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라이트리 Oct 05. 2024

캐나다의 딥테크 육성사

딥테크네이션: 글로벌 첨단기술 발전사 (14편)

캐나다의 딥테크(Deep Tech) 스타트업 생태계는 독보적인 기초 과학 연구 역량, 정부의 전략적 지원, 그리고 민간 부문의 활발한 투자와 결합하여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오랜 기간 동안 물리학, 수학, 인공지능(AI), 생명과학, 그리고 환경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이루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출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왔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캐나다는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바이오테크, 그리고 재생 에너지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며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딥테크 스타트업 역사와 발전 과정은 기초 과학 연구의 강점과 기술 상업화 지원이 결합된 결과물로, 이는 캐나다가 미국 실리콘밸리와 유럽의 주요 기술 허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1950-1990년대: 과학 연구와 기술 개발의 강국


캐나다의 딥테크 스타트업 역사를 이해하려면, 먼저 20세기 중반 이후 캐나다의 과학 연구 전통과 기술 개발 역량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950년대 이후, 캐나다는 물리학, 수학, 생명과학, 그리고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이루며 과학기술 강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캐나다는 기초 과학 연구와 응용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적인 연구 프로젝트들을 추진하며, 다양한 첨단 기술의 기초를 닦았습니다.

이 시기 캐나다의 주요 연구 기관인 국립연구위원회(NRC, National Research Council)는 항공우주, 물리학, 화학, 생명공학, 그리고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수많은 과학적 발견을 이루며, 캐나다가 기초 과학 연구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969년에는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Fermilab)가 설립되어 입자 물리학 연구를 통해 전 세계 물리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이는 캐나다가 이후 양자 물리학과 신소재 연구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기여했습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캐나다는 기초 과학 연구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 개발에서도 중요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1983년에 설립된 퀘벡 몬트리올의 칼슨 연구소(Kruger Carlson Laboratory)는 인공지능과 기계 학습(ML) 연구를 선도하여, 캐나다가 AI 연구의 초기 단계부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러한 연구 성과들은 캐나다가 21세기에 이르러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연구 개발은 대부분 대학과 정부 주도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독립적인 기술 창업과 상업화는 제한적이었습니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 AI와 기술 상업화의 시도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캐나다는 기초 과학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고, 기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캐나다 정부는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산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연방 과학기술 혁신 전략(Science and Technology Innovation Strategy)을 발표하였고, 민간 기업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 성과의 상업화를 촉진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CANARIE(Canadian Network for the Advancement of Research, Industry and Education)와 CITO(Canadian Information Technology Office) 같은 기술 이전 조직의 설립이 있습니다. 이들 기관은 정부와 민간 부문 간의 협력을 통해 기술 창업을 지원하고, 캐나다의 연구 성과가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 시기 캐나다는 특히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1993년, 캐나다의 토론토 대학교(University of Toronto)와 맥길 대학교(McGill University)에서는 캐나다의 AI 연구를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만든 연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인물들 중에는 제프리 힌턴(Geoffrey Hinton)과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같은 AI 연구의 선구자들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들은 캐나다의 AI 연구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AI 연구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상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1년에 설립된 D-Wave Systems가 있습니다. D-Wave는 세계 최초의 양자 컴퓨터 상용화를 목표로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캐나다의 기초 물리학 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D-Wave의 성공은 캐나다가 양자 물리학과 컴퓨팅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2004년에 설립된 Maluba는 자연어 처리(NLP)와 AI 기반의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연구를 통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중요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2010년대: AI와 양자컴퓨팅의 부상, 글로벌 기술 허브로의 도약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캐나다는 본격적으로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의 확장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시기 캐나다는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바이오테크, 그리고 신소재 연구에서 중요한 성과를 이루었으며, 특히 AI와 관련된 연구 성과는 글로벌 기술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와 같은 주요 도시들은 AI와 딥테크 혁신의 허브로 자리 잡았으며, 수많은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이곳에서 창업되고 성장했습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AI 스타트업 중 하나는 Element AI입니다. Element AI는 2016년에 몬트리올에서 설립되어, AI 기술을 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Element AI는 창업 초기부터 요슈아 벤지오와 같은 세계적인 AI 연구자들의 지원을 받았으며, 이후 글로벌 벤처 캐피탈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Element AI의 성공은 몬트리올이 글로벌 AI 허브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수많은 AI 스타트업들이 몬트리올에서 설립되었습니다.


양자컴퓨팅 분야에서도 캐나다는 중요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D-Wave Systems 외에도, Xanadu Quantum Technologies와 1QBit와 같은 양자컴퓨팅 스타트업들이 등장하여 글로벌 양자 기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Xanadu는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여 금융, 재료 과학, 그리고 최적화 문제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캐나다의 양자컴퓨팅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1QBit은 양자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복잡한 금융 모델과 산업 공정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0년대: 글로벌 시장 도전과 지속 가능한 혁신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캐나다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더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혁신을 이루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AI와 데이터 분석, 바이오테크, 재생 에너지, 스마트 농업, 그리고 환경 기술 분야에서 많은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등장하여 캐나다의 기술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는 Repare Therapeutics와 Notch Therapeutics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Repare Therapeutics는 정밀 의료와 암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며, 유전자 돌연변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Notch Therapeutics는 세포 기반의 면역 치료제 개발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이루고 있으며, 글로벌 바이오테크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생 에너지와 환경 기술에서도 캐나다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는 CarbonCure Technologies가 있습니다. CarbonCure는 건축 자재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여, 건축 산업의 탄소 중립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글로벌 건설 기업들과 협력하여 친환경 건축 자재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마치면서: 기술 혁신의 허브로 자리잡은 캐나다


캐나다의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초기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AI, 양자컴퓨팅, 바이오테크, 그리고 지속 가능한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캐나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 세계적인 연구기관의 존재, 그리고 글로벌 벤처캐피탈의 투자는 캐나다가 앞으로도 딥테크 혁신의 선두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향후 캐나다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AI와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기후 변화 대응 기술, 바이오테크를 통한 정밀 의료 혁신, 그리고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탄소 배출 저감 기술은 앞으로 캐나다의 딥테크 생태계가 글로벌 기술 혁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캐나다는 앞으로도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서, 새로운 첨단 기술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이전 13화 이탈리아의 딥테크 육성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