는 것이라는 얘기다. 한 때는 그것이 옳다고 믿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학교의 문화는 교장 선생님이 만들고, 직장의 문화는 회사의 상위 리더들이 만든다. 물론, 직원들이 직장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한 것은 회사의 상위 리더들이, 그것이 가능한 문화를 먼저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상위 리더들이 설정해 놓은 자유롭고 관대한 문화 위에 직원들이 새 문화를 쌓는 것이다.


컴퓨터를 쓰는 사람들은 '운영체제'라는 것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운영체제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운영체제 위에서 게임, 엑셀, 크롬 브라우저 같은 많은 프로그램들이 실행된다. 이 운영체제가 허용하지 않는 것을 그 위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들이 실행할 수는 없다. 오직 운영체제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각 프로그램들의 동작이 정의된다. 상위 리더들은 마치 이 운영체제와 같다. 직원들이 활동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범위가 상위 리더들에 의해 결정된다. 오직 그 범위 안에서만 직원 주도의 문화가 형성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상위 리더들에 대한 비판이 중요하다. 옳은 말과 옳은 행동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어디나 실수가 있고, 잘못이 있다. 그리고,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는 본인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타인의 비판에 귀가 열려있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반면, 귀가 닫혀있는 사람은 잘못된 신념과 행동을 계속 쌓고 있기 쉽다.


조직이 좋은 문화를 가지려면, 상위 리더가 비판에 열려 있어야 한다. 상위 리더가 비판을 듣지도 않고, 들어도 꿈쩍하지 않는 조직에서는, 구성원이 아무리 좋은 문화를 형성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이는 작은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작은 조직에서도 리더가 비판에 열려 있어야 조직 안에 좋은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니, 조직에 좋은 문화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면, 리더십을 먼저 점검해 보자. 올바른 리더십을 구축하지 않은 채, 메시지만 던지고, 시스템만 변경하고, 인재상만 강조해봐야 소득이 크지 않을 테니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