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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Nov 22. 2021

오해를 줄이는 방법

가장 흔한 오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횟수가 많은 만큼,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이슈도 많이 발생한다. 어떤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표현이나 태도가 부적절해서 감정적으로 충돌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이슈들 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하나가 바로 '오해'이다. 즉,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듣는 사람의 해석이 일치하지 못한 채 커뮤니케이션이 종결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오해'는 시간이 지난 후에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될 때가 많아서, 시작은 미미했지만 결과는 창대 해지는 경우까지도 존재한다.

사람과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오해를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업무에 문제가 없을 만큼 오해의 여지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여기서 나열하는 몇 가지만 신경 써도, 잘못된 의미 전달로 프로젝트가 자원을 낭비하는 상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사실과 판단을 구분해 주자


어떤 게임을 이용하는 고객의 수가 매일 5,000명 정도를 유지하다가 업데이트를 진행한 다음 날부터 4,500명 정도로 급락했다고 생각해 보자. 일간 사용자 수가 5,000명에서 4,500명으로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업데이트를 진행한 다음 날부터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업데이트에 문제가 있어 고객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아직 사실이 아닐 수 있다. 확인되기 전까지는, 그것은 사실이라기보다 '판단'이라고 보는 게 맞다. 사실을 확인해보니, 마침 업데이트 다음 날 올림픽이 개막해서,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 기간 동안 게임을 안 하고 올림픽을 시청했던 것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업데이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라는 표현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다.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것 같습니다'라는 표현을 넣어서 '판단'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듣는 사람은 '업데이트에 문제가 있다'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사람은 문장의 미묘한 차이를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듣는 사람 머릿속에 '업데이트에 문제가 있나?'라는 문장이 먼저 들어있었다면, '업데이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라는 표현은 '업데이트에 문제가 있습니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꽤 있다.

따라서, '업데이트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업데이트와 상관없는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일단 업데이트의 영향인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와 같이 사실과 판단을 헷갈리지 않을 만한 문장으로 쓰거나 말해주는 것이 좋다.


돌려 말하지 말고, 명확하고 분명하게 전달하자


좋은 얘기라면 아마 돌려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듣기 불편한 얘기라면 곧이곧대로 말하기가 더 어렵다. 우리 사회에는 안 좋은 얘기를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다. 상대방의 고쳐야 할 점을 이야기할 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돌려 말하기도 하고, 그게 어려워서 아예 침묵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치아에 고춧가루가 끼어 있는 것도 조심스러워서 말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을 배려하는 좋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게 전달하거나 아예 커뮤니케이션을 포기해 버리는 것은,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서 좋은 일만은 아니다.

나와 협업하는 프로그래머가 매번 기본적인 에러 확인도 안 하고 결과물을 넘겨주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 행동은 프로젝트의 자원을 낭비하는 요소로, 분명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프로그래머에게 기본적인 에러 확인을 요구하는 것은 자칫 그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할 수 있고,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돌려 말하거나, 아니면 그냥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마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 상대방에게 에러 확인을 해달라고 분명하게 요청해야 한다. 그래야 프로젝트가 더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고, 성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상대방의 기분을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 불편한 이야기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이 이미 많이 개발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마, 커뮤니케이션을 다루는 대부분의 서적에 이 내용이 들어 있을 것이다. '사실'로부터 시작하고, '사람'을 중심에 두지 말고 '행동'을 중심에 두는 것 등의 이야기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니, 불편한 이야기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잘 이용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면 나와 상대방, 그리고 프로젝트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상대방에게 원하는 바를 마지막에 한번 더 간결하게 정리해 주자


가끔은 말이 조금 길어질 수도 있다. 혹은 상대방이 이해하기에 복잡한 내용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얘기를 다 했지만, 상대방은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감을 못 잡는 경우들이 있다. 그나마 이해가 안 된 경우라면 다시 물어볼 테니 큰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상대방 머릿속에 이미 자기 나름의 해석이 들어가 있어, 그것이 잘못된 해석인데도 불구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종결되어 버리는 경우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꼭 커뮤니케이션의 마지막에, 내가 전달하고자 했던 바를 간결하게 다시 정리해 주는 것이 좋다. 앞의 내용을 다 잊어버렸어도 괜찮을 정도로 내용을 충분히 담고 있으면서도, 세 문장 정도로 짧게 정리된 문장을 다시 언급해 주면 좋다. 그러면, 상대방이 내 의도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만약 세 문장 정도로 정리가 안 되는 내용이라면, 내용의 양이 너무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럴 때는, 큰 범주를 먼저 확실히 이해시키고, 상대방이 잘 이해했다는 것이 확인된 후에 작은 범주로 들어가 이야기를 추가로 진행하던가, 아니면 이야기의 흐름을 기준으로 몇 단계로 나눠, 역시 앞부분을 확실히 이해한 후에 다음 부분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말하자면, 전체에 대한 이해를 한 번에 요구하지 말고, 조금씩 확실하게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듣는 입장에서도 같이 확인해 주면 더 좋다


이 글은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것들을 정리한 것이지만, 오해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듣는 사람의 태도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자신이 이해한 것을 한번 더 표현해 주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오해를 줄이는 데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무엇을 해달라는 요청에 대한 간단한 응답 조차도, '네 알겠습니다'라고 하면 커뮤니케이션이 온전히 진행되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이럴 때, '네, OOO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면, 자신이 이해한 바를 표현할 수 있고, 잘못 이해한 경우에 상대방이 바로 내 이해를 수정하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이 함께하는 모든 활동이 그러하듯, 커뮤니케이션도 양자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질 때, 더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다.


1. 사실과 판단을 구분해 주자.

말하는 사람은 '판단'을 이야기했는데, 듣는 사람은 '사실'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판단'과 '사실'을 혼동하지 않을 만큼 분명하게 구분하여 전달해 주자.

2. 돌려 말하지 말고, 명확하고 분명하게 전달하자.

어려운 얘기일수록 돌려 말하거나 침묵하는 경우들이 많다.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프로젝트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불편한 이야기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기법이 커뮤니케이션 관련 콘텐츠에 많이 있으니 참고해 보자.

3. 상대방에게 원하는 바를 마지막에 한번 더 간결하게 정리해 주자.

내용이 많거나 복잡해서 상대방이 잘못된 해석을 할 수도 있다.

마지막에 간결하게 정리해서 한번 더 전달해 주면 오해를 많이 줄일 수 있다.

간결하게 전달이 안 되면, 내용 자체를 몇 개의 단계로 나누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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