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의 유튜브 채널 언어가 머무는 정원 낭독 (6분 28초)
따라 읽으면 행복해지는 13가지 삶의 태도
순간적인 기분이 모여 영원한 태도가 된다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https://youtu.be/zX95RfXZZos
베란다 화분이 지금은 많이 비었고 그저 둔 흙에서 스스로 자라난 것들이 마치 자연도감이라도 되는 듯 자유롭게 태어나고 자라도록 나는 가끔 물만 준다.
언제인지 상추 하나가 자라났고 뜯지 않고 그대로 둔 모습이 이렇게 자라 꽃을 피우는 모습을 나는 보았고 휴일 베란다로 나간 둘째 아이가 놀란 듯 이렇게 경탄한다.
“와우! 엄마 상추에서 꽃이 피었어요.
저 상추 꽃 태어나서 처음 보는걸요.”
“그렇지. 엄마도 상추 꽃 처음 본단다.
꽃이 된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이 되려고 그러는 걸까?”
아이는 그다음에는 죽을 것 같다고 했고 나는 씨를 내릴 거라고 말했다. 위의 동그란 화분에는 크로바 풀꽃 나무가 있고 상추 그리고 라벤더 씨가 뒤늦게 식물로 자라는 두 개가 눈에 보여 나는 조심히 들고 새 화분에 옮겨 심어 아이가 뿌렸던 한 봉지 50 립의 씨알 중에서 이제 2개가 더 늘어 총 5개의 뿌리를 만난 거라고 할 수 있다.
참 신기한 건 보이는 라벤더의 여린 식물을 옮기기 위해 손으로 조심히 뿌리를 거두다 보면 그 작은 본체에서 허브가 지닌 본연의 향기가 바람결에서 날리어 온다는 거다.
우리는 세상에 수많은 것을 스치며 눈에 담지만 구분하지 못하면 과연 이게 상추가 자라난 나무에 핀 꽃이라는 걸 알 수 없다. 처음부터 심어보았기에 우리가 심지 않았으나 자라난 것을 보고 상추인지 인지했고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라난 변화 속에 이렇게 핀 모습을 보고 상추에서도 꽃이 자라는 걸 확인할 수 있으니까.
“허브는 뿌리부터 그 향기를 지니고 상추에도 노랑꽃이 핀다.”
아이도 나도 함께 숨 쉬고 함께 관찰하는 시간과 과정을 같이 보낸 적이 없다면 알지 못하는 것들이 이처럼 자연 속에서 또 하나를 배우고 깨닫는 경험을 실감한다.
부모가 꼭 바쁜 시간을 내어 자연학습장에 가지 않아도 괜찮다. 늘 좋은 곳에 가기를 기획하고 아이들을 위해 이벤트를 여는 일이 아이와 함께 집에서 자라는 식물을 함께 보며 관찰을 눈에 담으며 마음으로 나눈 시간보다 그 시간이 결코 옳거나 좋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언제나 그저 바다처럼 고요하고 잔잔한 내면의 정서를 교감하는 그 시간이 아이에게는 먼저다.
2022.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