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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n 28. 2021

[Objective] 목표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

시시각각 달라지는 목표의 가치


과체중인 사람에게 '체중 감량'은 좋은 목표가 된다. 하지만, 저체중인 사람에게 '체중 감량'은 좋은 목표가 아니다. 이처럼, 같은 목표라도 상황에 따라 좋은 목표가 되기도 하고, 나쁜 목표가 되기도 한다.

비즈니스는 흔히 전쟁에 비유된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여 있다.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계속 변화하고 있고, 경쟁자들은 서로의 의중을 살피며 더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이렇게 변화무쌍하고, 상대적인 속성을 갖는 환경 속에서는, 조직이 바라보는 목표의 가치도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다. 게다가 여러 사람에 의해 실현되어야 하는 '팀의 목표'는 개인의 목표에 비해 왜곡되거나 변질되기도 훨씬 쉽다.

따라서, 팀과 프로젝트의 목표도 끊임없는 관리가 필요하다. 올바른 목표 설정이 팀과 프로젝트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만큼, 목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 또한 게을리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 글에서,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각자 목표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면, 힘을 한곳에 집중하기 어렵고, 그만큼 조직의 역량에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목표를 잘 설정하고, 전파를 잘해놓았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목표가 변질되어 간다. 사람의 기억이란 것이, 바람 부는 대로에 떨어져 있는 한 장의 종이와 같아서, 작은 바람에도 금방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게 된다. 다른 기억과 섞여 왜곡되기도 하고, 자신의 욕망에 영향을 받아 변질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목표가 애초의 목표와 같은 모습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은 미션들을 설정한 경우에는, 눈 앞의 작은 미션들에 몰입한 나머지 주와 객을 구분하지 못하고, 큰 목표를 잊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이 경우에, 당연히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잘 푸는 것'이다. 그런데, 인공지능 도입에 너무 몰두하다 보면,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보다 좋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될 수 있다.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고도 문제를 푸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혹은 인공지능과 전통적인 방법을 결합하여 최고의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는데, 시야가 좁아져서 그런 가능성을 탐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Art of Project Management'의 저자 스콧 버쿤은, '올바른 방향을 잡는 일뿐만 아니라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는 일도 프로젝트 관리에 속한다'라고 했다. 애써 설정한 좋은 목표가 그 가치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그 목표를 계속 바라보게 하는 활동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목표가 여전히 유효한지 살펴야 한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목표의 가치는 주변 상황이 달라짐에 따라 계속 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미 가치를 상실한 목표를 계속 붙잡고 있는 것만큼, 팀과 프로젝트에 치명적인 것도 없다. 따라서, 팀과 프로젝트가 바라보고 있는 목표가 여전히 유효한지 주기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

윈도 10이 보급되면서, 윈도 스토어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던 시기가 있다. 윈도 10이 워낙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윈도 10의 보급률이 올라가면, 그만큼 윈도 스토어의 사용률도 올라가고, 안드로이드 진영이나 iOS 진영만큼은 아니더라도, 그에 준할 정도로는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기억하기로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 스토어의 활성화에 공을 많이 들였던 것 같다.

새로운 플랫폼이 형성되면, 아주 뛰어난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일찍 플랫폼에 진입하여 소위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가 있다. 그래서, 새 플랫폼에 먼저 진입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이 곳곳에서 형성된다. 아마, 윈도 스토어에 빨리 진입하기 위한 프로젝트들도 많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윈도 스토어에 대한 전망이 괜찮았을 때는, 스토어에 빨리 진입한다는 목표는 괜찮은 목표였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중간에 스토어에 대한 전망이 달라졌다면, 목표의 가치도 달라진다. 스토어가 생각보다 활성화되지 않았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못하다면, 타깃 플랫폼을 변경하던가, 아니면 아예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 물론, 원래의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가는 것이 옳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하던 것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나아가지 말고, 상황이 달라졌다면 목표의 가치도 한 번쯤 재평가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 설정 기법으로 유명한 SMART 기법에서도, 목표가 달성 가능한지, 그리고 조직의 큰 비전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처음에는 충분히 가치 있었던 목표라도, 언제든 가치가 없거나 혹은 달성 불가능한 목표로 바뀔 수 있다. 따라서, 팀과 프로젝트가 향하고 있는 목표가 여전히 가치 있고 달성 가능한지를 항상 주시하고 있어야 하겠다.


도전적인 목표는 혁신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예전부터 조직은 목표를 도전적으로 설정하는 것을 좋아했다.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실제로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 경향이 더 강화된 것 같다. 구글이 사용해서 유명해진 OKR 기법도 원래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다.(이런 점에 혹해서 도입하는 회사들도 있는 것 같다.) 넷플릭스처럼, 높은 성취를 이루어 낼 수만 있다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제공하는 문화도 주목받고 있다.

조직이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일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일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하면 같은 시간의 작업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 고민하라는 것이다. 효율과 혁신에 관심을 가지고, 성과를 향상하기 위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보라는 것이다.

단순히 일하는 시간을 늘려서 성과를 올리는 것은, 성과 향상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사람이 하루에 일할 수 있는 시간은 계속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게다가,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인재들은 조직을 이탈하게 되고, 혁신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시간을 늘려서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가 현장에서 종종 벌어진다. 장기적인 역량 향상보다는 눈 앞의 성과 향상에 지나치게 몰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몰입은 주로 리더에 의해 만들어진다. 팀이 목표를 달성해야 좋은 리더로 평가받고, 나아가서는 리더라는 직위를 보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시간을 늘려서 목표를 달성하려는 리더를 조심해야 한다. 구성원이 일에 몰입하게 하는 리더는 좋은 리더지만, 일을 오래 하게 만드는 리더는 좋은 리더가 아니다. 그런 리더는 조직의 미래보다는 자신의 미래에 더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런 리더가 있다면, 리더의 리더십을 수정하던가, 아니면 리더를 교체하는 것까지 검토해야 할 것이다.


모든 가치는 변한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가치는 없다. 값이 매겨진 무엇이든, 그 값은 시시각각 변한다. 생명의 가치 같은 존귀한 가치조차도 상황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진다. 당연히, 팀과 프로젝트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목표'도 그 가치가 계속 변화한다.

따라서, 목표의 가치를 주기적으로 다시 살피고,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수집가가 수집품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듯, 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듯, 목표를 향해 달리는 팀과 프로젝트도 목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가치가 없는 일에 노력을 쏟는 것만큼 힘 빠지는 일도 드물며, 그런 시간이 오래될수록 팀과 프로젝트의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1.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 머릿속의 목표가 변질되어 간다.

모든 참여자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아야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중간 미션에 몰입해서 원래의 목표를 잊어버리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2. 목표가 여전히 유효한지 살펴야 한다.

목표의 가치는 주변 상황의 변화에 따라 계속 달라진다.

기존의 목표가 계속 가치 있는 것인지 살펴야 한다.

기존 목표의 가치가 낮아졌다면, 가치를 회복할 방법을 찾거나, 목표를 재설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3. 도전적인 목표가 일하는 시간만 늘어나게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전적인 목표는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설정하는 것이다.

일하는 시간을 늘려서 성과를 올리려는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조직에 해가 된다.

일하는 시간을 늘리려는 리더가 있다면, 리더십을 조정해 주던가, 아니면 리더를 교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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