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취한하늘 Jul 19. 2021

[Idea] 아이디어 발굴을 방해하는 것들

좋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아이디어라는 건 결국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자 할 때,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수단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이디어다. 그래서 아이디어의 수준이 곧 문제 해결과 목적 달성의 수준이 된다. 그러니, 당연히 모두들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 한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아마 쉽게 얻어지지 않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가 더 값질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쉽게 얻어지지 않는 것에는,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데 방해가 되는 요소들도 원인이 된다. 그 요소들은 빠지기 쉬운 함정과 같아서 좋은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사람들을 좋은 아이디어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이번 글에서는 무엇이 아이디어 발굴을 방해하는지 알아보고, 그 함정들을 피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타협 : 이 정도면 됐어


무릎을 탁 칠만한 좋은 아이디어는 금방 찾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찾는 과정은 지루하고 머리 아픈 과정이 되기 쉽다. 그리고, 사람들은 머리 아픈 일을 빨리 끝내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빨리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아이디어 탐색을 끝내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

때로는 적당히 괜찮은 아이디어를 찾는 것만으로도 많은 에너지가 소모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적당히 괜찮은 아이디어가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아이디어가 괜찮은 것으로 생각되더라도, 그것이 가장 좋은 옵션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른 아이디어와 비교해 보고 나서야 비로소 최선의 옵션을 찾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장소에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고 생각해보자. 그 장소에 도착할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을 하나 찾았다고 해서 그것이 가장 빠른 방법인지는 알 수 없다. 그 장소에 도착할 수 있는 여러 방법과 비교해보고 나서야 어느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많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발굴한 옵션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할 가능성이 올라간다. 괜찮아 보이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발굴 과정을 빠르게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계속 아이디어를 발굴해봐야 한다. 이때, 이왕이면 비슷비슷한 아이디어보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발굴되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교환할 수 있으면 좋다. 몇 명의 활발한 화자에만 의지하지 말고, 아이디어 발굴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부여해서,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옵션이 개발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검열 : 그건 안돼


아이디어를 찾을 때 비판하지 말라는 얘기는 워낙 많이 회자되기 때문에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아이디어라는 것이 언젠가는 평가되고 구분되어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최초의 과정에서부터 평가가 개입되면 좋은 아이디어를 찾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특히,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자 할 때, 검열은 더 큰 장애물이 된다. 검열이란 것이, 참가자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잣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선입견은 기존의 방법들을 활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들이다. 따라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초기 과정부터 검열이 개입되면, 기존의 방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 된다.

검열의 방해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어떤 아이디어든 되는 쪽으로 생각을 발전시켜보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그런 것을 진행 규칙으로 정해놓아도 좋을 것이다. 누군가가 낸 아이디어에 대해서, 그것을 현실화시키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되는 쪽으로 발전이 되지 않더라도, 당장 제거하지는 말고 일단 남겨두는 것이 좋다.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되는 아이디어가 다른 아이디어와 결합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예전에 이미 검토했던 아이디어들을 다시 꺼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좋지 않았던 것이 달라진 상황에서는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검열에는 다른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검열도 있지만, 자신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자기 검열'도 있다. 말하자면, '이건 안될 거야', '이건 너무 유치한 생각인가', '이런 얘기 하면 저 사람이 싫어할 거야' 같은 생각이 들면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도 않는 것이다. 게임 기획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찾을 때, 프로그래머나 아티스트에게서 이런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무언가 떠오른 생각은 있지만, 조심스러워서 그것을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경우다. 이런 자기 검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얘기든 꺼낼 수 있는 분위기를 리더가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필요하면, 익명성이 보장되는 방법으로 의견을 따로 청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난상토론 : 좋은 생각 없어?


아이디어를 탐색하고자 할 때 많이 하는 것이 난상토론이다. 마구잡이로 의견을 뽑아내는 것이다. 각자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난상토론이 나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난상토론만으로는 좋은 아이디어를 찾기 힘들 때가 많다.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어떤 범위 안에서만 맴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생각이 다양한 방향으로 펼쳐지도록 유도해 줄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기법 중 하나가 연상법이다.(사실, '연상법'이라고 지칭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사과'처럼, 주제와 관련이 전혀 없는 단어를 하나 정해놓고, 그 단어와 관련해 연상되는 말들을 적어 내려간다. 더 이상 생각나는 것이 없을 때까지 목록을 작성한 후에, '사과'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주제'를 적어 넣는다. 그러고 나서, '사과'와 관련해 적어놓았던 것들('백설공주'라던가)을 '주제'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좋은 생각이라는 것은 두 가지 이상의 개념이 연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평소에는 주제와 깊이 관련되어 있는 개념들하고만 연결하기 때문에, 생각이 어느 정도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럴 때,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것과 강제로 연결을 시도함으로써,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이다.

비슷한 종류의 연상법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눈에 보이는 아무 단어(지금, 오른쪽을 돌아보니 '학원'이라는 단어가 보인다.)와 내 주제('AI로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없을까?')를 연결해 보는 것을 자주 사용하고, 효과도 보고 있다.

아이디어가 워낙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가지가 개발되어 있다. 한 번쯤 그런 방법들을 찾아보고 시도해 본다면, 좋은 아이디어를 찾는 길이 조금은 수월해질 것이다.


아이디어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로또에 당첨되어 한순간에 큰돈을 얻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기는 하다. 하지만, 매주 로또를 사면서 1등에 당첨되기만을 바라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부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간혹 좋은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좋은 아이디어는, 내가 적극적으로 찾아내려 하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좋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올바른 노력을 충분히 기울였을 때, 좋은 아이디어는 내 선택지 안에 머무르게 된다.

생각의 작은 차이가 결과를 크게 바꾸는 것을 우리는 여러 번 목격했다. 적당히 괜찮은 것을 찾는 조직과 더 좋은 것을 찾는 조직의 승패를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서비스에 반영하는 기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는 데 쓰는 비용과 시간은 매우 작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작은 비용과 시간의 투자가 결과를 크게 다르게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적당히 넘어가도 될 부분과 최선을 다해야 하는 부분을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하겠다.


1. 더 좋은 것이 없는지 탐색하라

괜찮아 보이는 아이디어가 발굴되었더라도, 더 좋은 아이디어가 아직 있을 수 있다.

최대한 많은 옵션을 찾아내야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쉬워진다.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생각들을 꺼낼 수 있으면 좋다.

2. 무조건 되는 쪽으로 생각하라

기존의 경험들이 만들어 낸 선입견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굴을 어렵게 한다.

어떤 아이디어든지 되는 쪽으로 생각해보고, 다른 아이디어와도 결합해 보는 것이 좋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먼저 평가하지 않도록 리더가 잘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3. 도움되는 기법들을 적용하라

난상토론은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생각이 어떤 범위 밖으로 못 벗어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개발된 여러 가지 기법들을 도입해 보면, 생각을 더 넓은 범위로 펼쳐낼 수 있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