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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슬픔도 아픔도 내 것이라 더 아름다워야 하는 이유

오늘의 인문학 낭송 (3분 26초)

by 김주영 작가

김주영의 브런치 북 살며 사랑하며 꿈꾸는 것들

지성 김종원 작가님과 나누는 인문학 글 출처

살며 사랑하며 꿈꾸는 것들 브런치 북과 함께 합니다.^^

‘유 퀴즈’ 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에는 분야의 대가나 성공한 사람들이 고루 출연한다는 것과 그동안 한 두 번 잠깐씩 시청한 적이 있는데 오늘 나오는 재방송에는 한 동네를 탐방하거나 산책하듯 출연진들이 직접 거리로 찾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어린이나 어른을 정하지 않고 리허설이 없이 즉석 해서 사람을 만나며 방송의 자료가 되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의 풍경 같아 사람 사는 냄새들이 눈길을 머물게 했다.


한 아주머니는 자신의 이름이 특이하다며 사연을 말씀하시는데 엄마의 뱃속에 있는지도 모를 때 아빠가 먼 길을 떠나셔서 할아버지께서 이름을 ‘유자’ 라고 지어주셨다는데 수수하게 대답하는 그분의 맑은 미소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힘든 시절을 잘 살아오신 황혼의 사람꽃이 피는 것처럼 인생속에서 엿보이는 그 분의 모습이 참 예뻤다.


물론 퀴즈 5문제 중에서 마지막 문제인 근대소설 토지를 쓴 작가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 박 경에서 오래 머물다가 그만 ‘박경림’ 이라고 해서 진짜로 안타깝게 맞추질 못했으나 다시 주는 기회인 조세호님의 가방에서 꺼낼 수 있는 뽑기를 하며 빨래건조기? 인지 한 번도 사보지 못한 특별한 가전제품을 어느날 갑자기 동네를 산책하다가 선물로 받게 되신 거였다. mc 유재석과 조세호의 반기는 축하속에 스텝들이 이고오는 커다란 건조기 상자를 가리키며 기쁨속에 유재석님이 이렇게 응수한다.


“어머님.이럴 수가 퀴즈로 상금 100만 원을 놓치시고 지금 이게 얼마 짜린지 아세요.? 그보다 더 많은 200만 원 상당의 건조기를 가져가시는 거예요.”


태어나 처음으로 길을 지나다 이런 뜻밖의 선물을 받으시는 어머니와 함께 축하로 답해주는 관계자님들 특히 유재석 님과 함께 웃는 출연하신 할머님의 모습이 얼마나 예쁘고 훈훈한지 이 방송을 보신 분들이 라면 누구나 눈가를 적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 99.9 퍼센트의 사람들은 그런 제안에 아이나 어른 모두가 이렇게 답하는 게 참 인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혹시, 퀴즈에 참여하시고 문제를 다 맞히시면 상금 100만 원을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유 퀴즈?”


“아, 상금 안 주셔도 되는데요”


그래.마치 우리 동네를 산책하다가 이렇게 방송 중인 광경이 눈앞에 내 앞에 펼쳐진다면 사람들은 누구나 그것도 늘 한결같은 반듯한 이미지로 사람들의 공간으로 다가오는 유재석이라는 사람과 잠시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자체가 그에 따른 댓가처럼 백만 원을 준다고 갑자기 내미는 돈의 금액보다는 생각하지 않았으나 손을 내밀어 인사하는 그 마음이 먼저 즐거우며 반가운 거다.그게 사람이 살아간다는 증거이며 살아 숨쉬는 가슴에 일렁이는 감정일 것이다.


그래. 산다는 일은 가끔 슬프고 아프지만

잘 살아온 사람들을 보며 자기인생의 길을

잘 견디고 걸어온 증거를 느낄 때면

우리는 다시 살아갈 아름다운 용기를 전해받으며

보고 배울 수 있으므로 평생 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을테니

내가 나로서 잘 살아가는 한 사람의 삶과 인생이

소중한 이유라 하자.


202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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