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문학 낭송 (8분 16초)
김종원 작가님의 글 출처
대만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ost와 함께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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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좋은 날이 있다.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그저
향했던 2019년의 인문학 강연 이제는 돌아가고 싶어 해도 마음으로 그 강을 건너야 하는 12월의 추억이 영상처럼 사진으로 남았고 또 함께 나눈 기억 속에 가득하니까.
서울의 향기는 언제나 새롭다. ‘이지영 소장님의 음악살롱과 콜라보 인문학 강연’ 이 열리던 2019년 11월의 어느 날 밤 사당동에서의 뒤풀이 자리를 아쉬워하며 그만 자리를 일어서야 했고 그 해 12월에는 사당동 ‘김종원 작가님의 갤러리’에서 송년 사색의 밤 시간을 예쁜 엽서처럼 만들 수 있었으니까. 그곳에서 작가님께서 손수 내려주신 작가님표 특제 커피를 그것도 생수를 사러 직접 마트까지 다녀와 타 주신 커피라서 그 정성을 과연 어디에 비할 수 있을까. 그곳에서 ‘소소한 울림 독서모임’ 이 끝나고 이수역 근처 일식집으로 향하던 긴 걸음 동안 나는 차가운 서울의 공기를 기억하기 위해 얼마나 내 모든 것을 집중해서 느끼고 싶었는가 물론 그렇게 함께 하는 자체로 나는 이미 행복이라는 감정을 내게 줄 수 있어 그저 그대로 시간이 멈추길 바랬을 거다.
181Cm의 훤칠하신 지성 종원 작가님의 걸음은 늘 따라가기에 숨이 차다. 그해 8월 첫 번째 신촌에서의 인문학 강연이 끝나고도 지정장소로 찾아가는 동안 이인구 대표님과 종원 작가님을 뒤따라가며 어찌나 빠르게 걸으시던지 그날 함께 강연을 듣던 꿈 나비 선생님과 초행길에 그만 두 분을 놓칠 수도 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곳에서 잠깐 임혜수 교수님을 처음 뵜었고 그 이후로 다른 귀한 선생님들과 이렇게 인연이 되어 모두의 기억 속에 저장된 앨범처럼 고이 간직하는 거겠지.나는 여기서 특정인물만을 호명하는 게 아니라 그날을 걷다보면 함께 했던 분들이라서 그렇다.
모든 게 살기 위해 존재했었고 살아있으므로 가능했던 그때 그날들이 나에게는 영원한 지문이며 지성의 영감이 되는 특별한 추억이며 이유다. 불과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의 강연을 보고 듣고 길게는 세 시간 그 시간이 되지 않더라도 그렇게 모임의 시간을 보내고 막차에 겨우 올라 심야버스를 타고 기차도 타며 무엇 하나도 모두가 그래야만 했던 그 아름다운 날들의 기회가 있어 언제나 그날이 정지되어 내 곁 내 마음속에서는 온전히 남아 그대로 생생하다.
별이 예쁜 낮 그저 함께라서 좋았던 밤의 거리를 지나고 돈가스, 치킨, 비빔국수, 달걀말이와 옹기종기 소담한 초밥이 접시에서 차갑게 자기의 모습이 식어가도 선생님 들소주잔을 들어 사색에 기울이며 스치는 밤들 속에는 늘 사람이 나누는 마음을 담아 건배했고 점점 깊어가는 따스한 지성의 향기에 겨워 모두의 마음이 정겨웠다.
이제는 다시 갈 수 없는 참 예쁘고 고왔던 그리운 날들이 지나야 또 근사하게 단장할 봄날이 새롭게 찾아온다.
2021.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