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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따스한 풍경이 바로 지금일 수 있다면

오늘의 인문학 낭송 (7분 24초)

by 김주영 작가

김종원 작가님 포항 포은 중앙도서관 인문학 강연 안내

(3.30일 오후 2시)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언니는 갑자기 감기 기운이 있어 만일에 대비해 병원도 가고 담주에 있는 친정 기일이 있어 나는 엄마가 살던 동네 재래시장을 미리 다녀왔다. 아침 9시 30분쯤 출발해서 돌다가 점심 식사까지 하고 오니 오전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요즘은 감기라고 해도 어쩔지 모르는 상황을 생각해야 하고 엄마는 고령인지라 미리 조심해야 하는 게 서로의 공백이 될지 모를 앞날을 예견도 해야 하는 요즘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비대면 시대에 발생하는 서로를 이해하는 거리를 두는 세상인 것 같다.


집 주변 공사가 어떨지 몰라 작업할 낭송 글을 모시고와 어젯밤 잠들기 전 1차로 미리 차분하게 했고 블로그에 게시된 김종원 작가님의 ‘하루 한 줄 인문학 질문의 기적’ 일본판 출간 기쁜 표지를 보고 유학을 떠나 비대면 시대로 인해 그 동안 오지 못하다가 매우 오랜만에 언니네 아들인 조카가 4월 학기부터 개강이 시작되기 전 이번 주말쯤 올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을 구입할 수 있는지 물었다. 다만 이번 주 토요일까지 언니가 계속해서 음성일 때 조카가 예정대로 올 수 있지 혹시 아니라면 귀국하는 일을 취소하게 될 거라서 어떻게든 이 예쁜 책을 구하기를 질문해달라고 소망했다.


어쨌든 싱싱하고 저렴한 가격에 풍성한 마음이 샘솟는 곳에서 자유롭게 거닐고 짐 걱정을 덜 수 있는 엄마는 고향 같은 이 거리에서 아이처럼 거닐고 그걸 보는 나는 시장에 오길 참 잘했다는 내 마음을 따라 산책을 시작한다. 인문학 공간을 찾아 거닐어 놓은 발걸음을 보는 내 마음이란 왜 내려앉을까 내 마음이 그래서 미리 오지 못한 좋은 시간이 파도치듯 아쉬워지는 건 언제나 내 마음이 향하는 선명함을 보고 싶은 소중한 영감이고 길이니까. 그러나 다시 돌아 위의 반가운 표지를 따라가며 내가 보내고 싶은 소중한 낭송에 담을 한 줄 일본어 문장을 어떻게 낭송할까 그 한 줄을 자꾸 보며 멀지 않은 상상을 초월 한다.


하루 중에서 참 잘했다 떠오르는 일이 엄마가 편하게 거니는 모습을 보며 시간을 함께 보낸 오늘 하루가 참 감사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고 내일은 잠시 가져와야 하는 물건만 가지고와 며칠 뵐 수 없더라도 잘하고 계실 거라고 오늘 다녀온 짧지만 긴 시간이 그러므로 더욱 소중한 추억 하나가 생기는 것이 바로 행복이라는 엄마와의 무늬를 그리는 것 같은 오늘 하루를 간직한다.


202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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