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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Dec 13. 2021

구성원의 생산성이 떨어질 때

개개인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팀 전체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성원 개개인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1년이 넘게 걸리는 프로젝트를 수십 명의 인원이 함께 진행하다 보면, 반드시 생산성이 떨어지는 구성원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모든 인원이 어떻게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진행되는 것이 프로젝트이다 보니, 특정 구성원의 생산성 저하는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팀 전체의 생산성뿐만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의 생산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단어로 표현하기 좋아서 '생산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르게 표현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구성원을 발견하여 문제 해결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은 프로젝트에도 안 좋은 일이지만, 해당 구성원에게도 상처와 안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빠르게 해당 구성원의 문제를 해결하고 구성원이 다시 일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 해결은 문제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사람들이 일에 몰입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들을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이유에는 수십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것들만 몇 가지 생각해 보도록 하자.


사적 영역의 문제


'사적 영역'이라는 말이 모호하기는 한데, 여기서는 프로젝트나 조직과 관련 없는 영역을 얘기한다. 오직 구성원 개인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는데, 가족 문제, 이성 문제, 육아 문제, 경제적 문제, 건강 문제 등이 이 범주에 해당할 것이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은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개인의 문제가 일에 영향을 주지 않게 하는 것을 '프로 의식'과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상 그렇게 할 수 있는 프로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사적으로 골치 아픈 일을 겪고 있어도 회사에 출근할 수는 있고,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평상시와 같은 정도로 일에 몰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인의 문제를 조직이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간혹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유치원 등하원이 문제일 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줄 수도 있고,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출근일을 조정할 수도 있다. 때로는 격려의 말이나, 단순히 고민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물론, 도움을 줄 수 없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어쨌든, 모든 것은 구성원의 고민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게 된다.

개인의 고민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그것을 원하지 않는 구성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억지로 고민을 얘기하게 하거나, 상대방의 허락 없이 사적 영역에 뛰어들기보다는, 개인적 고민도 들어줄 수 있고, 필요하면 도움이 될 만한 조치를 취해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특정 구성원의 생산성이 명확히 떨어지고 있다면, 생산성 저하를 나타내는 팩트를 이야기하고, 개인적인 문제이더라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말해 달라는 정도로 이야기하면 적절할 것 같다.


동료와의 관계


수십 명의 사람이 한 프로젝트를 1년 넘게 진행하다 보면 그 안에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기 쉽다. 그 불편함이 크지 않으면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별문제 없이 지나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편함이 커서 프로젝트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일과 관련되지 않은 개인적 문제도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어렵지만, 동료와의 불편한 관계도 프로젝트 리더에게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이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팀워크를 해치는 것으로 비칠까 봐 우려해서일 수도 있고,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불편한 관계는 어느 한쪽에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이해의 부족이나 성향의 충돌 때문에 발생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의해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오래 지속되면서 영향을 누적시키는 속성이 있다. 본인에게는 중요한 문제인데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징후가 보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들이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 리더는 팀 안에 불편한 관계가 있는지 주의해서 살펴보고, 작은 징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관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마음을 고쳐먹으면 되는 일'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불편함을 느끼는 당사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문제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불편함을 느끼는 마음을 인정해 주고, 불편함을 야기하는 상황을 해소할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물론, 그 와중에 당사자가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 보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그것을 지지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일이 잘 맞지 않을 때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당연히,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구성원이라면 더 그럴 가능성이 있다. 혹은 자신에 대해 잘 알지만, 적성보다는 전망이나 취업 성공률 같은 기준으로 일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도 연차가 낮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직무가 단순하면 적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점차 복잡한 직무를 맡게 되면 적성의 중요성이 점점 커진다. 그리고 마침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일이 맞지 않아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사람의 적성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일을 찾아주는 과정에서 해당 인원이 아예 프로젝트를 이탈하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이 더뎌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길게 보면, 구성원이 적성에 맞는 일을 하도록 하고, 해당 직무에는 그 직무가 적성에 맞는 사람을 다시 배치하는 것이 프로젝트에도 이득이 된다. 생산성이 떨어진 채로 오래 놔두는 것보다는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생산성을 회복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팀은 점차 각 직무에 적합한 사람으로 채워지게 된다.

