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의 브런치 인문학 낭송 (2분 35초)
지성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오후 4시쯤 아빠의 응급 투석이 시작된 것 같다. 오전 일찍 아빠 집에 도착했고 또 밤을 새우며 한 숨도 잠들지 못한 여동생이 따라가지는 못하고 제부가 119 구급차에 탑승하여 동행하고 출발하자 언니가 집에서 바로 응급실로 향하며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었다.
선명하지 않은 아빠께 어제부터 병원을 갈 거라는 사실을 자주자주 말씀드렸고 역시 이해하시는지 모르나 잠시 눈을 뜨고 나를 바라봐 주고 손도 꼭 잡아주셨다. 참 오랜만에 있는 일이라서 나는 그만 아빠의 옷을 입히고 셀카를 찍으며 왈칵 눈물이 쏟아져서 주체를 할 수가 없었다. 아빠는 언제나 의식이 흐린 상태라 해도 생활의 전부를 느끼시고 알고 계시고 있음이 그럴 때마다 분명하게 다가온다.
“. 나 괜찮아. 병원 가서 치료하기가 조금은 떨리고 무섭기도 하지만 아빠 이렇게 그대로잖아. 잘하고 이겨낼게. 걱정하지 마”라고 무언으로 말씀해 주시는 그 느낌을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나눌 수 있으니까.
치매라 말하는 것도 이상행동도 결국 신장이 좋지 않아 요독이 쌓이며 어깨 그리고 머리까지 쌓여가고 모든 기관들에 통증을 주는 것인지 모르나 이렇게 까지 견디시는 아빠가 정말 대단하시다는 의사 선생님의 칭찬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병이 암 부위를 도려내듯 싹둑 절개해서 새 세포와 살이 자라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벌써 6개월이 흐르고 온 가족이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동안 결국 뒤늦게라도 진실의 문 앞에 설 수 있음이 우리가 걸어온 길에서 서로가 하나가 되는 마음을 모아 미루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는 것이 또 가족이라서 가능한 마음과 눈물의 언어가 될 것이다. 아빠는 언제나 이렇게 기회를 주실 수 있고 우리는 그 시간을 하나씩 준비하고 찾아가며 길을 떠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 병원 좁은 침대에 누워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하게 앓는 큰 소리와 심한 몸부림에 모든 센서를 부착하고 몸 전체를 고정하듯 다시 꼭 꼭 묶이고 겨우 잠이 들며 4시부터 응급투석을 시작하며 오후 5시가 넘어 중환자실로 들어가실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라서 일단 어떤 곳 외에는 보호자 1인만이 면회가 허용되며 전면 면회 제한이라는 말이 늘 가슴이 아픈 현실이나 그럴 수 있으므로 언니랑 제부 또한 집으로 퇴근할 수 있고 마음적인 대기를 기다리며 지내야 한다. 대략 1주일 정도 입원을 예상하는 아빠의 응급 치료와 처치가 먼저 잘 이루어질 수 있으니 이 감사한 마음을 무엇으로 비할 수 있을까 오늘 하루는 병원에서 또 각자의 집에서 오랜만에 귀한 밤을 지새우지 않고 편한 잠들을 이루기를 가득하게 소망한다.
매일 같은 날이라 사람들이 말하지만 한 줄기 빛이 향하는 지성의 길이 있기에 어떠한 순간에도 좋은 마음의 힘과 용기를 낼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또 먼 길을 떠나며 걸을 수 있으니 내게는 살며 가지는 가장 큰 행복이며 삶의 이유이며 중심이다. 그 아름다운 사실을 영원토록 기억하며 살아갈 것이다.
2021.10.16
“아빠. 많이 많이 사랑해요.
편한 잠 주무시고 우리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