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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Jan 29. 2022

유연한 마음을 배우고 싶은 부모의 올바른 질문

오늘의 인문학 낭송 (13분 52초)

김주영 작가의 마음과 생각이 자라는 인문학 산책

김종원 작가님의 글 출처

김재환 님의 꽃인가요 노래와 함께 듣습니다.

김주영의 블로그 인문 도서 추천 큐레이팅

어제 다녀온 병원에서 오른팔을 되도록 쓰지 말라고 해서

회사 업무를 볼 때도 왼쪽으로만 더디게 일할 수 있었다.

그래도 괜찮아질 거라고 기대하고 싶은 내 마음과 달리 빨리 좋아지지 않는 것을 질문하는 내게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응수했다.


“시간을 필요로 하는 아주 서서히 낫는 병인데 하루아침에 낫기를 바라면 큰 병원에 가서 MRI를 찍고 그곳에서 권하거든 수술치료를 하시던지요.”


난 그 말을 바란 게 아니었고 그것도 비용이 드는 여러 방의 주사를 맞았으나 크게 달라진 게 없으니 질문한 거라서 이곳에서 정밀 초음파로 촬영하고 증상의 원인을 찾고

처방을 해주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믿고 싶었을 뿐이니까. 어제는 조금 더 긴 바늘이 달린 주사 3개로 다시 앞 뒤의 어깨 근처에 고루 나누어 분사했다.


시간이 약이다. 나는 그럴만한 이유를 짐작한다. 큰 아이가 보낸 고등 시절의 시간 또한 만만한 건 아니었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은 내가 되기를 언제나 기도하는 날은 계속 된다. 엄마라서 해줄 수 있는 건 고3 1년 동안 오전 등교 시 아이를 학교 앞까지 자동차로 등교시킨 일이다. 나머지 학교생횔은 아이가 혼자서 모든 것을 헤쳐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능 시험 전과 바로 후 어떤 결과가 나오기까지 집에서 보이는 아이의 불편한 행동과 태도를 접하게 하는 시간은 언제나 나를 자극하기 쉬웠고 나는 미칠 정도로 답답한 상황들을 여러번 부딪혀 넘기며 지나오기도 했을 테니까.


그렇게 아이의 예민함이 극을 향할 때 분노의 감정들이 나를 자극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른팔을 들어 딸아이의 등을 세게 치며 그간 여러 번 지나친 기억을 안고 제발 좀 그런 태도를 보고 싶지 않은 아픈 감정들을 이렇게라도 해서 그만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겨 났으니까 그 후 내 오른 손마디에는 파릇한 멍이 들 정도였고 시간이 많이 흐를 동안에 내 팔이 진정이 되지 않아 덜덜 떨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의 등은 얼마나 심하게 아팠을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길이라는 게 과연 내가 부족해서 생기는 나만의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지금 아이의 행동이 나쁘다고 말하고 있는 게 아니다. 아이와 부모에게 더 이상의 불편한 감정을 제어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순간과 감정들이 분명 오고 가는 그 시간을 도저히 참지 못해 선택한 부족한 나의 섣부른 행동이 부른 충격처럼 내 팔의 힘줄이 아프게 된 것인지 부끄러워해야한다. 아이는 이미 나보다 더 큰 성인의 모습이고 나는 이제 점점 몸이 늙어 말을 하는 중년이 아니던가


나는 시간을 돌릴 수 있기를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길에서 다시 지성을 바라보고 반성하고 배워야 하는 연습자가 되지 않으면 무엇의 힘으로 엄마 그리고 나라는 자리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아이는 분명 죄가 없고 부모는 그때 그날로 돌아간다면 난 다시 지혜롭게 이겨내고 지워낼 수 있을까.


진짜 어른이 되는 수업은 세상 끝날 때까지 끝이 없다. 늘 지성의 언덕에 오르며 간절한 생각의 샘물을 찾고 다시 살아가야 하는 긴 날의 가장 좋은 것만을 바라보고 싶은 한 사람이 지닌 삶의 의미이며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올바른 삶의 길을 지향하는 생각과 마음을 찾아 떠나는 모습은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가장 빛나는 인생의 유산이며 가치일 때 가능해지는 선물이 될 것이다.


202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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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작가님좋은글낭송 #겨울꽃향기 #스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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