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는 머릿속에서 나온다. 좋은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서랍에서 서류철을 꺼내듯이 머릿속에서 적절한 아이디어를 꺼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내 것인데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내 머리이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린다는 것은, 내 생각의 표면에 있지 않은 무언가를 심해 깊은 곳으로부터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그런데, 우리는 내 생각의 표면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심해 깊은 곳에 있는 것을 직접 관찰할 수가 없다.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를 즉시 꺼낼 수가 없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좋은 생각을 떠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 온 결과, 우리의 두뇌가 좋은 아이디어를 꺼낼 수 있도록 돕는 방법들이 개발되었다. 이런 방법들을 참고하여 우리의 두뇌가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도록 두뇌에 자극을 준다면, 직접 아이디어를 캐내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의 머릿속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발굴될 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을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라는 것은 대체로 내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사이에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에 익숙한 환경보다는 평소와는 다른 환경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 패턴에 놓여있으면, 생각도 평소의 범위를 넘어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낯선 장소에 가서 생각을 한다던가, 평소에 쓰던 것과는 다른 볼펜을 써본다던가 하는 변화를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평소에 익숙했던 환경 중에서도 아이디어를 떠올리는데 도움이 되는 환경이 있을 수 있다. 아마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되는데, 유독 생각이 잘 전개되고, 못했던 생각들을 잘 떠올리게 되는 환경이 사람에 따라 있을 것이다. 그런 환경이 있다면, 그런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나의 경우에는, 샤워할 때와 산책할 때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편이어서 가끔씩 활용하고 있다.
사람의 두뇌에는 우뇌와 좌뇌가 있는데, 양쪽 뇌를 모두 자극하면 양쪽 뇌가 각각 처리하는 정보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통찰이 만들어지기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양 손과 양 발을 모두 사용하면 양쪽 뇌를 자극하게 되는데, 어쩌면 샤워나 산책이 도움이 되는 것도 그런 과정일지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샤워와 산책 외에 내가 하나 더 활용하는 것이 있는데, 어떤 물건을 이용하여 양 손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주로 트럼프 카드를 이용하는데, 혼자서 생각을 정리할 때뿐만 아니라, 회의에 참여할 때도 계속 카드를 만지작 거린다.
카페에 잡다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으면, 사람들이 대화를 더 잘 이어나가게 된다고 한다. 사람들의 시야에 걸리는 물건들이 무언가를 연상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주제에 대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그 주제와 관련된 물건을 책상에 진열해 놓기도 한다. 그렇게 시각적으로 주제를 연상시키는 자극이 들어오고 있으면, 머릿속에서도 생각을 더 잘 전개하게 되는 것 같다. 다만, 무언가를 정리해야 하는 작업을 할 때는 다시 물건을 치워놓는 것이 좋다.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다양한 관점에서 주제에 접근할 때 더 잘 만들어진다. 그런데 개개인이 가진 관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혼자서 여러 관점을 고려해 보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과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거나 혹은 검색을 통해 여러 가지 다양한 견해를 접해보는 것이 좋다.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서 꼭 다양한 관점을 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너무 잘 맞는 사람끼리 이야기를 한다면,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평소에 마음이 잘 맞는 상대보다는 나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생각이 어느 주제에 꽂히게 되면, 커피잔을 보면서도 그 생각을 하게 되고, 버스 손잡이를 보면서도 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과정은 생각의 표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잠재의식 속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따라서, 어떤 주제에 대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일단 그 주제에 대해 한번 깊이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의 잠재의식은 우리 모르게 일을 할 수 있는 재료를 얻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곳으로 생각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의 잠재의식은 자신의 할 일을 부지런히 하고 있게 된다. 그래서, 비빔밥을 비비고 있다가 갑자기 사무실에서 떠올리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각을 머릿속에서만 굴리지 말고, 가능하면 기록하면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시각적인 자극은 잠재의식이 일하게 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에, 머리로 생각하는 동시에 눈으로 이미 나왔던 내용을 본다면, 전혀 새로운 의견을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생각이 어떤 부분에서 겉돌고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혼자서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 아이디어를 찾을 때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계속 의견을 기록하면서 진행한다면 효율도 올라가고 결과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위에 나열된 것에 대해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방법에 관심을 두고 있다 보니 어디선가 본 내용도 있고, 내 경험상 도움이 되었던 것들도 있다.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막상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려고 해도 잘 찾아지지 않을 때가 있으니, 그럴 때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다면 종종 그 방법을 써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에 넘치고 넘치는 게 아이디어라지만, 유독 내 머릿속에서는 잘 떠오르지 않는 게 또 아이디어다. 아이디어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방문하기를 바라 본다.
좋은 아이디어를 위해 시도해 볼 만한 것들
평소와 다른 생활 패턴을 가져 본다.
평소에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상황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양 손이나 양 발을 움직여서 양쪽 뇌를 함께 자극한다.
주제와 관련된 물건들을 진열해 본다.
내가 갖지 못한 다양한 관점들을 찾아본다.
주제에 대해 한번쯤 깊이 생각해 본다.
떠오른 생각들을 기록하면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