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2018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성장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새해 계획을 열심히 세우고 계십니다. 요즘 상담 메시지 중에 독서에 관한 문의가 자주 들어와서 “무엇”을 읽기 전에 “어떻게” 읽은 것인가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완벽한 공부법>(이하: 완공)과 <일취월장>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왜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을까요? 우선 자신한테 물어보세요. 가장 최근에 읽은 책 2권만 요점을 정리해서 설명해보라고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왜 뭔가 읽었지만 뭔가 남지는 않을까요? 첫 번째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읽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독서를 꾸준히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학부모 강연, 대학생 강연, 기업 강연, 어떤 강연을 가도 언제나 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한 달에 책을 두 권 이상 꾸준히 읽는 분?” (굳이 두 권이라도 하는 이유는 심리적 저항감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보통 한 권이라고 하면 정말 매달 한 권 읽지 않아서 일단 손을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전혀 다른 집단이라도 보통 대동소이하게 10%미만이 손을 살며시 듭니다. 독서도 아마 멱법칙이 적용되어서 상위 20%가 독서가가 80%의 책을 읽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식의 증식이야 말로 부익부 빈익빈 구조를 가장 잘 따르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럼 책을 읽었는데도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두 번째 이유는 이해했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글자를 읽는 다고 해서 그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메타인지와 인식론적 겸손의 부족한 것입니다. (<완공> 2장에서는 메타인지에 대해 자세히 다룹니다.<일취월장> '선택'편에서는 왜 의사결정 첫번째 단계가 인식론적 겸손이 되어야 하는지 설명합니다.)
결국 내가 뭘 모르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읽어도 남는 게 없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음은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양자 홀(Hall) 효과”의 일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홀 효과는 1879년 에드윈 홀(Edwin Hall)에 의해 발견되었다. 홀이 발견한 홀 효과를 다른 홀 효과와 구분하기 위해 고전적 홀 효과라 부르자. 1978년, 클라우스 폰클리칭(Klaus von Klitzing)은 고전적 홀 효과와 달리, 양자 홀 효과를 발견하였다. 고전적 홀 효과는 홀 전도도가 대상 물질의 전하 수송자 밀도에 비례하였는데, 양자 홀 효과에서는 홀 전도도가 대상 물질에 관계없이, 기본상수에만 관련한 양자의 정수배로 양자화한다.”
글을 읽을 수는 있지만 배경지식이 없으면 절대 이해 할 수 없습니다. 당장 “양자”, “전도도” 이런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모르면 절대 글을 10%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글을 “읽을” 줄 알기에 이해했다는 착각에 쉽게 빠집니다. 사실 책을 빨리 읽는 속독의 경우는 메타인지가 높은 사례입니다. 속독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배경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아는 부분은 엄청 빠르게 읽게 됩니다. 저도 최근에 사회과학서를 많이 일고 난 후 관련 분야 서적을 읽는 속도가 엄청나게 향상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지만 이제는 책 한 권을 하루에 읽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책 읽은 다음에 소화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재미로 읽는 소설책 같은 경우도 사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절대 재미가 없습니다. 결국 내가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아닌지를 가장 확실히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책을 요약할 수 있거나 혹은 책 내용을 나만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이런 점검의 과정 없이 무턱대고 책만 읽는 것은 사실 대부분 내가 책을 읽고 있으므로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지적 안도감에 빠지고 싶은 경우입니다. 그러니 “읽고” “생각”하세요. 생각이 잘 안되면 꼭 다시 읽으세요!(<일취월장> '성장'편 칼럼인 '입사 후 숨이 막히는 신입사원에게'를 읽어보시면 우리가 어떻게 올바르게 공부해야하는지 잘 알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암기와 관련 있습니다. 책을 외운다고요?? 통째로 기계적으로 외운다는 말이 아닙니다.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을 통째로 외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한 두 권은 가능할지 몰라도 책이 수 백 권으로 늘어나면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핵심을 파악한다는 것은 일종의 지식 인덱스(index)를 만드는 것입니다. 개략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있고 추후에 내가 더 깊은 내용이 필요하면 그 책을 다시 참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핵심을 기억을 해야 할까요?
