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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l 07. 2023

[Book]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 '피플웨어'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꽤 많은 조직에서 망각하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구성원들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동일한 모델의 사이보그인 것처럼, 혹은 엑셀 시트에 찍혀있는 동일한 1MM인 것처럼 생각하는 조직들이 있다. 혹은, 아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고 가정하는 경우들도 있는 것 같다. 우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톰 드마르코와 티모시 리스터가 집필한 '피플웨어'는, 조직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것이 소프트웨어도 아니고 하드웨어도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피플웨어, 즉 사람이 조직의 생산성을 결정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피플웨어를 잘 활용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고민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때로는 기술이 생산성의 격차를 만들어 낼 때가 있다. 하지만, 기술은 금방 전파된다. 어제는 한 기업에서만 쓰던 기술이 오늘은 모든 기업에서 쓰는 기술이 된다. 그래서 기술에 의한 생산성 격차는 오래가지 않는다. 반면, 사람에 의한 생산성 격차는 메우기가 쉽지 않다. 사람은 기술처럼 선명하지 않다. 더 복잡하고, 더 예민하다. 다양한 욕구를 가지고 있고, 모여 있으면 갈등을 일으킨다.


다행히 사람은 인류의 오랜 연구 주제이기도 하다. 이미 수천 년 동안 관찰되어 왔고, 최근에는 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도 많다. '피플웨어'는 바로 그렇게 얻어진 지식들과 필자들이 현장에서 얻은 통찰들을 이용해, 사람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은 '인적 자원관리', '사무실 환경',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라', '생산성이 높은 팀으로 양성하기', '비옥한 토양', '여기서는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차례대로, 구성원을 보는 관점, 공간이 미치는 영향, 인재 확보, 팀워크 형성, 조직 문화, 권한과 책임에 대해 서술한다.


책의 내용에 대해 잘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책 전체가 매우 단정적인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비약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선입견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책 전체와 각 파트를 관통하는 주제는 충분히 일리 있는 이야기이며, 실제 조직에서 종종 관찰되고는 한다. 특히, 구성원을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에서 여전히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현대는 숫자에 미친 시대다. 숫자가 많은 문서일수록 논리적이고, 객관적이며, 근거가 확실한 문서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람은 숫자로 말하기 어려운 존재다. 정량적인 판단보다 정성적인 판단이 필요한 자원이다. 그런 사람을 숫자로 치환하는데 집중하다 보면 중요한 것들을 놓치기 쉽다. 한때 이런 깨달음 덕분인지, 인문학이 유행하기도 하였는데, 최근에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다시 줄어든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인공지능이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는 사람을 채용하고, 관리하고, 평가하는 분야도 있다. 분명, 어떤 면에서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인공지능에 의존하다 보면, 사람을 획일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강해질 우려도 있다. 따라서, 숫자는 인공지능에 맡기되, 숫자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에는 사람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고,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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