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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l 17. 2024

[詩] 발걸음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의 끝자락에

잊고 있었던 꿈의 흔적이

느껴진다.


순수했던 청춘의 열정

치열했던 삶의 고민들

그 모든 것이 오래된 영화 필름처럼

원래부터 나와는 상관없었던 것처럼

보여진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었고

현실은 생각보다 아득했다.

그 안에서 나는

길을 잃은 모험가가 되어 있었다.

해가 지기 전에 숲을 나가야 하건만,

나는 여전히 꽃의 향기에 취해,

떠나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나를 밀어낸다.

저 안개 뒤에, 저 언덕 너머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말한다.

잊었던 모험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라고 속삭인다.


이제 머묾의 시간은 끝났다.

풀린 신발끈을 단단히 묶고,

내려두었던 배낭을 다시 짊어질 시간이다.

시련과 고난을 기꺼이 감내하며

나를 기다리는 보물 속으로

걸어 들어갈 시간이다.


모험의 한 페이지를

다시 써 내려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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