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의 브런치 인문학 라디오 (5분 40초)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을 때 인생은 빛난다.
나는 나에게 가장 잘 못 했다.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아이들의 낭송
지성 김종원 작가님의 글 출처
1. 병원 속 풍경
신분증을 확인하고 백신 종류별 스티커를 가슴에 부착하고 길게 늘어진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린다. 주사를 맞고
‘15분 정도’ 병원 문을 나설 수 없고 병원마다 정수기 이용이 금지되어 있으니 물도 마실 수가 없으므로 그저 앉아서 계속 대기하고 주사를 맞고도 시간을 채워야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나는 이런 광경을 볼 때마다 늘 영회 속에서 가능한 일이 현실이 되었고 마치 어디에선가 촬영하고 있는 재난영화를 관람하듯 색다르지만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을 살고 있다는 게 피부로 느껴지는 싸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2. 바깥 풍경
그렇게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고 살짝 몸살 기운이 느껴지지만 견딜만한 정도이며 하루의 여유로운 시간 동안에 휴식이라는 일상의 시간을 내게 주는 것 같은 오후를 보내며 지난번 아이들이 발견한 카페 근처에 괜찮아 보이는’추어탕’ 집이 생각나서 둘째 아이와 함께 가기로 했고 점점 밀려드는 사람들 속에서 압력 밥솥에 막 해주는 공기가 빠지는 소리를 들으며 아이와 나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뚝배기의 국물을 반틈씩 똑같이 남기고 빈 용기에 사이좋게 담으며 국물이 섞이지 않도록 아이의 그릇에는 썰어진 부추를 살짝 띄우고 내것과 구분하기로 했다.
이 식당의 분위기가 깔끔한 만큼 한 상차림이 가벼운 한식 위주라서 마음에 드는데 용기를 담을 수 있는 까맣거나 하얀 비닐봉지 대신에 보세 옷가게에서 물건을 담아주듯 조금은 더 아기자기한 비닐백에 담아주고 계산을 하고 나올 때 미니 뻥튀기 두 개씩을 담아 후식으로 내어주는 인상적인 느낌이 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할 수 있는 일에서 발견하는 색다른 느낌이 함께 한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한 잔 뽑아 들고 나무로 된 식당 앞 파라솔 벤치에 앉아 아이와 나는 봉지에 담긴 각자의 뻥튀기를 들고 한적한 하늘과 조금씩 불어오는 여름이 지나가는 가을의 바람을 맞으며 적당히 뜨거운 태양과 들풀과 누군가 심어둔 나무에서 자란 열매와 색색이 피어 난 울긋불긋 채송화 화분과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과 한 잎만 스쳐도 향기가 퍼지는 민트 허브 사이로 지나가는 길고양이의 모습을 눈에 넣으며 치열하지 않아서 가능한 자연의 소리에 마음을 담는 멈추어야 비로소 보이는 시간을 아이와 함께 만끽하며 또 감사하는 오늘 하루를 추억속에 그리며 담고 저장한다.
이 모두의 자유는 내가 살아있으므로 기능한 일상의 순간이며 아이와의 새로운 오늘처럼 가슴뛰게 하는 심장의 언어라 말할 것이다.
2021.8.17
일상에서 풀리지 않은 일을 대가 김종원 작가님과 함께 사색으로 풀어가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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