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의 브런치 인문학 낭송 (5분 15초)
지성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비가 쉼 없이 내린다는 말 그치질 않은 비 속을 뚫고 아빠 집으로 출근했다. 오늘 일은 이곳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큰 아이를 학교 앞에 내려 줄 수 있지만 시간이 맞질 않아 둘째는 비가 많이 내릴 거라는 예보에 콜택시를 탈까 생각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내가 먼저 집을 나섰다. 큰 아이가 다녔던 중학교와 같아 집에서 곧장 가는 버스노선이 없고 집에서 직진하다가 우회하는 근접 동네이지만 늘 교통편이 걷기에도 애매하고 택시도 근거리 이용객에게는 쉽게 잡히지 않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내 마음이 잠시 무거웠을지 모른다.
그러나 큰 아이 때만큼 내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 수는 있다는 게 어떻게든 둘째는 그 상황을 잘 헤아릴 거라고 믿기 때문이고 내년에는 엄마가 아침 등교를 특히 이런 날에는 도울 수 있겠다는 희망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아이 때는 내가 가진 게 있는 거라고는 어쩌지 못하는 ‘마음’ 하나뿐이라서 미안했고 지금은 둘째에게 해 줄 수 있지만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게 인생과 나날의 다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삶에서 일어나는 어찌 보면 같지만 다른 부분이라고 질문해 볼 수 있다.
이렇듯 그야말로 미치게 쏟아지던 비는 결국 그치고 물러간다. 인생에서 내 앞에 내리는 비라 할지라도 내가 그것에 굴하지 않고 견뎌야 할 이유를 찾을 수만 있다면 삶은 결국 내 편에서 희망의 손길을 보내올 거니까. 인간은 그리 약하지 않다. 다만 약한 마음과 생각이 있을 뿐이다. 인간이기에 가능한 것들이 얼마든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으면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견뎌야만 하는 하나를 기억한다면 언젠가는 모두가 비처럼 개인 후 눈부신 태양 아래서 그 빛을 함께 흡수하며 빛나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자연의 이치며 불변하는 진리가 되어 자신에게 윈 하는 답을 내어 줄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실천하기 좋은 나와의 시간은 좋은 책을 선택하고 보고 읽고 쓰고 말하는 일상을 보내며 스스로가 질문하고 깨치는 생각의 깊이에 다가갈 수 있다. 힘들수록 바쁠수록 가까이 두고 변치 않은 ‘하루 10분 인문학 시간’을 키워가는 일은 가장 좋은 친구와 함께 길을 걷는 것처럼 다정한 일이며 자신의 성장을 돕는 선명한 일이 되는 것임을 기억하라.
202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