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머무는 정원 인문학 낭독 (9분 58초)
https://youtu.be/Rvk_0OhQvrQ
세상은 과연 나를 선택할 것인가?
힘들고 외롭고 지친 부모의 자존감을 높이는 말
가능성을 보며 균형을 맞추는 삶 (김종원 작가님 글 출처)
한 아이의 아빠가 가족 모임 자리에서 이제 중학생이 되는 아이에게 이렇게 술잔을 들어 권했다.
“자. 이제 아들도 중학생이 되었으니 술 한 잔 받아라.
원래 술은 어른께 배우는 거거든. 가족이랑 마시는 거니까 괜찮아. 아빠가 한 잔 따를게”
그러자 그 아이는 호기심에 아빠의 반응이 좋다고 하기보다 영문 모를 눈물만을 주르륵 흘리며 술을 받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이제 그 아이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아이는 평소 바깥에서 술을 심하게 즐기는 아버지를 늘 걱정하는 중이었고 아빠를 바라보는 아이가 엄마의 마음과 같았기 때문이다. 아이의 엄마는 늘 아이들을 보며 아빠가 술로 인해 생활에 지장을 주는 모습과 항상 건강에 대해서 많은 걱정을 했을 테니까. 그의 아버지는 그 당시 아이가 왜 이런 일에 울고 있는지 전혀 짐작 조하 할 수 없었고 세월이 많이 흐른 후 중학생에서 이제 고등학생이 된 아들이 그때 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고만 있었는지 소중한 아들의 속마음을 뒤늦게라도 만날 수 있었던 거다.
아이가 생각하는 건 늘 부모를 가르치는 것처럼 어른이 아이를 걱정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자신이 사랑하는 부모와 어른을 걱정하게 하는 경우가 많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귀한 아이에게 쿨하고 멋진 아빠의 모습이 그런 거라고 잘 알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이라 생각했고 사랑하지만 서로에게 진짜 필요한 마음이 무언지 몰랐던 거니까.
내가 어렸을 적 부모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했거나 기뻐했던 적이 언제인지 가진 게 많지만 혹은 가진 게 없다 해도 이처럼 마음을 몰라주는 반복이 늘 서로의 상처로 쌓이면 그 모습이 언젠가 사랑하는 내 아이가 살아갈 어두운 삶의 흔적이라고 생각하면 오늘 내 모습과 부모의 마음을 바로잡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우리는 먼저 나를 알고 찾고 치유해야 비로소 자신의 새로운 인생과 언젠가 만나게 될 아내 혹은 남편 그리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지 않는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매일 아이들과 함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처럼 한 권의 책을 읽고 쓰고 말하며 자꾸 멈추는 시간 속에 스스로 향하는 오늘의 질문을 하나씩 꺼내며 보다 나은 자신의 삶 속으로 떠날 수 있다.
지성을 곁에 두고 마음공부를 하며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세상 속으로 계속해서 걸으며 인생과 삶의 걸음 앞에서 그럼에도 초조하거나 부끄럽지 ‘나’ 그리고 내가 중심에 선 비로소 자신의 소중한 삶에 경건한 마음을 가지며 살게 될 것이다. 모든 좋다는 것의 시선과 마음과 태도를 직시하고 다시 출발하는 시작과 출발 그리고 멈추어야 비로소 들을 수 있는 자신의 귀한 지금 이 순간의 가치가 먼저라는 것을 알게 될 테니까.
2022.6.8