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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Jul 26. 2021

[Co-work] 협업을 대하는 자세

조직을 구성하는 이유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점령하고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근원으로 '대규모 조직을 구성하는 능력'을 꼽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개념에 대해 공통의 믿음을 만들어 내고, 그 믿음을 기반으로 수만 명 이상의 구성원을 가진 대규모 조직을 만들어 냈으며, 그 조직을 이용하여 거대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이 인류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낸 원동력이었다.

사람들이 조직을 구성하는 이유는, 이처럼 개인으로서는 이룰 수 없는 커다란 성과를 조직을 통해 이루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커다란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역량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개인 역량이 뛰어난 사람도 다른 사람과 잘 협업하지 못하면 좋은 구성원이 될 수 없다. 반대로, 개인 역량이 특출 나지 않더라도 협업 역량이 좋다면 조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자세로 협업에 임해야 좋은 협업이 이루어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협력자로 인식될 수 있을까?


성의를 다하라


보통 연말이면 개개인의 성과와 역량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이때, 그 사람과 같이 일했던 사람들로부터 동료 평가가 진행되기도 한다. 동료 평가의 내용을 보면, 같은 직무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 전문적인 영역을 놓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른 직무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는 평가 내용이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기획자가 같이 일했던 프로그래머에 대해 평가하는 경우에, 프로그래머의 전문성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보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그 프로그래머가 협업 시 어떤 태도를 보여주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획자가 프로그래밍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직무를 맡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협업하는 사람의 태도가 실제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교 다닐 때 다른 학생과 함께 과제를 해본 사람은, 다른 학생이 과제에 진지하게 임할 때와 불성실하게 임할 때의 차이를 잘 이해할 것이다. 업무를 같이 진행하는 사람이 업무에 좋은 태도로 임하는 것만큼 도움이 되는 것도 없다. 반대로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안 좋은 사람과 일하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어렵다. 그러니, 좋은 협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같이 하는 일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존중하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일에 있어서 '존중'은 아주 기본적인 요소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기본적인 요소인 '존중'이 지켜지지 않는 것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특히, 직장을 정글로 보고, 동료를 경쟁자로 보는 사람들에게서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고 싶어 한다. 남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조차 스스로는 존중받기를 원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고서는 좋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내 마음속에만 존재해서는, 좋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연히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도 알 수 있어야 좋은 협력 관계가 구축될 것이다.

따라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함께 일하면서, 상대방의 의견에 공감해주고, 상대방의 노력과 성과에 적절한 칭찬과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공격적인 입장보다는 더 좋은 의견을 찾아보자는 입장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혹시 상대방이 어떤 요청이나 질문을 하면, 그 요청과 질문에 성의껏 대응해 주자.

존중은 커다란 한 방이 아니라, 조금씩 자주 보여줄 때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다.


확인하라


좋은 태도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일을 통해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어쨌든 일을 위해 함께하는 것이니 서로가 상대방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잘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진행되고 있었다면 아마 무척 당황스러울 것이다.

사람이 주고받는 말은 '표현'과 '의미'로 이루어진다. '소리'와 '뜻'으로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표현'은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거의 동일하게 인식한다. 하지만, '의미'는 얘기가 다르다. 같은 표현을 말하고 들었더라도, 말한 사람의 '의미'와 듣는 사람의 '의미'는 다를 수 있다. 말의 '의미'에는 글자가 나타내는 것 이외의 것이 섞여 들어가기 때문이다. 선입견이나 경험 같은 것들이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어떤 말을 한 후에, 그 의미가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단 한 번이라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서로가 가지고 있는 이해의 간극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이해가 일치하는 만큼, 협업은 더 수월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투명하게 하라


게임 제작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면서, 프로그래밍, 기획, 아트를 맡고 있는 사람들과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서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어떤 때는 오해로 이어지고, 오해가 쌓여서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군대 얘기를 하면, 대부분 자신이 가장 힘들게 군생활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가장 힘든 부대는 자신이 근무한 부대'라는 말도 농담처럼 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자신에게는 후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경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했던 경험의 힘든 부분은 잘 아는 반면에 다른 사람이 했던 경험의 힘든 부분은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이 힘든지 모르고서는 그 직무의 고단함에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여서, 다른 사람의 직무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면, 그 사람의 일이나 행동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일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는 동시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투명하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가 서로의 일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면 오해가 줄고, 좋은 협력 관계가 성립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도움을 요청하라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잘 모른다는 사실을 드러내기 꺼려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일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단순히 혼자서 일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조직이라는 것은 애초에 함께 일하기 위해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어려움을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 있을 때, 함께 일하는 것의 진정한 힘이 발휘된다.

조직은 자기 일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보다, 다른 사람의 일에도 관심을 갖고 좋은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런 사람들이 많을 때, 조직의 전체적인 역량이 올라가고 높은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는 곧, 그 사람이 조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보여 줄 기회를, 부끄러움이나 부담 때문에 박탈하지는 말도록 하자. 대신 그 사람의 도움에 대해 충분히 감사를 표현하자. 그러면 해당 업무를 통해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고, 좋은 협력 관계도 구축될 것이다.


높은 성과는 혼자서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성과가 첫 번째 척도가 된다. 팀을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고, 개인을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리고 좋은 성과는 혼자서 만들어 낼 수 없다.

프로 스포츠 구단의 감독들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아무리 화려한 식견을 자랑해도, 선수 시절의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도, 감독으로서 좋은 성과를 낸 적이 없으면 좋은 감독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리고 코치들, 선수들과 좋은 협력을 이루어내지 못하는 감독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

따라서,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좋은 인재가 되고 싶다면, 개인적인 역량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역량에도 관심을 기울이자. 좋은 동료가 되어, 누구나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지가, 얼마나 좋은 인재가 되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1. 함께 하는 일에 성의를 다하라.

같이 하는 일에 성의를 다하는 것만큼 동료를 편안하게 하는 것은 없다.

다른 직무의 사람을 평가할 때는 업무를 대하는 태도를 많이 보게 된다.

2. 상대방을 존중하라.

상대방에 대한 존중은 좋은 협력 관계의 기본이 된다.

가능할 때마다 자주 존중을 표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3. 서로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라.

주고받는 말의 '표현'은 같아도 '의미'는 다를 수 있다.

확인을 통해 서로가 이해하고 있는 의미의 간극을 줄인다면, 협업이 더 수월해질 것이다.

4. 내가 하는 일을 알게 하라.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오해를 낳고 충돌로 이어진다.

다른 사람의 일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는 동시에,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5.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하지 말고 요청하라.

동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조직에서 구성원의 가치를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

충분히 감사하면서 도움을 주고받는다면, 요청하는 사람과 도와주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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