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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저절로 부르는 평온과 철학

오늘의 인문학 낭송 (5분 33초)

by 김주영 작가

한계를 극복하고 싶다면 언어를 먼저 극복하라

기적의 필사 법. 제가 더 다가가겠습니다.

그대의 모든 마음에 줄을 치고 싶다.

지성 김종원 작가님의 좋은 글 출처

마음과 생각이 자라는 인문학 산책 글 더보기

오늘은 언니랑 올케가 친정 제사 음식 장만을 하는 사이 잠시 엄마께도 바람 쏘일 시간을 드리고 싶었다. 과일 중 딸기만을 싱싱하게 사려고 오늘 사는 거라 그 이유로 우리 동네 마트에 12시쯤 포켓몬 빵이 입고되는 시간이라고 설명을 드리자 자세히 잘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께서는 이렇게 응수하셨다.


“엄마 12시쯤 우리 동네 마트에 포켓몬 빵이 들어오는 시간인데 함께 다녀오실래요?”


“아니. 안 간다. 내가 무슨 빵을 사러 거기까지 가겠냐”


주말에 이 귀한 빵이 2개가 생기자 둘째 아이가 사촌동생인 초6 이제 4살인 남동생 네 조카들에게 빵 하나를 선물로 주고 싶어 해서 예쁜 마음을 전달했는데 4살짜리 귀여운 막내가 빵을 손으로 주무르며 아까운 스티커가 쭈그려져 누나는 울어버리고 올케는 가운데서 말리고 막내는 덩달아 무언지 잘 모르고 울고 그러한 해프닝이 있었다는 말을 듣자 친정 엄마는 다시 마음을 이렇게 바꾸셨다.


“아, 그런 빵이 있다냐. 알았다.

그럼 내가 가서 구해봐야지. 얼른 가자.”


하고 방으로 들어가 외출복으로 재빠르게 갈아입고 나오셨다. 그래서 엄마랑 나는 햇빛 좋은 날 둘이서 봄바람을 쏘이며 엄마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아이처럼 늘어놓는 말씀이 멈추질 않았다. 산다는 건 그리 큰 행복이 내게 오기를 기다리는 게 다가 아니다. 시대의 흐름을 타고 할 수 있는 놀이를 찾아 나서는 것 1.200원을 주고도 사지 못한다는 앙증맞은 빵 하나로 소통과 이해라는 즐거운 마음을 나눌 수 있고 더불어 온 가족 모두가 즐거운 마음을 가지며 산다는 게 더욱 중요하니까. 어쨌든 엄마나 아빠가 사주고 싶어도 구하지 못하는 포켓몬 빵을 오늘은 귀하게 친할머니께서 포켓몬 놀이를 하며 손자 손녀에게 공수해 주신 거니까.


그렇게 오고 가고 벌써 보름이 지날 때 엄마 집은 시끌 벌 쩍 참새 방앗간이 된 듯 재잘재잘 사람 사는 냄새가 집안 곳곳으로 울려 퍼졌다.


202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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