가끔은 직무를 변경한 사람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인접 영역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제작에 참여하던 사람이 사업팀으로 이동하는 것과 같은 경우다. 이럴 때는, 협업해야 하는 조직에 든든한 우군이 생기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프로젝트에 대한 의구심


전투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병사와 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병사의 전투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 병사 개개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병사들이 모인 부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프로젝트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일을 열심히 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성공 자체가 주는 만족감 때문이든, 성공에 뒤따르는 보상 때문이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성공했을 때, 자신이 그 성공에 기여했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잘 될 것 같은 프로젝트의 구성원은 프로젝트의 성공에 더 기여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들인 노력과 시간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꺼이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 반대로 노력과 시간을 투여해도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이 낭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구성원이 프로젝트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 구성원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가 어떤 부분에서 성공의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지 공감시키는 시도가 필요하다. 물론, 세상에 확실한 프로젝트는 없다. '아이언맨' 같은 훌륭한 IP를 활용한 제품도 고객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제품이 어떤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이유로 성공을 기대할만한 지는 확실해야 한다. 애초에 구성원이 원하는 것도 성공이 확실히 보장된 프로젝트는 아닌 것이다. 구성원이 원하는 것은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소속감이 떨어질 때


가끔은 소속감이 문제가 될 때도 있다. 팀 전체가 유기적으로 돌아가는데, 자신만 동떨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맡은 직무가 다른 사람들의 직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의 기여가 적다는 생각이 들면 소속감이 떨어지기 쉬운 것 같다. '소속감'이라는 용어가 구시대의 유물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나의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면,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인식, 나도 그 일부분으로서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는 의식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그런 의식의 결여는 개인의 생산성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어떤 구성원이 이런 상황을 겪고 있다면, 그 사람의 직무를 다른 사람과 좀 더 연결시켜 주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다. 꼭 일과 일이 연결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단순히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프로젝트에 더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가끔은 아주 특수한 상황도 벌어진다. 예를 들어, 원래 다른 조직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이 프로젝트를 위해 팀에 파견되어 온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그 구성원에게는 '파견자'라는 딱지가 붙어 있어 위치만 팀 안에 있을 뿐, 정서적으로는 한 팀이 아닌 채로 지내게 될 수가 있다. 그런 상태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때로는 팀에 위화감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파견되어 온 사람은 다른 구성원들과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경력이 길지 않고 성장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주변에 성장을 이끌어주거나 혹은 같이 성장할 사람이 없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더 어려워진다. 이럴 때는, 그 사람이 원래 소속되어 있던 조직과 계속 교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원래의 조직에 계속 있었으면 경험하기 어려웠을 새로운 경험에 초점을 맞추게 해주는 것도 좋다. 그러면 생산성도 오히려 향상되고, 본인도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숲이 아니다


나무 하나가 잘못되었다고 숲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부품 하나가 잘못되면 자동차에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프로젝트는 숲보다는 자동차나 사람의 몸과 더 비슷하다. 작고 사소한 문제가 작고 사소한 영향만을 미칠 수도 있지만, 때로는 프로젝트에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많은 요소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팀을 바라보는 것만큼, 팀을 구성하는 개개인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개개인에 대해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관여는 사람을 오히려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런 '관리'가 아니라 바로 '관심'이다. 프로젝트의 성과나 시장의 동향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구성원의 상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진다면, 프로젝트에게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구성원에게나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개인과 팀 모두에게 좋은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1. 사적 영역의 문제

사람이기 때문에 사적인 문제가 있을 때 일에 몰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과 관련 없는 것이더라도, 구성원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가능하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개인적인 문제를 얘기하기 싫어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강요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2. 동료와의 관계

동료와의 불편한 관계도 본인 스스로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주제에 속한다.

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상황의 문제로 인식하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에게는 사소한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중요할 수도 있으니, 작은 징후라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일이 잘 맞지 않을 때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아직 찾지 못한 경우도 많다. 

맞지 않는 일을 계속하게 두는 것보다는 맞는 일을 찾아주고, 원래의 직무에는 새로운 사람을 배치하는 것이 팀에도 구성원에게도 좋은 일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각 직무에 적합한 사람으로 팀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4. 프로젝트에 대한 의구심

사람들은 자신이 참여하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자신이 그 성공에 기여했기를 바란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어도, 프로젝트가 성공할 만한 요인은 확실히 할 수 있다.

구성원은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원한다.

5. 소속감이 떨어질 때

프로젝트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는 의식은 생산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프로젝트와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구성원은 다른 구성원들과 좀 더 연결시켜 주면 좋다.

파견자의 경우, 원래 소속과 동떨어지지 않도록 해 주고, 파견이 당사자에게 기회로 여겨질 수 있도록 신경 써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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