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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Game과 AI

무료로 제공하는 보상들

by 취한하늘

대부분의 게임에는 재화가 존재한다. 퍼즐 게임 같은 단순한 장르에도 재화가 존재한다. 재화가 부족하면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고, 그래서 충분한 재화가 공급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재화를 보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구매하는 것이다. 플레이어들이 돈을 쓰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재화를 보충하는 것이다. 그런데 게임이 아무리 구매 유도를 잘한다고 해도, 게임에 돈을 쓰는 사람은 10%를 넘지 않는다. 그러니까, 90% 이상의 플레이어는 무료로 플레이를 즐기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돈을 쓰지 않는 무과금 플레이어에게도 재화는 필요하다. 재화가 부족하면 그들은 쉽게 게임을 이탈한다. 그리고, 무과금 플레이어가 이탈하면 과금 플레이어의 이탈 가능성도 올라간다. 지인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한 과금 플레이어도 있고, 무과금 플레이어에 비해 상대적인 우월감을 즐기는 과금 플레이어도 있다. 무과금 플레이어가 줄어들면 이러한 유형의 과금 플레이어들도 새로운 게임을 찾게 된다.


그래서, 무과금 플레이어를 위한 재화 공급 계획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무료로 재화를 공급하는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잘못하면 밸런스를 붕괴시키고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 혹은 과금 플레이어의 과금 욕구를 감퇴시켜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게임 전체의 맥락을 고려하여 세밀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무료 보상을 주는 방식


접속만 하면 받을 수 있는 보상이 가장 기본적인 무료 보상이다. 하루에 한 번 정도로, 접속하기만 하면 주는 보상이다. 어떻게 보면 너무 쉽게 보상을 지급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접속’이야말로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행동이다. 일단 접속을 해야 플레이도 하고, 구매도 하는 것이다. 게다가, ‘접속’이라는 간단한 행동이 요구하는 심리적 장벽은 꽤 높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실행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 게임 외부에 엄청나게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충분한 보상을 통해 접속을 유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게임의 기본 액션을 통해서도 무료 보상이 제공된다. 퍼즐 게임이라면 퍼즐을 하나 해결할 때마다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 액션은 대체로 게임의 핵심 플레이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플레이어들이 기본 액션에 질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퍼즐을 푸는 것, 레이싱을 하는 것, 상대와 격투를 벌이는 것에 질리면 게임을 그만두게 된다. 이런 기본 액션의 재미를 유지하는 것에 보상이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


미션 혹은 퀘스트의 보상으로 재화나 아이템을 공급하기도 한다. 기본 액션은 실행 횟수가 많기 때문에 한 번에 큰 보상을 줄 수가 없다. 하지만, 미션은 해결에 필요한 노력의 크기에 따라 다양한 보상을 연동할 수 있다. 어려운 미션을 설정하면서 큰 보상을 지급할 수 있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느끼는 성취감은 빈도도 중요하지만, 종종 인상적인 성취 경험을 갖게 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에 미션에 연동되는 보상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미션과 비슷하게, 이벤트와 연동하여 보상을 지급할 수 있다. 미션은 게임에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그 보상의 종류와 양도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벤트는 일시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그때그때 보상의 종류와 양을 변동할 수 있다. 심지어 같은 이벤트를 반복하면서 보상만 바꿔 진행할 수도 있다. 게임에 유통되는 재화의 양을 미리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재화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데, 이벤트가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마지막으로, 플레이어가 광고를 이용했을 때 주는 보상이 있다. 비록 직접적인 구매는 하지 않는 플레이어도 광고를 이용할 수는 있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광고 이용은 제작자에게 매출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광고에 무료 보상을 연동한다. 광고를 통해 제작자는 매출을 얻고, 플레이어는 게임의 재화를 얻는 것이다.


무료 보상의 사이드 이펙트


무료 보상은 플레이어가 플레이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그 밖에 중요한 부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성취감’이다. 게임은 목표 설정과 성취를 반복하는 프로그램이다. 성취감이야말로 사람들이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이런 성취감은 여러 가지 형태로 제공되는데, 그중 가장 명확한 방식이 바로 ‘눈에 보이는 보상’이다. 예를 들어, 레이싱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조작 실력의 향상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성취감은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어서, 성취감을 크게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성취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반면, 미션을 완료해서 게임의 재화를 얻는 것은 숫자로 명확하게 보이고, 그 효용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에게 분명한 성취감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한 가지 효과는, 무료 보상이 손실 관점에서 받아들여질 때 발생한다. 무료 보상은 두 가지 관점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나는 이익 관점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보상을 받았으니 이익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당연하고 일상적이다. 그런데, 게임에 몰입하게 되면 무료 보상을 손실 관점에서 바라보게 될 수도 있다. ‘받아야 할 무료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을 손실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매일 접속해서 재화를 지급받아야 하는데 어제 접속을 못해서 재화를 지급받지 못했을 때, 어떤 플레이어는 그것은 손실로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은 손실에 더 민감하다. ‘이익을 얻지 못하는 것’보다 ‘손실을 입는 것’을 더 못 견뎌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료 보상이 손실 관점에서 받아들여지면, 플레이어의 재방문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무료 보상을 설계할 때 고려할 것들