<완공> 3장은 기억의 원리부터 효과적인 암기 방법까지 자세히 다룹니다. 시험 효과, 인출 효과, 분산 연습효과, 교차 효과 등 여러 가지 기억전략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많은 독서가들은 독서 후에 자신 만의 방법으로 서평을 씁니다. 이 서평은 기억전략에서 두 가지에 해당됩니다. 책에 내용 보지 않고 기억을 더듬어 쓰려고 노력한다면 이건 시험 효과와 인출 효과를 동시에 만족합니다. 그리고 독서 토론을 해보는 것도 핵심을 파악해서 장기기억으로 넘기는 데 아주 도움이 됩니다. 토론은 서평과 다르게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똑 같은 글을 접근 할 수 있어서 글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보게 해줍니다. 하지만 실상은 어떨까요? 앞에서 질문했던 것처럼 저는 강연에서 책을 꾸준히 읽는 사람들에게 독후감을 쓰거나 토론을 하는지 또 물어봅니다. 그럼 반 이상이 손을 내립니다. 결국 100명 중에 다섯 명 정도만이 머릿속에 남겨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독서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네 번째 이유는 동기의 부족입니다. 독서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완공> 5장은 ‘동기’에 대해서 자세히 다룹니다. 외재적 동기와 내재적 동기에 대해서 비교하고 또 내재적 동기가 유지되려면 왜 자율성이 필요한지 설명합니다. 비단 독서뿐만이 아니라 무엇이든지 억지로 하면 효율이 잘 나지도 않고 오래 가는 경우도 없습니다. (<일취월장> '조직'편에서는 우리가 어떤 동기로 일을 하는지 설명합니다. 꼭 읽어보세요!)
스티브 잡스 때문에 우리나라에 인문학 열풍이 강타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폰은 기술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사고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논리 때문에 여기 저기서 우리도 인문학을 공부해야 된다고 난리가 났었죠. 하지만 독서 초보는 절대적으로 고전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실력 있는 다독가들이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
왜? 고전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처음부터 진입장벽이 높은 책을 고르면 독서의 흥미를 붙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그래서 우선은 어떤 종류가 되었던지 술술 읽히는 책부터 읽어보라고 권유합니다. 실제로 회사 재직시절 후배 사원들을 독서지도 할 때 각각의 독해력을 고려하여 난이도가 맞는 책을 사줬고 독서의 취미를 붙인 친구들은 독서량을 금방 늘리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알아서 자기한테 맞는 책을 척척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일이던 관성이 생기면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움직이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먼저 책과 활자와 친해지고 읽고 싶다는 동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어도 남지 않는 이유도 깊게 파고 들어가지 않아서 인 것 같습니다. <완공> 12장은 ‘독서’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남독, 난독, 만독, 낭독, 계독 등 다양한 독서 관점을 제시하고 설명함으로써 우리가 독서를 통해 조금 더 지적으로 풍요로워지는 것을 도와줍니다. 저는 그 중 에서도 한 분야를 파고들면서 읽는 ‘계독’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례로 제 멘티 친구 중에 한 명은 마케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고영성 작가님이 추천해주신 모든 마케팅 명저들을 제대로 계독하여 결국에는 제약 관련 대기업에 마케팅 부서에 취업을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일취월장>에서는 좀 더 실용적으로 '지식의 탐색'과 '지식의 심화'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교양을 쌓고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여러 가지를 다방면으로 읽는 ‘남독’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되어서 업무를 하려면 대부분의 포지션은 시간이 갈수록 깊이를 요구합니다. 그 깊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계독’입니다. 또 지식의 깊이가 깊어지면 질수록 머릿속에서 내용이 휘발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책을 읽는 방법을 짧게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구절이 나온 쪽은 책 모서리를 접습니다. 그리고 책을 한 번 다 읽고 다시 읽습니다. 그렇게 다시 읽을 때는 다른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원래는 접지 않았던 쪽이지만 중요 내용이 나와서 접는 경우도 있고 처음에 읽었을 때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접었지만 다시 보니 별 것 아니어서 접은 것을 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두 번 읽은 다음에 중요부분은 밑줄을 그어가면서 접은 부분만 한 번 또 봅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책은 독후감을 쓰거나 발췌한 부분을 다 옮겨 적습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책을 다시 꺼내서 접은 부분만 종종 다시 읽습니다. 그렇게 부분 부분을 읽다가 내용이 너무 좋으면 다시 통째로 읽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읽은 기간은 7년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전까지 한 독서는 사실 기억에 남는 것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읽은 다음에는 확실히 머릿속에 남는 게 많아져서 인지 글을 쓰거나 강연을 할 때 바로 인용을 하거나 응용을 할 수 있습니다.
독서의 힘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제대로만 하다면 말이지요!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개인의 학습능력을 위해서는 <완벽한 공부법>, 평생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철학을 제대로 쌓고 싶다면 <일취월장>을 꼭 읽어보세요! “체인지 그라운드” 유튜브 채널에 가면 관련 무료 영상이 정말 많습니다. 그 영상들을 몇 개를 먼저 보면 왜 이렇게 확신에 차서 Marketing이 아닌 Motivating을 하는지 아시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함께 성장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