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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Feb 17. 2022

삶의 길에서 마주하는 오늘의 풍경들

오늘의 예쁜 글 낭송 (8분 31초)

딸기 케이크 글 낭송

지성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오늘 광주 지역에도 눈이 내려 도로에 가득 쌓인 건 아니지만 출근을 평보소다 늦게 하던지 상황을 고려해 이동하기로 했다. 오늘 한 달에 한번 가는 병원도 가야 하고 엄마 재난지원금 지급 신청에 해당되는 날이라서 가기로 했는데 조금 늦게 출근하며 아찔한 순간이 두 번쯤 지나갔다.


길이 미끄러운 구간에서 그저 서서히 서행하는 차들이 참 감사하고 안전한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바짝 뒤따르는 차들은 앞에 가는 사람에게 왠지 모를 긴장감을 주고 더 빨리 가야 하는가라는 급한 마음을 주기 도하지만 언제나 자기의 속도대로 가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도착하는 아파트 입구 역시 경사진 길인데 좁은 도로 양편에 주차된 차들이 있어 2차선이지만 1차선으로 오고 가야 하는데 내리막 길을 단숨에 급하게 내려오는 차들이 많아 항상 그 길에서 서행을 한다. 오늘 같은 날은 올라타야 하는 길이 살 얼어있을 테고 자기의 속도대로 급하게 내려오는 차가 있어 심장이 벌렁벌렁해질 정도였다. 이런 날 이런 상황에서는 급 브레이크를 밟으면 더 위험해진다는 것을 출근하는 동안 내내 계속해서 도착할 때까지 생각하고 눈 내리는 날의 긴장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은 기상이 되지는 않나 잠시 생각했으나 준비하고 길을 나서니 오늘 안에 해야 한 일을 모두 잘 마치는 오늘의 태양 앞에 서 부끄럽지 않은 나의 하루가 황혼의 저 편으로 또 여물어 저물어 가는 멋진 풍경이 되어 뜨겁도록 펼쳐진다.


내가 만들어 가고 이루는 오늘 하루는 눈을 뜨기 잔부터

눈을 뜨고 감아도 다른 날 다시 눈을 떠도 차오르는 인문학적 공기에서 나오는 심오한 기운이며 바다와 하늘처럼 펼치는 해와 달과 별과 구름과 바람 광활한 지성의 깊이가 말해주는 삶의 귀한 힘이다.


202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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