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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오늘이 나는 아깝지 않습니다.

오늘의 인문학 낭송 (12분 30초)

by 김주영 작가

김종원 작가님 신간 마지막 질문 소개와

작가님과 함께 나누는 오늘의 이야기

다시 날이 화창한 날 집에 들어오며 가장 먼저 낭송을 하는 것처럼 그 시간을 만들고 싶었는데 봄맞이 인테리어 공사가 시작된 집이 있어 바로 옆집이나 위층이 공사하는 것처럼 드릴로 어딘가를 부수는 울림소리가 평화를 가리는 그림자가 되어 돌아오는 중이다. 시간이 점차 2시간쯤 지나면 이 소음이 줄어들까 오늘은 글과 낭송 시간과 차례를 바꾸어 진행해야 한다.


시간이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갈 때쯤 간간히 조용해질 때쯤부터 멈추기를 반복하며 낭송 작업을 시작한다. 기다리던 마음을 모아 계속해서 이어지는 지성 김종원 작가님의 신간 인문도서 ‘마지막 질문’ 책 소개와 꼭 들려드리고 싶은 인문학 글을 낭송하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둘째 아이 학원 갈 시간이 다가오고 큰아이가 귀가하고 20년의 사색으로 태어나는 책이라서 낭송으로 책을 소개하는 내 입이 그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 나가는 뜨거운 기분이 함께 찾아온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믿을 수 없는 유치하지 않은 놀이가 유행이 되는 것 같다. 그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원피스나 케로로 디지몬 포켓몬 그림이 그려진 캐릭터 빵을 사러가는 일이다. 이 빵이 소진될까 봐 소진돼서 지금 가면 빵이 입고되었을까 봐 늦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마트나 편의점을 섭렵하다 오는 일에 행복함을 자아내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이제 이런 현상들이 전혀 이상하다고 의심하지 않고 그럴만한 이유를 찾게 되는 나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삼립 제과 빵이 재출시되며 어디서부터가 시작이었는지 자세히 설명할 수 없으나 상업적인 기획의 의도가 있다고 해도 이 건 분명 아이들의 예전 20년 전 자유롭던 시절의 추억을 자극하게 떠오른 사회적인 문화현상이 되는 거니까. 그때 그 시절 그저 일상이 자유롭던 그 시간을 아이들의 빵 사모으기 문화로 그때의 그리움이 모여 커뮤니티의 주제로 번지며 화젯거리로 나타나게 되는 거라고 이 빵 봉지에 들어있는 조그만 사각 스티커 한 조각이 온라인 사이에서 2.000원에 팔리고 있다는 사실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 움직이게 하는 아이들을 깨우는 무기처럼 그때의 추억으로라도 아이들은 행복을 나누고 전하고 싶은 거니까.


이제 나는 그런 아이들을 이해하는 마음에 더 가까워지는 건 그저 바라보고 아이들이 그렇게라도 달콤했던 추억을 공유하고 싶은 것 같아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오늘은 꼭 안아주고만 싶다. 내가 전하고 싶은 인문학 세상 속 글에 담은 소망처럼 지성과 함께 전하고 싶은 그 마음이 이처럼 가득 떠오르는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을 함께 물들이는 미래를 지향하는 어떤 간절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어 그들이 공유하는 아름다운 의식을 발견하는 좋은 마음을 온통 붉은 노을처럼 물들이고 싶다.


오늘로 가는 행복한 나의 삶이 비록 내가 어느 순간에 사라지는 목숨이 된다고 해도 그저 아깝지 않을 내 일과 삶에 충실했을 때 내가 나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오늘이 되는 죽음 앞에서도 두렵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내 모습이 가장 예쁘지 않겠는가.


202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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