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의 브런치 인문학 낭송 (7분 20초)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늦은 밤 카톡이 와있었다. 퇴원을 하고 집에 도착하신 아빠가 자꾸 어디론가 가자고 해서 여동생과 제부가 아빠를 설득하느라 힘들었음을 그렇잖아도 금요일부터 주말 동안 동생이 집에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당장 누구라도 오면 아예 자신의 집으로 가야겠다고 남긴 말이라서 그 마음도 짐작이 되고 아빠의 불안한 심리도 이해를 해야 하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밤새 벌어졌다. 오늘은 딸아이와 각자 따로 길을 나서며 언니는 오늘 하루 휴무가 될 것이라 내가 먼저 아빠 집에 도착하고 일정을 보고 남동생이 오면 함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항상 아빠의 노인 요양등급을 신청을 생각해야 하고 두어 번 신청한 일이 단기로 속한다는 이유로 잘 성사가 되지 않아 이프 신지 신청과 접수가 더 용이한 6개월이 되는 시점이 10월 말이라서 재신청할 날을 생각하고 있는데 어제 병원에서 마침 시간이 허락하여 아빠 치매 검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역시 쉽지 않았다. 신경과 의사와의 면담조차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버님 우리나라 이름이 뭐죠?”
“제 이름은 김 oo입니다.”
“아버님 지금이 몇 년도죠?”
“네. 1970년도입니다.”
나는 아빠가 언제나 자랑스럽다. 아니 아빠라서 건강이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다양한 대답이 가능하다. 아빠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바쁘기 시작했던 그 시절이 분명 빛나기 위해 새로운 인생의 길을 떠나는 중요한 시점을 기억하고 있는 거니까. 이렇게 몇 가지도 더 질문하지 못하고 치매 진단이 끝이 났으나 노인성 치매진단을 내리기는 애매한 관계라며 MRI.로 아빠의 뇌 사진을 찍어보자는 의사의 말에 모두를 물리고 그저 다음 기회를 약속했다. 그 이후로 밤 8시가 지나서야 퇴원을 하셨고 집으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아빠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다시 나가 여동생 내외에게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얼른 가자’는 말로 심하게 실랑이를 하다가 신경과에서 지어준 약을 드시고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잠을 주무셨다.
어른을 케어한다는 일이 그렇다. 잠을 푹 주무시는 게 좋은 거지만 주무실 때도 아빠의 당과 혈압 체크 그리고 숨결이 골렀는지 아닌지도 곁에서 늘 체크하고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동생 내외는 시간이 지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내일 그리고 모레 일요일까지 언니와 함께 날과 시간을 보내며 아빠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일단 내일은 언니랑 아빠랑 함께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이제 한 사람보다는 두 사람이 함께 있어야 보다 가능한 시간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주어진 일에 아파하지 않고 눈물이 흐른다 해도 내가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이 순간조차도 함께라서 가능한 행복임을 언제나 기억할 것이다.
2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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