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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Nov 29. 2021

팀의 생산성 유지하기

프로젝트 리더가 매일 고민하는 것


먹고살기 위해 동물을 사냥하고 과일을 채집하는 것도 '일'이라고 생각해 보면, 인류의 역사가 곧 일의 역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일을 하는 인류는 늘,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고민에 몰두했다. 그 결과 문명이 성립되고 기술이 발전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오늘날의 인류는 여전히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쩌면, 과거 어느 때보다 일의 효율에 몰두하고 있는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현대는 무한 경쟁의 시대이고, 경쟁이 심할수록 효율은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프로젝트에 있어서도 팀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프로젝트 리더들이, 팀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팀에 따라 프로젝트에 따라,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프로젝트 리더마다 팀의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만의 비법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대체로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혹은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지침이 있다. 여기서는 그런 지침들을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명확한 목표 설정과 피드백


목표가 없는 프로젝트는 없다. 어느 프로젝트에나 분명한 목표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목표가 모든 구성원의 머릿속에도 명확하게 존재하느냐가 중요하다. 프로젝트 리더의 머릿속에도 존재하고, 프로젝트 문서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목표가 구성원의 머릿속에는 존재하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

'구글 스토어 매출 1위' 같은 목표라면 구성원의 머릿속에서 잘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구성원이 인지하고 있는 목표는 좀 더 구체적인 부분까지 담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소셜 네트워크 게임으로 20~30대 여성 플레이어들을 공략하여, 일일 이용자 수 10만 명을 확보한다.' 정도의 구체적인 목표가 구성원들의 머릿속에 들어있어야 한다. 어느 정도는 구체화되어 있어야, 프로젝트에서 진행되는 과업들에 있어 실질적인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이런 목표에 대해 선언하고 알려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구성원들의 머릿속에서 점점 희미해져 가게 된다. 수십 명이 함께 작업하는 프로젝트에서 모두가 목표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각자의 머릿속에 있는 다른 생각들에 밀려 애초의 목표가 왜곡되거나 잊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기간이 짧지 않다면,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에게 프로젝트의 목표를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표가 잘 각인되어 있다면, 그다음에는 명확한 피드백이 필요할 것이다. 목표를 향해 팀은 잘 나아가고 있는지, 각 구성원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활동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알려주어야 한다. 물론, 각자 나름대로 자신이 하고 있는 작업을 평가하고 있겠지만, 전체 프로젝트의 관점에서도 진행상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협업이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더더욱 전체 프로젝트 관점에서의 피드백이 중요할 것이다.


병목지점의 확인과 해결


효율 관리라는 건, 단순화시키면 병목 관리라고도 볼 수 있다. 강남역 사거리에서 교통 체증이 발생했는데, 삼성역 사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어 봐야, 교통 혼잡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효율을 저해하는 병목지점을 정확히 찾고 해결해야, 효율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

병목이라고 하면 보통 어떤 '흐름'과 연계되어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병목이라고 하면, 일정한 순서로 진행하게 되어 있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비용을 많이 잡아먹는 지점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서의 병목은 조금 더 넓은 의미로 봐야 한다. '전체 프로젝트의 효율을 가장 크게 떨어뜨리는 요소'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는, 교통 체증이 시작되는 지점보다는, 지진의 진원지 같은 느낌이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두통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머리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목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할 수도 있고, 몸의 다른 곳에 문제가 있어 발생할 수도 있다. 진통제를 통해 잠시 두통을 사라지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두통은 다시 발생할 것이다. 프로젝트의 생산성도, 비효율을 발생시키는 원인을 찾아 제거해야 다시 회복된다. 명확하지 않은 피드백으로 작업자가 혼란스러워하거나, 잦은 방향 변경으로 구성원들이 지쳐 있을 때, 단순히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구성원들을 다독이는 것 만으로는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병목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프로젝트 리더나 프로젝트 매니저의 입장에서 해결하기 까다로운 부분에 있을 수도 있다. 때로는 상위 리더와 협상을 해야 할 수도 있고, 때로는 기술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해서 차선책이나 우회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팀의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을 확인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생산성 저하로 인한 피해가 누적될 수 있으니 어려워도 꼭 시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몰입할 수 있는 환경


몰입과 효율은 그 상관관계가 매우 깊다. 학창 시절에 공부를 해본 사람은, 공부에 집중을 잘하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것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완전히 몰입해서 공부한 한 시간은, 몰입하지 못한 채로 진행한 세 시간과 비슷하다는 얘기가 있다. 학생들마다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결국 누가 몰입을 더 잘했는가가 성적을 크게 달라지게 만든다.