무료 보상을 설계할 때는 일단 밸런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료 보상을 너무 많이 주면 상품 구매가 줄어들어 매출이 타격을 입는다. 재화가 너무 많아서 게임이 시시해질 수도 있다. 반면, 무료 보상을 너무 적게 주면 보상을 얻기 위해 해야 하는 행동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면 보상 자체도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 대체로 무료 보상은 돈 대신 플레이어의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게 되는데, 그 시간과 노력의 양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은 제공할 수 있는 보상의 양이 부족할 수도 있다. 플레이어에게 제공할 수 있는 무료 보상의 양은 전체 경제 밸런스 같은 조건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그 결과 플레이어의 행동을 유도하기에는 보상의 양이 부족할 수 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확률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어떤 상품을 바로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을 제공하는 것이다. 랜덤 박스나 가차를 돌릴 수 있는 티켓 같은 형태가 그것이다. 공짜 복권을 생각해 보자. 복권은 500원이고 1등 당첨금이 1억 원이라고 할 때, 복권을 받은 사람은 500원을 받은 것이 아니라 1억 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억 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의 효용은 500원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 적은 재원으로도 많은 보상을 지급하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무료 보상은 보통 값싼 재화들을 제공하지만, 가끔은 아주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것도 좋다. 돈으로 구매해야 하는 상품을 제공하면 더 많은 플레이를 요구할 수 있다. 게다가, 유료 상품을 무료로 써볼 수 있게 하면, 유료 상품을 구매하는 플레이어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사용했을 때 그 효과가 명확하게 느껴지는 아이템들을 무료 보상으로 일부 제공하면, 과금 플레이어를 늘리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다.


마지막으로, 무료 보상을 한 번에 몰아주기보다는 여러 번에 나눠서 주는 것이 더 좋다. 성취감은 그 크기도 중요하지만, 크기 못지않게 빈도도 매우 중요하다. 가끔 큰 보상으로 큰 성취감을 줄 필요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자주 보상을 받게 하는 것도 플레이어를 게임에 몰입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이때 이왕이면 여러 가지 행동에 보상을 나누어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게임의 다양한 측면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면 더 좋을 것이다.


너무 아끼지 말자


게임에서 제공하는 무료 보상은 게임에서만 가치 있는 것이다. 너무 많이 주면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적게 주면 보상으로서의 의미를 전혀 지니지 못한다. 재화에 갈증을 느끼는 플레이어들이 어느 정도 갈증을 해소할 만큼은 주어져야 한다.


이 부분에 있어 특별함을 보여준 게임이 ‘쿠키런’이다. 쿠키런은 몇 만 원의 가치가 있는 재화를 무료로 제공하였다. 그것도 여러 번 제공하였다. 이렇게 무료 보상을 후하게 주면 매출이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쿠키런의 매출은 오히려 상승했다. 재화가 충분히 주어진 만큼 플레이어들은 게임에 더 많이 몰입했고, 게임에 몰입한 플레이어들에게 여전히 구매욕을 자극하는 상품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게임의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료 보상의 양이 아니라 게임 자체의 매력인 것이다. 게임이 매력을 가지고 있고 플레이어를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다면, 무료 보상은 구매를 침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매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1. 무료 보상을 주는 방식

접속 보상으로 접속의 심리적 장벽을 낮출 수 있다.

기본 액션에 보상을 연계하여 반복하는 액션에 금방 질리지 않게 한다.

힘든 미션이나 퀘스트에 큰 보상을 연계하여 인상적인 경험을 줄 수 있다.

이벤트 보상을 통해 게임에 유통되는 재화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광고 보상을 통해 플레이어는 재화를 얻고, 제작자는 매출을 얻을 수 있다.

2. 무료 보상의 사이드 이펙트

효용이 분명하게 보이는 보상을 통해 명확한 성취감을 제공할 수 있다.

받을 수 있는 보상을 못 받게 되는 상황이 손실로 여겨지면 재방문율과 플레이시간이 올라가게 된다.

3. 무료 보상을 설계할 때 고려할 것들

시간과 노력의 양에 맞게 보상의 밸런스를 잘 잡아야 한다.

복권 같은 시스템으로 플레이어가 체감하는 보상의 효과를 부풀릴 수 있다.

구매 상품들도 섞어 주면 무과금 플레이어를 과금 플레이어로 전환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액션에 보상을 연계하여 게임의 다양한 측면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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