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라이트리 Aug 01. 2022

세계 질서와 패권은 어디로 향하는가?

미국의 패권과 중국의 부상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일어났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하고, 동부 돈바스 지역을 내전상태로 만들었다.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 2021년부터 이어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이어,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전 세계의 에너지와 자원 공급망에 큰 타격을 주었고,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세계 각국과 기업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쏟아냈고, 그 와중에 패트로 달러는 흔들렸으며,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 원유 등을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있다. 2022년 현재 세계 질서와 패권은 어디로 가는가? 미국의 패권은 얼마나 유지될 것인가? 중국은 도전자로서 차기 패권국의 지위를 누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패권국이 되었다. 브레튼우즈 체제를 통해 금본위제 기반을 닦았고, 기축통화와 인적, 물적 자원에 있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했다. 하지만 베트남전쟁과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너무나 많은 달러가 미국 이외의 지역에 풀리게 되었고, 이로 인해 레이건 정부는 금본위제 폐지를 외쳤다. 미국은 전후 다양한 제도와 동맹국에 대한 물적 투자를 통해 국제 질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달러를 찍어내며 비용을 부담할수록 미국 경제에 부담은 가중되고, 기축통화 지위는 약해진다.



그러는 사이에 중국은 덩샤오핑 이후 개혁개방을 통해 국력을 키워 근대 이전의 강대국 지위를 되찾고자 분투하였다. 중국 사람들은 열심히 저축하였고,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세계의 공장이 되었으며, 미국 채권과 달러를 충당하여 미국 경제와 패권 지위를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미국은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과 2008년의 월가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경제를 유지시키기 위해 엄청난 양적완화를 진행하였다. 말 그대로 헬기에서 돈을 뿌리는 상황이었고, 이로 인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약해지는 추세다. 아래 그림은 1500년 이후 지난 500여년 간 세계의 패권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정리한 그림이다.



< 20세기 이후, 미국 패권의 추락과 중국의 부상 >

출처 : Ray Dalio. 2022. The Changing World Order: Why Nations Succeed and Fail.



미국은 20세기 들어 1950년대에 국력에 정점을 찍은 후 현재까지 내리막길을 겪고 있다. 반면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개혁개방의 성과가 드러나기 시작하여 빠르게 국력을 축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향후 두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가에 따라 두 국가의 국력 추이와 그래프의 기울기 역시 달라지게 될 것이다.



레이 달리오는 교육과 경쟁력, 기술력, 경제성, 무역, 군사력, 금융, 기축통화의 8가지 요소가 차례로 나타나며 이들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패권국의 국력과 지위가 유지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많은 빚을 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GDP를 10년 내로 따라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패권국의 국력은 경제력으로만 구성되지 않으며, 인적자원과 기술력, 군사력, 금융·화폐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 2030년대에 미국이 패권국의 지위를 내려놓을 확률은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다.



이는 아무리 최근 패트로 달러가 흔들리고 있다 하더라도, 전 세계 결제 화폐의 50% 이상은 달러로 이뤄지고 있으며, 위안화의 비율은 3%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여러 국가들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중국은 함께 내세울 가치가 부족하고, 함께할 친밀한 국가도 많지 않다. 다만, 향후 10~20년 간은 패권국과 도전국의 국력 차가 줄어듦에 따라 기술산업과 금융, 무역, 인권 등 다양한 의제를 두고 경쟁을 이어가게 될 것이며, 대만과 한국, 동남아와 같은 환태평양 인근 지역에서 국지적인 군사 긴장도 언제든 더해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쿼드(QUAD)와 반도체를 둘러싼 칩(CHIP) 4 동맹, 그리고 AI와 배터리 분야 등 첨단 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술 패권 경쟁은 국제정치경제 질서와 패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현상들이다.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급망 이슈와 거시경제 흐름을 바라봄에 있어 스트레이트성 기사에 매몰되기보다는, 패권국과 도전국의 부흥과 몰락이라는 큰 줄기를 잡고,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여러 현상을 자신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국제정치에서 말하는 패권 이론과 레이 달리오의 국제 질서를 정답으로 따르기보다는 현상들을 해석하는 하나의 논지(thesis)로 보고, 자유롭게 각자의 생각을 펼치고 비판적으로 살펴보다 보면, 나만의 관점과 시각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덧붙여 보면 좋을 자료>



1.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 투자사인 브리지워터(Bridge Water Associates)를 이끌면서 거시경제 분석과 올웨더(All weather)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던 레이 달리오(Ray Dalio)의 22년 신간 책인 The changing World Order와(그의 링크드인(LinkedIn) 계정을 통해 이미 챕터별로 공개되어 있다)과 유튜브 채널에 책의 내용을 쉽게 요약해놓은 영상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xguam0TKMw8



2.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에서 단기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졸탄 포자르(Zoltan Porzar)가 바라본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패트로 달러의 변화로 인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위기를 다룬 블룸버그(bloomberg) 팟캐스트 인터뷰 내용도 함께 확인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u7N5b1Ee_7s



3. 더불어 근대 이후 서양 문명이 형성해 온 패권의 역사에 대해 궁금하다면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의 문명(civilization)과 에이미 추아의 제국의 미래, 주경철 교수의 대항해 시대까지 3권의 책도 함께 권해 본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