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조직 문화에 대해 컨설팅을 받을 때, 수평적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회사의 문화나 장점을 얘기할 때 수평적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 의미와 정도에 대해서는 각자 조금씩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에 논의 주제가 되었던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실무자들이 스스로 일을 만들고 추진하는 것을 수평적인 문화라고 생각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실무자들이 일과 관련한 결정권을 갖는 것을 수평적인 문화라고 생각했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쪽은 책임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한쪽은 권한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용어는 인식을 강화해 주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선입견을 형성하고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단점이 있다. 수평적이라는 말을 쓰지 않을 때는 어느 정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 '수평적'이라는 용어 때문에 양쪽 극단으로 갈라질 수 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수평적인지 아닌지가 아니다. 일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어떻게 부여되어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최적점은 양 끝에 있지 않고 중간 어디쯤에 있다. 그리고, 회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권한과 책임의 분포는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 따라서, 각자가 자신과 팀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만 한다면, 수평적인지 아닌지는 굳이 따질 일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