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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가치를 찾는 사람들의 비밀

김주영의 브런치 인문학 낭송 (2분 24초)

by 김주영 작가

지성 김종원 작가님의 글 출처

오늘 문득 깨달았다.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이 한 줄기 빛이 내려오기를 바랄 때도 가슴에 흘러내리는 참을 수 없는 멍울이 아파올 때도 사람들은 누구나 울 수 있는 사람 앞에서 또는 울 수 있는 공간에서 울 자리가 있을 때 그동안의 참고 버틴 눈물의 끝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처럼 맑아지는 78세 친정 아빠를 보며 눈가를 적시고 마음의 눈물을 가득 쏟는다.


병원이 아닌 조금은 마음 편한 자기의 공간에서 가능할 일이라는 것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어제를 보듯 잠시 긴 생각에 잠기며 아빠의 마음을 만날 수 있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세상에 단 한 분인 남매이자 아빠의 누님 내게는 고모가 오늘 아빠께 문안을 오시며 냉장고를 옮겨오듯 2년 묵은 김장김치와 생김치에 호박죽 그리고 오리탕을 한 솥씩 준비해 오시며 아빠 곁에 손을 잡고 앉는 순간 아빠는 감출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아이처럼 울어버렸다. 자식들 앞에서는 그동안 얼마의 마음을 숨기셨을까라는 생각에 나는 차라리 더 큰소리로 마음껏 우시기를 소망했다.


갑자기 쇼크상태가 찾아와 ‘2번’을 쓰러지신 아빠의 3개월이라는 여정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너며 온 가족이 하나가 되어 아빠를 케어하며 보이지 않던 눈물을 얼마나 참고 계셨을까 사람은 누구나 기대어 울 누군가의 따스한 마음과 손길 안에서 울더라도 다시 해결하지 못할 현실이 될지라도 이렇게 마음으로나마 목놓아 울 수 있는 거구나. 사실 이 모습을 보며 그동안에 내가 찾아 헤매던 그 모습 같아 한 편으로는 마음이 더욱 아파야 했고 또 한 편으로는 그 모습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드리고 싶어서 가만히 아빠의 어깨를 두드려 드렸다.


살아가며 느끼는 일이 언제나 위를 바라보기만 하며 사는 것에서 지금의 모습에 고개 숙일 줄 알고 겸손해야 하며 자기 삶을 오래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야 스스로 찾게 되는 사람이나 사물 중에서도 수준이나 의식이 높은 질문을 하며 그것에서 진정한 답을 찾을 수 있다. 늘 지성에게서 지적인 능력을 흡수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하며 세상과 사람과 자연의 이치를 바라볼 줄 알게 된다는 사실이 더욱 선명해지는 사유가 된다.


“인간은 평생을 성장해야 멈추지 않는 삶을 살게 되고

멈추지 않은 자가 결국 진리를 발견하는 삶을 살 수 있다.”


202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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