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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Mar 17. 2023

[Book] '유능한 관리자'는 무엇이 다른가

First, Break All the Rules

이 책은 여론 조사와 기업 컨설팅으로 유명한 갤럽이 25년 동안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를 정리한 책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번역서는 원제 그대로 제목을 쓰고 있는 데, 이후에 다른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한 책은 '유능한 관리자'라는 제목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연구는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되었는데, 첫 번째 단계에서는 유능한 직원과 평범한 직원을 구분해 내고, 유능한 직원이 직장 환경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규명하고자 했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유능한 관리자가 평범한 관리자와 어떻게 다른지 밝혀내고자 했다.


두 번째 단계의 과제는 첫 번째 단계의 결과와 관련이 있다. 유능한 직원들을 보유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 직속 상사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런 생각이 널리 퍼져있지만, 책이 나왔던 1999년에는 꽤 파격적인 결과였을지도 모르겠다.


연구 과정은 여론 조사에 능숙한 기관답게 이루어졌다. 유능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유능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이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것보다는 유능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이 다르게 생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 한다고 해서 유능한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모두가 인정하는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상황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말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연구가 두 단계로 이루어졌지만, 책은 사실상 두 번째 과제의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 유능한 관리자와 평범한 관리자가 어떻게 다른지가 이 책의 전반적인 주제인 것이다. 유능한 관리자가 어떻게 인재를 알아보고, 그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는지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이 좋은 점이 두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비교적 객관적인 접근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책은 대체로 작가의 주관적인 통찰에 기반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갤럽이 25년 동안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책보다는 객관성을 더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더 '일반적'이고, 책을 읽는 독자의 상황에 적합할 가능성도 더 높다는 것이다.


두 번째 좋은 점은, 단순히 추상적 진술에 머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갤럽은 연구를 통해 실질적으로 독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냈고, 책에 그 내용을 싣고 있다. 유능한 직원을 구분하는 질문들, 구성원의 재능을 확인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질문들과 재능의 분류 같은 것들이 책에 담겨 있다. 무엇이 좋은지에 머무르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교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책이 발간된 것이 1999년이니, 연구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에 걸쳐 이루어졌을 것이다. 당시의 비즈니스 환경은 지금과 많이 다르다. 하지만, '사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강점에 집중하라'는 것이나, '직속 상사가 직장에 대한 평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 '구성원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 지금도 유효한 문장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사람을 관리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는다고 바로 '유능한 관리자'가 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는 명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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