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현대인에게 매우 익숙한 일이다. 직장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사람들은 많은 목표를 세우며, 그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 나가기 위해 애쓴다. 아마, 우리의 삶 자체가 목표 설정과 그것을 달성하고자 하는 시도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결국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한 과정이다. 성취하고자 하는 무언가를 과녁이라고 하면, 목표는 그것을 겨냥하는 일이며, 노력은 그것을 맞히려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과녁을 맞히려면, 과녁을 맞히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성취를 이루어내려면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충분해야 한다. 하지만, 겨냥이 잘못되어 있다면, 노력을 충분히 하고도 성취로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목표를 잘 설정하는 게 중요하지만, 팀과 프로젝트에는 특히 더 중요한 면이 있다. 팀과 프로젝트의 목표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설정한 목표도 아니고, 하나의 목표가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작용해야 하며, 조직 전체의 이해관계와도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팀과 프로젝트의 목표를 설정할 때 특별히 신경 쓰면 좋을 것들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외출하는 아내가 남편에게 세탁 좀 해달라고 했다. 남편은 아내의 말을 충실히 따라, 세탁을 했다. 외출에서 돌아온 아내는, 남편이 세탁만 하고 빨래를 널지 않은 것을 보고 한숨을 쉰다.
이처럼 같은 말이라도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누구에게는 당연한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분명히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생각하고 회의를 마쳤는데, 나중에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같은 목표에 대해 이야기 나눴는데 각자 다른 목표를 향해 행동하는 일도 발생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먼저 프로젝트의 목표에 대해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런데,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구성원들마다 경험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각자가 가진 다양한 선입견이 있다 보니, 목표를 설명하는 문장에 대해 각자 나름대로 해석을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당연하게 여길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서로 다른 해석을 하면서도 그것을 금방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그나마 얘기가 활발히 진행되다 보면, 다른 해석들이 꺼내어지고 하나로 모아질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일방적으로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다면, 목표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조정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목표 자체를 해석의 여지가 좁거나 아예 없도록 명확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 '좋은 게임을 만들어 회사의 매출에 기여하자'라는 목표에 비해,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게임을 만들자'라는 목표는 해석의 여지가 더 좁을 것이다.
목표 설정에 대한 기법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의 기법이 목표의 달성 여부를 누구나 동일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면, 팀의 역량이 하나로 모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목표를 동일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의견이나 의지가 충돌하는 상황에서도 팀이 같은 곳을 바라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노력은 사람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고, 사람의 마음은 사람의 이성과는 다소 별개의 것이다. 이성으로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만, 마음은 그것을 따라가지 않는 경험을 우리는 너무나 자주 만나게 된다.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쉽게 식습관을 개선하지 못한다.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이성으로는 이해하지만, 책상 앞에만 앉으면 마음은 이미 다른 것을 찾고 있게 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실제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다. 그것보다는 마음이 목표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이 목표에 몰입하고 있을 때,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목표를 위한 노력을 실행하게 된다.
프라모델 조립을 좋아하는 사람은, 몇 시간 동안 밥도 안 먹고, 물도 안 마시고, 프라모델 조립에 몰입할 수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행 준비에 며칠을 바칠 수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자신이 정말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려고 할 때, 그 행위에 몰입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우리는 또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팀의 목표는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 체중이 얼마가 되었는지 보다는, 체중이 감량된 자신의 모습이나 입고 싶었던 옷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목표에 몰입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사람은, 프라모델이 완성된 모습을 상상하고,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은 여행지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 작업에 몰두하게 된다.
따라서, 같은 목표라도, 구성원의 경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구성원의 마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태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 게임의 월간 매출을 얼마로 만들겠다는 목표보다는,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0위권 안에 올려놓겠다라거나, 잘 나가는 특정 게임보다 돈을 많이 벌자는 목표 같은 것이 구성원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더 용이할 것이다.
물론, 목표를 잘 세웠다고 바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목표 설정과 동기부여를 착각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동기부여에 조금 더 기여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울 수는 있다는 것이다.
팀과 프로젝트는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전체 조직의 일부로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애초에, 조직이 팀과 프로젝트를 만드는 이유 자체가, 전체 조직의 성과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팀과 프로젝트의 목표도 전체 조직의 성과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팀과 프로젝트의 목표가 조직 전체의 성과와 연결되어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조직의 성과에 기여하지 않는 목표를 조직이 승인할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성과와 팀의 목표가 연결되어 있을 것을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이 사실이 팀원들과 프로젝트 구성원들에게 명확히 인식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은 보통 여러 단계로 구성되어 있고, 조직의 구성원들 역시 여러 단계의 조직에 포함되어 있다. 게임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를 예로 들면,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밍 팀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어떤 게임을 제작하는 큰 조직의 일원일 것이다. 동시에 어떤 스튜디오의 구성원일 것이고, 가장 크게는 어떤 회사의 직원일 것이다. 이렇듯 여러 단계의 조직에 동시에 포함되어 있지만, 사람들의 시야는 본인이 속해 있는 가장 하부 조직에 머물러 있기 쉽다.
직장에 대한 만족도는 직속 상사가 어떤 사람인가에 크게 좌우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사람이란, 자신과 직접 맞닿아 있는 것들에 의해 더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구성원은 자신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하부 조직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우리 회사가 잘 돼야 내가 잘 된다는 인식보다는 우리 팀이 잘 돼야 내가 잘 된다는 인식이 더 우세하다. 그래서 팀 중심으로 뭉치게 되고, 팀 간에 충돌이 발생하며, 심하게는 적대감이 쌓이기도 한다.
구성원들이 전체 조직의 목표를 바라보고, 전체 조직의 목표에 공헌하려고 할 때 조직의 성과가 향상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체 조직의 목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상위 리더들은 상위 조직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자연스럽지만, 하부 조직과 맞닿아 있는 구성원들에게는 크게 와 닿는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래서 팀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를 연결시키고, 팀의 목표가 어떻게 조직의 성과에 공헌하는지가 분명하게 선언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팀의 목표가 조직의 목표와 명시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구성원들로 하여금 조금 더 전체 조직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식량에 대한 목표, 생존에 대한 목표, 번식에 대한 목표가 있다. 하지만, 동물들이 고정된 목표만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사람은 계속해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성취를 만들어 낸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활동은 개인의 영역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개인이 모여 성립된 조직의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 왔고, 그러한 성취가 누적되어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모든 활동의 시작점에는 목표가 존재한다. 목표를 잘 세우는 것이야말로 성공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동일하게 이해할 수 있고, 열정을 자극하면서, 전체 조직의 이해관계와 명확히 연결되어 있는 목표가 있다면, 팀과 프로젝트는 성공과 성취를 향해 곧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1. 누구나 동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목표
사람마다 경험과 지식,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문장에 대해서도 서로 다르게 해석하게 된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 않게 명확한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목표에 대한 팀원들의 해석이 일치하지 않으면, 팀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어려워진다.
2.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목표
노력과 열정은 이성보다는 마음에 의해 더 잘 만들어진다.
팀원의 마음과 연결되는 형태로 목표를 세우면, 팀원이 목표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잘 세운 목표가 바로 동기부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도움이 될 수는 있다.
3. 전체 조직의 성과와 연결되어 있는 목표
팀과 프로젝트는 전체 조직의 성과에 기여할 때 의미를 갖는다.
구성원은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하부 조직 중심으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다.
팀의 목표를 조직의 성과와 명확히 연결시켜 주면, 구성원이 조직의 성과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