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인간관계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고난이도 인간관계를 뽑으라고 하면 나는 부부관계를 뽑겠다. 대부분이 미칠듯이 사랑하고 같이 있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결혼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감정은 식어가고 싸우는 빈도는 늘어난다. 물론 꾸준히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도 많겠지만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이혼률은 부부관계가 역시나 모두에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정량적 증거인 것 같다. 모두가 함께 행복한 인생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바로 <결혼학개론>이다. 이책은 정말 너무 실용적이고 유익해서 부부 (혹은 연인) 중 한 사람만 읽어도 가족의 행복도가 20%이상은 올라갈 것이고, 둘이 같이 읽으면 100% 더 행복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결혼생활이 순탄하지 못하면 생각보다 모든 것이 괴롭다. 일을 해도 집중도 안되고 항상 어딘가 불안하고 불편하다. 반대로 결혼생활이 행복하면 별 것 없어도 만사가 생각보다 괜찮게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결혼학개론>에는 정말 탄탄한 근거들이 많이 나온다. 책에서 나온 아래 내용을 살펴보면 심지어 남성의 건강을 좌지우지 하는 가장 큰 요소 중의 하나가 결혼생활이라고 한다.
책을 무릎을 정말 탁 치면서 읽은 부분이 너무 많은데 그중에 하나는 아래 결혼이라는 관계의 의미가 어떻게 변했는지 부분이다. 예전에는 동반자적 관계를 의미했다면 지금은 정서적 친밀감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결혼을 하면 새로운 유대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절대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예전 부모님 세대는 동반자적 관점이기 때문에 트러블이 있어도 참고 살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작각의 통찰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결혼학개론>에서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많은 조언을 준다. 이 조언들이 작가의 뇌피셜이 아니라 수많은 행동경제학, 심리학, 뇌과학을 근거로 한 것이라서 매우 설득력이 높고 실제로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부부관계 뿐만 아니라 언제나 중요한 일이다. 중요한 것을 알지만 감사를 적극적으로 특히 대한민국에서 표현하는 경우는 생각만큼 많은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아래 인용한 것처럼 만약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 결혼의 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하고 일관된 예측 변수라고 하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과연 이번주와 이번달에 아내와 남편에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얼마나 했나? 많이 한 사람들은 '그래서 내가 행복하군!'하고 확인하면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지금부터라도 구체적으로 감사의 표현을 시작하자.
결혼생활을 하면서 사실 싸우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인간은 자신의 내면과도 끊임없이 싸우는데 하물며 다른 인격체인 배우자와 어떻게 충돌이 생기지 않을 수 있을까? 싸우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싸우는지가 정말 중요하다. <결혼학개론>에서 인용한 아래 내용을 살펴보면 부부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보면 꽤 높은 정확도로 부부가 같이 살지 아니면 이혼을 할지 맞출 수 있다고 한다. 예를 싸울 때 경멸적 단어를 쓰거나 비난을 하면 헤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나는 8년 동안 아내와 살면서 정말 많이 다퉜는데 놀랍게도 경멸적 단어나 무조건적인 비난을 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싸워도 언제 그랬냐듯이 다시 알콩달콩 웃으면서 잘 지낸다. 그리고 사과도 (보통 내가) 정말 빠르게 한다. 확실히 싸우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싸우는지가 핵심이다.
그리고 배우자와 불가피하게 싸웠을 때 그 반응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래 인용한 것을 보면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나오는데 부부싸움을 했을 때, 투쟁-도피 반응이 자기도 모르게 일어나면 배우자를 포식자처럼 인식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우리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말해준다. 그래서 책에는 싸울 때 조심해야 할 순간을 알려주는데 바로 운전할 때이다. 일단 운전자는 인지능력을 운전에 소모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토론을 할 수 없고, 옆에서 누가 말하면 얼굴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변연계가 더 활성화되어서 단순히 논리적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반응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절대 운전할 때는 말다툼을 하면 안된다. 별일 아닌 것도 큰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위에 내용은 이 책의 극히 일부분만을 소개한 것이다. 아래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정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돈 문제, 육아 문제 그리고 이혼 위기가 찾아 왔을 때 거기다 (부끄부끄) 뜨거운 밤을 보내는 법까지 너무 실용적인 책이라서 버릴 챕터가 없다. 정말 이 책의 1/200정도 소개한 내용이지만 감사함만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운전할 때 싸우지 않고 싸울 때 경멸적 단어만 쓰지 않아도 당장 조금이라도 부부의 행복도가 올라갈 것이 확실하다. 이 책은 부부의 행복도를 많이 그리고 오래 올려줄 체계적인 조언이 가득하다. 결혼한 모든 부부 그리고 앞으로 결혼한 모든 예비 신랑, 신부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강력하게 추천하니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