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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bot(웨장로봇)

협동로봇의 대중화 실험

by 드라이트리

Dobot은 “로봇은 거대한 공장에만 있는 것”이라는 전통적인 고정관념을 깨뜨리려는 비전을 가진 기업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로봇은 여전히 거대한 산업 단지, 자동차 조립 라인, 혹은 첨단 전자제품 공장에서만 볼 수 있는 고가의 장비라는 인식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Dobot은 이 인식을 정면으로 뒤집고자 했습니다. 그들의 무기는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입니다. 크기는 작고, 무게는 가볍고, 무엇보다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협동로봇을 앞세운 것입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은 ‘가격’과 ‘전문성’이었습니다. ABB, KUKA, Fanuc 등 글로벌 로봇 대기업들이 공급하는 고성능 장비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가격대에 포진해 있으며, 이를 운영하려면 고도의 프로그래밍 지식과 숙련된 엔지니어가 필요했습니다. Dobot은 이러한 산업 구조의 허점을 정확히 간파했습니다. 이들은 프로그래밍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도 드래그 앤 드롭 방식의 직관적인 UI만으로 로봇을 조작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복잡한 코딩을 배우지 않고도 손쉽게 작업 과정을 설계할 수 있으니, 중소기업이나 학교, 연구실도 부담 없이 로봇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가격 또한 혁신의 핵심이었습니다. Dobot의 협동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의 가격 대비 절반, 혹은 그 이하 수준으로 공급됩니다. 교육기관에서는 이를 코딩·자동화 교육 교구로 활용하며, 학생들이 직접 로봇을 움직여보며 프로그래밍 개념과 자동화 흐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로봇을 ‘기계’로 다루는 것을 넘어, 차세대 인재들이 로봇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중소기업에게도 Dobot은 ‘가성비 좋은 자동화 솔루션’입니다. 단순 반복 작업이나 단조로운 공정을 협동로봇에게 맡김으로써,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인력 부족과 비용 부담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게 매우 실질적인 해결책이 됩니다.


Dobot이 진정으로 겨냥한 시장은 ‘로봇의 보급형 시장’입니다. 고급 공정은 이미 다국적 로봇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어 후발주자가 뚫고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보급형·교육용 시장은 여전히 미개척지였고, Dobot은 이 틈새를 과감하게 파고들었습니다. 누구나 손쉽게 로봇을 접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전략은 일종의 ‘로봇 민주화(democratization of robots)’라 불릴 만합니다. 즉, 로봇을 일부 거대 제조업체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학생·스타트업·중소기업 누구나 접근 가능한 범용 도구로 전환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Dobot의 전략은 단순한 틈새시장 공략을 넘어, 중국이 추구하는 스마트 제조·산업 업그레이드 정책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자동화·지능화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 왔는데, Dobot은 저변 확대형 협동로봇을 통해 그 기반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중국식 자동화의 저변 확대”라는 산업적 함의로 이어지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Dobot을 독자적인 위치로 올려놓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결국 Dobot은 “로봇을 민주화하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거대한 공장 전용 장비였던 로봇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제품으로 바꾸며, 새로운 시장을 열었을 뿐 아니라 로봇에 대한 사회적 인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의 실험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만약 Dobot의 접근 방식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확산된다면, 로봇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처럼 ‘누구나 쓰는 기술’로 자리 잡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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