프로그래밍은 코드를 만들면서 코드의 결과를 머릿속으로 상상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일을 시작하면서 바로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딘가에서 봤던 기억으로는, 프로그래머가 작업에 집중하는데 15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집중해서 일하고 있는 프로그래머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순간, 그 프로그래머의 15분이 날아가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책에서는, 급한 일이 아니면 프로그래머에게는 메신저보다 메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권하기도 한다.

꼭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몰입은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몰입이 빨리 이루어지게 만드는 것은 어렵다. 몰입하는 과정은 지극히 개인의 특성에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몰입을 깨뜨리는 요소를 줄여줄 수는 있다.

몰입을 깨는 요소로는 일단 물리적인 환경이 있을 것이다. 주변 소음이 심하다거나, 빛이 모니터에 반사되는 등의 일이 있을 수 있다. 혹은 에어컨 바람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받는 경우들도 있다. 두 번째로는 업무 전환이 잦아서 몰입에 방해되는 경우가 있다. 하루에 한 가지 업무만 진행하는 것과 몇 가지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몰입에 큰 차이가 생긴다. 마지막으로, 회의로 인해 몰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있다. 꼭 필요한 회의는 어쩔 수 없지만, 지나치게 회의가 많으면 작업 시간이 파편화되어 몰입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완벽히 제거할 수는 없어도 줄일 수는 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으면, 그 효과는 계속 누적되어 프로젝트의 생산성에 이롭게 작용할 것이다.


길게 봐야 한다


짧은 프로젝트는 생산성을 걱정할 필요가 별로 없다. 긴 프로젝트일수록 생산성 관리가 중요해진다. 생산성을 길게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간에 생산성을 바짝 올리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사람들의 체력과 정신력을 소모하지 않으면서 올리는 생산성은 얼마든지 빨리 올려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체력과 정신력이 소모되는 생산성 향상은 자칫 오버 페이스와 연결될 수 있다. 프로젝트가 100미터 달리기라면 오버 페이스가 괜찮을 수 있겠지만, 마라톤과 같이 이루어지는 프로젝트에서는 한번 지쳐 나가떨어지면 다시 회복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 그래서, 긴 안목으로 생산성 관리를 해야 한다.

마라톤 선수는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전력 질주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걸어가거나 느리게 뛰지도 않는다. 시속 20km의 속도로 두 시간을 꾸준히 달려 나간다. 절대 지치지 않는 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에 가장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속도로 달린다. 프로젝트의 생산성도 그런 것이다. 지치지 않으면서도 목적지에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자주 확인해야 하고, 오래 유지될 수 있는 생산성을 만들어 내야 한다.


1. 명확한 목표 설정과 피드백

구성원들의 머릿속에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들어있어야 한다.

머릿속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 왜곡되고 희미해지기 때문에, 자주 인식시켜주는 것이 좋다.

목표를 향해 잘 진행하고 있는지, 전체 프로젝트 관점에서의 피드백도 필요하다.

2. 병목지점의 확인과 해결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생산성이 실질적으로 올라간다.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려와 요구만으로 생산성이 올라가기는 어렵다.

해결하기 어려운 원인이더라도 어떻게든 해소하거나, 최소한 영향을 줄여보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

3.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작업에 몰입하는 것과 작업 효율은 상관관계가 크다.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를 줄임으로써, 몰입도를 향상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물리적인 환경의 개선,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조성, 회의가 없는 긴 작업 시간 확보 등이 도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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