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한하늘 Nov 27. 2023

질문을 잘하자

커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실용적인 지식을 많이 습득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나면 새로 배워야 할 것이 매우 많다. 그 많은 것을 혼자 알아서 습득하려고 하면 어렵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래서 질문을 통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질문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질문도 '부탁'의 일종이다 보니, 부탁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특히 질문도 어려워하는 것 같다.


한번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나는 경력이 5년쯤 되는 사람이고, 얼마 전에 팀에 경력이 전혀 없는 신입 사원이 들어왔다. 그럴 때, 나는 그 신입 사원에게 어떤 것을 바라게 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은 그 사원이 빨리 일에 적응해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야 팀의 역량과 성과가 더 높아질 테니 말이다. 특히 팀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은 더욱 그것을 바랄 수 있다.


커리어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 일을 바로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신입 사원이 들어오면 업무에 미숙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빨리 성장해서' 일을 잘하게 되는 것을 기대한다. 따라서, 더 알려고 하고 저 잘하려고 하는 신입 사원의 모습이야 말로 기존의 구성원들이 좋게 보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행동이 바로 '질문'이다.


그렇다고 시시한 질문을 아무렇게나 던지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잘못하면 오히려 생각이 얕은 사람이나 노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질문의 내용이나 질문하는 태도에 대해서 주의가 조금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해야 좋은 것일까?


질문의 내용


일단 가장 좋은 질문은 내가 해야 할 업무와 관련된 질문일 것이다. 기존의 구성원들이 바라는 것은 내가 빨리 내 업무를 온전히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내 업무를 잘 수행하기 위한 질문들은 대체로 환영받는다. 다음으로 성장과 관련된 질문도 대체로 환영받는다. 내가 더 빨리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알고 싶어 하면 많은 사람들이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그리고 조직에 잘 적응하기 위한 질문들도 좋다. 내가 조직의 구성원으로 잘 융화되는 것도 기존의 구성원들이 희망하는 것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다른 구성원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질문도 좋은 질문에 속한다. 커리어를 처음 시작할 때는 아직 시야가 넓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다른 구성원의 업무에 대해 이해하면 시야가 팀 전체로 넓어진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팀을 넘어서 더 넓은 범위로 시야를 넓혀갈 수도 있다. 게다가,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배웠을 때, 배운 것을 되묻는 질문도 좋은 질문에 속한다. 그 질문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을 확인할 수도 있고, 상대방에게 '경청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어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가끔은 이렇게 되묻는 질문을 통해 더 깊고 넓은 영역으로 코칭이 확장되기도 한다.


어떤 질문을 하든, 그 내용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답변이 쉬워지고, 그만큼 답변하는 사람의 피로도는 낮아진다. 그리고 질문이 구체적일수록, 깊이 생각하고 질문한 것 같은 인상도 줄 수 있다. 실제로, 깊이 생각할수록 구체적인 질문을 만들 수 있기도 하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구체적인 것과 장황한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길게 질문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간결하면서도 모호하지 않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런 연습을 해야 한다.


질문할 때의 태도


제일 먼저 권장하고 싶은 것은, 질문하기 전에 '궁금한 것이 있는데, 여쭈어봐도 될까요?'하고 물어보는 것이다. 질문도 부탁의 일종이라고 보면, 갑자기 질문을 던지는 것은 갑자기 무언가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같다. 그보다는 상대방에게 질문해도 될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 상대방을 더 존중하는 느낌도 들고, 상대방이 내 질문에 집중하게 하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스스로 답을 찾아보는 태도를 들 수 있다. 사람들 중에는 너무 상식적인 질문을 안 좋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노력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해서 쉽게 해결하려는 인상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질문이라도, '제 생각은 이런데'라던가 '제가 알아보니 이렇던데'와 같은 말이 포함될 수 있다면, 질문을 받는 사람이 좀 더 좋은 감정으로 질문에 대응하게 된다. 그것이 아주 상식적인 질문이더라도 말이다. 게다가,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언제나 주변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답을 찾는 훈련 자체도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때를 가려서 질문하는 것도 중요하다. 빨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생겨서 옆에 있는 구성원에게 물어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중에 해도 될 질문으로 옆 사람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은 좋지 않다. 중요한 일에 몰입하고 있는데 누군가 중요하지 않은 이유로 몰입을 방해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쉽게 조성되고 시간도 낭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거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상황 등도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질문에 답변을 받았을 때는 늘 감사의 표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은 자기 시간을 들여 나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다. 따라서 그에 대한 감사를 표현할 필요가 있다. 감사는 답변이라는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상대방에게 만족감을 준다. 그로 인해 상대방은 나의 다음번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변해 줄 마음이 생길 것이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다른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도 무척 중요하다. 생각을 정리할 때, 질문이 있는 상태에서 정리하는 것과 없는 상태에서 정리하는 것은 크게 차이가 난다. 질문은 생각의 방향을 정해주고, 생각의 결과를 평가해 준다. 그래서 질문을 먼저 던지고 생각하면, 생각에 일관성이 생기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게 된다.


평소의 생각을 정리할 때도 도움이 되지만, 문서를 작성할 때나 문제를 분석할 때에도 매우 도움이 된다. 문서의 내용을 채우거나 문제의 해답을 찾으려고 하다 보면, 생각이 진행되지 않고 막막함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내가 대답해야 하는 질문들을 나열하고 그에 대해 하나씩 답을 하다 보면, 문서의 내용이 채워지고 문제의 해답이 찾아질 수 있다.


자신에 대해 잘 인식하는 데도 질문이 도움 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완전히 알고 있지 못하다. 모르는 부분도 있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 생각지도 못했던 답이 나올 때도 있고, 답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이해를 수정해 나갈 수 있고, 그만큼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좋은 질문이 좋은 커리어를 만든다


익혀두면 평생 도움이 되는 역량이 있다. 대표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나 논리적인 사고 역량이 있다. 그런데 질문을 잘하는 역량도 그런 역량에 속한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성장이 빠르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문제 해결력이 좋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한다. 게다가, AI가 해답을 주는 시대에는 질문을 잘하는 사람의 가치가 더 올라갈 수도 있다.


커뮤니케이션 역량처럼, 질문을 잘하는 역량도 커리어의 바탕이 되는 역량이다. 따라서, 질문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아직은 익숙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연마해 나가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 보자. 그리고, 어떤 질문을 어떻게 던지는 것이 좋은지 많이 생각하고 많이 연습해 보자. 그러면 분명 커리어를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1. 질문의 내용

업무, 성장, 조직과 관련된 질문은 대체로 좋은 질문이다.

다른 구성원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질문은 시야를 넓혀준다.

무언가를 배웠을 때 그것을 되묻는 질문은 학습에 도움이 된다.

질문은 간결하면서 구체적인 것이 좋다.

2. 질문할 때의 태도

질문해도 될지 먼저 물어보자.

스스로 답을 찾는 노력을 해보고 질문하자.

질문해도 될 상황인지 살피자.

답변을 받았을 때는 감사의 표현을 하자.

3.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문서를 작성하거나 문제를 분석할 때도 질문을 먼저 나열해 보면 좋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조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