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다리,노트르담성당, 시청, 퐁피두 센터, 집으로
인원 : 41세 남자, 10세 여자
기간 : 2015. 5. 20. ~ 6. 6. (17박 18일)
일정 : 파리(5박) - 런던(4박) - 암스테르담(2박) - 인터라켄(3박) - 파리(3박)
마침내, 마지막 날이 왔다. 여행을 시작할 때는 멀게만 느껴졌던 날이 드디어 '오늘'이 됐다. 비행기 탑승 시간이 늦은 오후였기 때문에, 마지막 날을 알차게 보내고 공항으로 갈 계획을 세웠다. 짐을 숙소에 맡긴 후에 먼저 시떼 섬 쪽으로 이동했다.
시떼 섬 근방에 예술의 다리가 있다. 원래 다리 난간에 무수히 많은 '사랑의 자물쇠'가 걸려 있는 것으로 유명했던 다리다. 그런데, 이제는 그 자물쇠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다리에 걸려있는 자물쇠들의 무게가, 다리가 지탱할 수 있는 한계를 위협하고 있어서 자물쇠를 옮겨야 한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강변 쪽 난간들로 자물쇠가 옮겨지고, 예술의 다리 난간에는 그림을 대신 붙여 놓았는데, 아무래도 예전 예술의 다리가 가진 멋에는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강변에 그림을 그리러 나온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많이 찍는데, 가끔은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는 했다. 하지만, 막상 그림 그리는 연습을 하지 않아서 아직도 그림은 못 그린다. 은퇴를 하고 시간이 많아지면 제일 먼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세느 강변을 따라 이동하여 노트르담 성당 쪽으로 갔다. 성당 뒤편의 공원에 잠시 앉아 있다가, 성당 앞의 '포앵 제로(Point Zero)'를 찾아갔다. 포앵 제로를 밟으면 파리에 다시 오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아이가 꼭 다시 파리에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포앵 제로를 밟게 했다. 나도 포앵 제로를 밟고 2년 만에 파리를 다시 방문하게 됐으니 효험은 있는 것 같았다.
기념품 가게에서 쇼핑을 한 후에 시청으로 이동했다. 지난번 야간 투어 때 본 시청과 낮에 본 시청의 모습이 조금 달라 보였다. 시청을 구경한 후, 맥도널드에서 점심을 먹었다. 18일 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총 4번 정도 맥도널드를 이용한 것 같은데, 유럽에서의 마지막 식사가 맥도널드라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다. 아이가 이 때는 먹는 것에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었는데, 6년이 지난 지금은 맛있는 음식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아마 다음에 또 여행을 가면 아이 스스로 맛집을 많이 찾아다닐 것 같다.
시청에서 가까운 퐁피두 센터까지 구경을 한 후에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서 짐을 찾아 공항으로 이동했는데, 공항버스를 이용할까 하다가 RER로 이동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공항으로 가는 동선을 고려해서 RER로 결정했던 것 같은데, 문제는 RER에 그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는 길이 조금 험난했다. 심지어, 중간에 어떤 외국인이 도와주려다 캐리어 손잡이를 망가뜨리는 바람에, 이동이 더 힘들었다.(그래도, 그분의 호의에는 무척 감사하고 있다. 아이에게는 그런 모습이 좋은 가르침이 되었을 것 같다.)
17박 18일의 여행을 그럭저럭 무사히 마쳤다. 나에게는 아이와 함께 한 것만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여행이었는데, 아이에게는 어떤 여행이었을까 궁금했다. 처음 본 유럽의 모습이 아이의 기억 속에 얼마나, 어떻게 남아있을지도 궁금했다. 물론, 18일은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2, 3일 동안에는 내 체력과 정신력이 소모된 것이 느껴질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서 공항에서는, 얼른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