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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Dec 14. 2021

분명 살아 있으므로 아름다운 날들이 존재한다.

오늘의 인문학 낭송 (8분 16초)

김종원 작가님의 글 출처

대만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ost와 함께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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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좋은 날이 있다.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그저

향했던 2019년의 인문학 강연 이제는 돌아가고 싶어 해도 마음으로 그 강을 건너야 하는 12월의 추억이 영상처럼 사진으로 남았고 또 함께 나눈 기억 속에 가득하니까.


서울의 향기는 언제나 새롭다. ‘이지영 소장님의 음악살롱과 콜라보 인문학 강연’ 이 열리던 2019년 11월의 어느 날 밤 사당동에서의 뒤풀이 자리를 아쉬워하며 그만 자리를 일어서야 했고 그 해 12월에는 사당동 ‘김종원 작가님의 갤러리’에서 송년 사색의 밤 시간을 예쁜 엽서처럼 만들 수 있었으니까. 그곳에서 작가님께서 손수 내려주신 작가님표 특제 커피를 그것도 생수를 사러 직접 마트까지 다녀와 타 주신 커피라서 그 정성을 과연 어디에 비할 수 있을까. 그곳에서 ‘소소한 울림 독서모임’ 이 끝나고 이수역 근처 일식집으로 향하던 긴 걸음 동안 나는 차가운 서울의 공기를 기억하기 위해 얼마나 내 모든 것을 집중해서 느끼고 싶었는가 물론 그렇게 함께 하는 자체로 나는 이미 행복이라는 감정을 내게 줄 수 있어 그저 그대로 시간이 멈추길 바랬을 거다.


181Cm의 훤칠하신 지성 종원 작가님의 걸음은 늘 따라가기에 숨이 차다. 그해 8월 첫 번째 신촌에서의 인문학 강연이 끝나고도 지정장소로 찾아가는 동안 이인구 대표님과 종원 작가님을 뒤따라가며 어찌나 빠르게 걸으시던지 그날 함께 강연을 듣던 꿈 나비 선생님과 초행길에 그만 두 분을 놓칠 수도 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곳에서 잠깐 임혜수 교수님을 처음 뵜었고 그 이후로 다른 귀한 선생님들과 이렇게 인연이 되어 모두의 기억 속에 저장된 앨범처럼 고이 간직하는 거겠지.나는 여기서 특정인물만을 호명하는 게 아니라 그날을 걷다보면 함께 했던 분들이라서 그렇다.


모든 게 살기 위해 존재했었고 살아있으므로 가능했던 그때 그날들이 나에게는 영원한 지문이며 지성의 영감이 되는 특별한 추억이며 이유다. 불과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의 강연을 보고 듣고 길게는 세 시간 그 시간이 되지 않더라도 그렇게 모임의 시간을 보내고 막차에 겨우 올라 심야버스를 타고 기차도 타며 무엇 하나도 모두가 그래야만 했던 그 아름다운 날들의 기회가 있어 언제나 그날이 정지되어 내 곁 내 마음속에서는 온전히 남아 그대로 생생하다.


별이 예쁜  그저 함께라서 좋았던 밤의 거리를 지나고 돈가스, 치킨, 비빔국수, 달걀말이와 옹기종기 소담한 초밥이 접시에서 차갑게 자기의 모습이 식어가도 선생님 들소주잔을 들어 사색에 기울이며 스치는 밤들 속에는  사람이 나누는 마음을 담아 건배했고 점점 깊어가는 따스한 지성의 향기에 겨워 모두의 마음이 정겨웠다.


이제는 다시 갈 수 없는 참 예쁘고 고왔던 그리운 날들이 지나야 또 근사하게 단장할 봄날이 새롭게 찾아온다.


202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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