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전부터 안타깝게 생각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하나 있다. 바로, 모범답안을 쫓아다니는 모습이다. 유명인이 저술한 책이나, 유명인에 대한 이야기들을 소비하면서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따라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물론, 모범답안을 찾아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권장하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모범답안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되어야 한다.
크게 성공한 사람이 가진 습관이라고 해도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고, 매우 지혜로운 사람이 한 말이라고 해도 내 상황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유명인의 모범답안이 나에게는 모범답안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현대의 미디어는 사람들에게 많이 소비될 것 같은 부분만 골라서 유통시키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위험성이 더 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적당한 모범답안을 찾아서 그것을 그저 따라 하고자 하는 것 같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모범답안을 따라 하는 것은 편하다. 그것만 따라 하면 나도 그 사람처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내 머릿속에서 많은 고민을 지워준다. 하지만, 그렇게 지워지는 고민들이야말로 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어 가는 재료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내가 따라 하는 그 모범답안도, 그 사람의 수많은 고민들을 통해 자신에게 맞게 정리된 모범답안이라는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지혜로운 사람의 지혜를 나누어 받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 '나'에 대한 인식이 함께 있어야, 좋은 재료가 단지 재료로 남지 않고 좋은 요리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