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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박사 Jun 10. 2020

음식만 달라져도 인생의 많은 것이 바뀝니다.

좋은 책은 읽지 않으면 인생 손해이다. 단순히 좋은 책을 넘어서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줄 통찰력이 넘치는 책은 읽지 않으면 손해 정도가 아니라 평생 후회할 수도 있다. (모순적인 것은 그 책의 존재를 모르기 때문에 실제로 후회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안타깝다”가 더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최근의 읽은 <영양의 비밀>은 놀라울 정도 대단한 책이다.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면서 평생 연구하여 얻은 통찰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이제 이 책의 존재를 알았기 때문에 읽지 못한 분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개인적인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정말 평점이 박한 goodreads에서 5점 만점에 4.6점을 받은 책이다. 아마존은 말할 것도 없다.)

<영양의 비밀>은 40년을 행동생태학 연구에 몰입한 프로벤자 교수의 인생 역작이다. 작가는 처음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동물과 식물에게서 배울 수 있는 영양 이야기로 시작해서 우리의 건강 이야기로 넘어가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음식과 영양을 토대로 지구적 관점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이 후반부에는 삶이 무엇인지 작가가 깨달은 통찰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데 그 깊이의 모두가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특히 에필로그를 읽으면 프로벤자 교수가 어떻게 이렇게 깊이 있는 책을 쓸 수 있었는지 놀라운 그의 인생 경험이 나오는데 모두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영양의 비밀>에는 유용한 정보가 너무 많이 나와서 서평 하나에 그것을 모두 담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많이 배웠고, 또 많은 사람들도 꼭 알았으면 하는 내용을 몇 꼭지 추려봤다. 첫 번째는 “피토케미컬”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피토케미컬은 식물생리활성영양소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차화합물이 아닌 이차화합물이다. 쉽게 예를 들면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견 중에 하나인 아스피린은 버드나무에서 나온 피토케미컬이다. 책에서는 식물들이 왜 피토케미컬을 만들고 동물들은 그것을 어떻게 섭취해서 건강을 유지하는지 설명이 잘 나온다. 그리고 우리가 삶에서 어떻게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방법도 설명해준다. 아래 <영양의 비밀>에서 발췌한 한 구절만 읽어봐도 먹는 타이밍에 따라 영양소 섭취가 얼마나 크게 차이 나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맥락의 중요성도 알려준다. 아래 쥐 실험 부분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쳤다. 그 이유는 20대에 술을 많이 마실 때 상황에 따라 취하는 정도의 차이가 심했는데 그것은 단순히 마시는 양의 문제이기보다는 환경적 영향도 컸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무려 의사 15000명을 대상으로 비타민 복용에 대해 11년 동안 추적 조사를 해본 결과도 흥미로웠다. 생각보다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위험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비타민 복용이 필요한 사람도 물론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으로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또 사람마다 다르게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도 꼭 상기해야 한다.

책에서는 요즘 학계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장내 미생물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장을 제2의 뇌라고 부르는 전문가들이 있는데 그 이유는 아래 발췌한 부분을 읽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참고로 뇌에서 장으로 신호가 한 개 전달될 때 반대로 장에서 뇌로는 9개의 신호가 전달된다. 그래서 요즘 전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영양의 비밀>에서 인용한 아래 구절도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음식의 어떤 성분이 몸에 좋으면 그것을 추출해 직접 복용하면 더 좋을 것 같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그것은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음식에는 수많은 이차화합물이 있는데 이것이 어떻게 복합적으로 작용하는지 그것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형적 사고를 기반으로 1:1 매칭으로 무엇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당장 아래 실험만 봐도 브로콜리랑 토마토를 같이 먹었을 경우에 전립선 종양의 무게가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살면서 서평을 많이 썼지만 이 책만큼 서평을 쓰기가 어려운 책은 처음이다. 앞에서 내가 언급한 부분은 정말 책의 1/100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단순히 정보의 양을 넘어서 이야기의 전개가 역대급으로 환상적이라서 나 같은 하수는 인생을 통달한 초고수의 이야기를 전달하기가 버겁다. 그래서 이런 책은 그냥 읽으라고 강력하게 추천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음식과 건강에 관한 양질의 정보가 넘치고 더 나아가 인생에서 깨달음을 얻은 어느 노교수의 인생수업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서 정말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진심으로 꼭 모두가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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